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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고 싶은 국산모델들, 스트라우트 KT-4120 튜너

글쓴이 : SOONDORI

1980년대 스트라우트 브랜드의 서음전자가 만든 아나로그 튜너.

FM 3련, AM2련이 분명하고 Font End → 필터 → IF IC → MPX → 종단 TR 정도인 표준회로에서 대단한 퍼포먼스를 기대할 수는 없겠으나 튜너라는 것이 단순한 수치만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힌 디자인의, 빼어난 수작이고 역사적인 값어치까지 더해져서 흔히 말하는 Must Have Item이다. (표제 사진 출처 : http://slarm.com/audio/straut_4120.jpg)

* 글 보기 : http://slarm.com/

(출처 : http://slarm.com/audio/straut_4120_inside.jpg)

확실히 희소성이 있는모델이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청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과히 나쁘지않은 성능을 갖고 있는 모양. 스트라우트가 인켈에 납품한 적도 있다는 풍문이 있다. 그 만큼 나름의 실력을 갖춘 회사였던 것.

* 관련 글 : 서음전자 ST-4120 튜너

(출처 : https://www.soriaudio.com/…/022/22ce30880eb3b476ba286954eff79f68.jpg)

(유사모델 4120B 튜너, 이 디자인은 값싸보여서 별로인데… 출처 : https://www.soriaudio.com/?document_srl=7407827&mid=b_09&pageNum=62)

[ 참고 : KT-4120에 사용된 IC들의 스펙 ]
1) IF AMP : HA11225(= 마란츠 ST-500/510, 인켈 TD-180, 기타 해외 유수모델들에 사용) S/N 84dB, THD 0.03%, AM Rejection 54dB2) MPX : HA11223(=캔우드 KT-1000, 아큐페이즈 T-105…) S/N 86dB, THD 0.02%@1kHz, Separation 45dB@1kHz

HA11223.pdf
HA11225.pdf

[ 참고용 : 각종 튜너모델과 사용 IC 리스트 ]
http://nice.kaze.com/av/tuner_hist.html


우연히 찾은 1980년 7월 중앙일보의 기사. 80년, 그 즈음에 서음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모양이다. 그러하니 이 스트라우트는 그 시절 사람들이 젊음을 뒤로 하고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며 만들어 낸 국산기기.

한국수출산업공단 청소년 근로자들(URL : http://news.joins.com/article/1542303)

[중앙일보] 입력 1980.07.24 00:00 | 해맑은 아침 햇살 속에 어깨를 맞대고 발걸음 가볍게 일터로 향하는 젊은 근로자들.

서울 구로동 한국수출산업공단의 아침은 이들과 함께 고동치기 시작한다. “회사 이익은 나의 이익”…의욕 드높아 출근율 99% | 쉴틈 없는 하루…일과 끝나면 야간특별학급으로 우리 나라 청소년 근로자는 전체 근로자 3백50여만명의 44%인 1백50만여명. 이들은 한달 평균 2백16시간이라는 고된 근로 속에서도 「조국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는 자부심」과 「내일의 산업역군 기둥이 된다」는 생각에 피로를 잊는다.

경제가 활기를 띠었던 78년에는 10만여명이 일했던 한국수출산업공단에는 80년 들어서 경기침체로 6천여명이 줄어들었지만 이들의 의욕은 더욱 드높다. 상반기 수출 6% 초과 달성 불황 극복을 위해 청소년 근로자들의 손끝은 더욱 바빠졌고 경기회복을 위한 기업주 노력까지 겹쳐 어느 때보다 열심히 일하는 근로의 현장이 됐다. 삼복더위를 피해 「터미널」마다 몰려드는 피서객들의 원색물결과는 좋은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하루 8시간 근로로 값진 땀을 흘리고 나면 곧바로 야간특별학급으로 달려간다. 못 배운 향학열을 불태우고 앞날을 설계한다. 책을 읽거나 동료들과 어울려 노래를 부르면서 내일의 활력을 다진다.

수출산업공단 이사장 최명헌씨(53)는 『모든 사람들이 회사와 근로자를 각각 내 몸처럼 생각하고 기업이 이익을 내야 종업원들 대우도 잘 해주고 기업도 늘려갈 수 있으며 이것이 곧 국가·사회에 이바지하는 길이라는 정신을 가졌기 때문에 벌써 올 상반기 목표 8억5천5백만「달러」를 6%나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근로자들이 지금처럼 의욕적으로 일한다면 수출산업공단의 올해 목표 18억5천만「달러」 수출도 무난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처럼 높은 근로자들의 근로의욕은 단시일에 생겨난 것은 아니다.

전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만명이 늘어난 83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했다. 근로자들은 심신과 국가를 위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깨달아 이를 극복한 것이다. 다시 기계를 잡은 손은 잠시 쉴틈도 없이 움직였고 기업주와 불우 동료를 돕는 밝은 직장을 만들기에 힘썼다.

경기도내 서음전자·삼익악기·동양「나이론」 등 5개 업체 근로자들은 임금투쟁 대신 인상된 임금을 반납하는 등 오히려 적자투성이의 회사를 살리기에 앞장섰다. 수원 공흥물산 종업원 3백여명은 빚더미로 문닫을 위기에 처한 회사를 근로자 스스로 경영, 재기의 기쁨을 맛보았다. 열심히 일하면서 흘린 구슬땀의 보람은 결코 헛되지 않은 것이다.

『누군들 놀기를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한국수출산업공단 제2단지에 있는 주식회사 국제보세 종업원 1천5백50여명은 올 여름휴가를 자진 반납했다. 『노는 것보다는 열심히 일을 하는 동안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정성 깃든 제품 전량 수출

이 회사 종업원들은 한마음으로 똘똘 뭉쳐 어려움 속에서도 올 상반기에는 당초 목표보다 15%가 많은 2천2백5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김영도 사장 (38)은 『국제적으로 수출여건이 나빠져 처음에는 공장가동율을 줄일까도 생각했었으나 종업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것을 보고 불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열심히 일하면서 정성을 쏟아 만든 제품이 인기를 얻지 않을 수 없다. 외화획득을 위해 전량 수출되는 이 회사 상품은 「밍크·코트」 한 벌에 2천5백「달러」 (한화 1백50만원)나 하는 고가품이지만 「유럽」·미국 등지에서 주문이 쇄도, 오히려 일손이 모자랄 지경이 되었다.

이 회사 박우양 상무 (38)는 『종업원들이 노력했기 때문에 늘어난 회사 이익은 당연히 근로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 지난해 65%를 지급했던 여름 「보너스」를 올해에는 1백%를 주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올해는 근로자들이 불황 극복을 위한 의지 때문에 출근율이 99%로 과거 어느 때보다 좋아졌고 이직율도 불과 1% 안팎이어서 차차 종업원들 스스로 자기 직장에 애착을 갖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기뻐했다.

직장생활 7년이라는 노인순양 (23)은 『경기변동에 흔들리지 않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를 위하는 길이라는 것을 요즘에야 깨달은 것 같다』고 말하고 『남이 놀 때 열심히 일한다는 기쁨은 근로자들만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늘어난 이익은 「보너스」로

김영순양 (25)은 『다른 친구들이 피서를 가거나 휴가 계획을 세울 때는 부러운 생각도 들지만 하루 8시간 일에 11만원의 비록 적은 월급에도 이 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에는 가슴 뿌듯하기 이를데 없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김양은 『경제가 어떻다는 등 어려운 얘기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열심히 일한다면 모든 어려움이 없어질 것이라는 것만은 확실히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장 일이 끝나면 대방여중의 야간특별학급에 다니는 최영자양 (22)은 단 한시간도 헛되이 낭비하지 않는다. 상오 8시 출근으로부터 시작된 일과는 하오 5시 끝나지만 퇴근 후 곧바로 야간학교로 달려간다. 밤 9시30분 학교수업이 끝나면 공장기숙사로 돌아와 쏟아지는 잠을 쫓으며 밤 l시까지 복습을 한다.

청소년 탈선은 한심한 일

최양은 한달 8만원 (기숙사비 제외)을 받지만 매달 6만원씩을 전북 정읍에서 동생과 함께 농사로 애쓰는 어머니에게 보내는 효녀다. 『젊은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나에게는 앞날의 꿈까지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냐』고 웃음 띤 얼굴로 말하는 최양은 『나이 들어 뒤늦게 배우는 중학과정이지만 즐겁기만 하다』고.

10만여명의 근로자가 제각기 직장에 들어박혀 열심히 일하는 구로공단의 한낮은 오히려 한적하기까지 하다. 좀더 나은 직장을 찾아 철새처럼 이리저리 몰려다니던 근로자들은 이미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일부 청소년들이 탈선과 퇴폐로 허송세월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럴 때일수록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이들의 가슴속에는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의 부지런한 손끝에서 불황의 그림자도 멀지않아 서서히 걷힐 것이다. (글 김종선 기자, 사진 최재영 기자)

 

2 thoughts on “다시 보고 싶은 국산모델들, 스트라우트 KT-4120 튜너

  1. 튜너 이쁘네요.
    한번 들어 보고 싶어집니다.
    오디오란게 음질도 중요하겠지만… 디자인,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년을 가지고 있던 스트라우트 Classic 11을 2017년에 오디오 좋아하는 여직원에게 선물로 주었는데 가끔씩 드는 생각이 그 무거운 앰프를 아직도 가지고 있을까…? 어디다 버리거나 다락에서 녹슬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사실은 다시 회수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결국 올해초 전화를 했더랍니다.

    그런데 이 친구 왈… 보물처럼 관리하고 있답니다. 보스 스피커에 물려서. 그 무거운 걸 경상도, 강원도… 발령날 때마다 가지고 다녔고 지금은 서울 집에서 사용한답니다.
    아쉽지만 포기했습니다.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그 모델도 나름 디자인이 남성적이면서 매력이 있었던걸로 기억됩니다.

    1. 안녕하세요?

      네… 분양이든 선물이든 내 손을 떠나고 나서, 그러고도 아주 한 참 시간이 흐른 후에, 길을 가다가 갑자기 보고 싶은 기기가 있죠. 저도 그런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사람 대 사람의 관계로 치면 어떤 경우일까요? 20대 연인들의 만남과 헤어짐, 눈물 나는 연예담 같은?

      그러고 보니 4120튜너의 에어-바리콘은 배치각을 꺾어 놓았고 인켈 TK-600에 쓰인 것과 같은 제품처럼 보입니다? AM 영역의 비중도 높은 듯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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