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10월 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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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샤프, 사라진 과거의 조립공장

글쓴이 : SOONDORI

한국샤프 System 7700 파워앰프에 대한 글을 뒤로 하고 든 생각은 “국내 오디오 시장에서 (주)한국샤프는 그 동안 어떻게, 어떤 활동을 했던 것일까?”였다. 검색해보니 머뜩잖은 소식부터 접하게 된다.

“…부평공단의 한국샤프(대표이사 최광덕ㆍ67)가 40년 역사를 뒤로하고 청산절차를 밟기로 했다. 공장은 내년 3월 봄까지 가동될 예정이다. 한국샤프는 자본금 14억원에 불과하지만 1980년대 후반 한국 경제가 호황이던 시절 매출액 1400억원을 기록하고 내로라하는 수출상을 거머쥐며 1400여 명을 고용하는 등, 지역경제 발전에 견인차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160여 명만이 일하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한국샤프만큼 시대 변화의 흐름을 많이 탄 곳도 없다. 1973년 현 공장(=청천동)에서 조업을 시작했다. 70년대 전자계산기, 80년대 초 오디오와 컴포넌트, 80년대 후반 전자타자기와 전화기를 생산했다. 90년대 초 전자수첩과 금전등록기, 90년대 후반 전자사전과 고급금전등록기(PC POS)를 생산했다.

70년대는 상가에서 사용하던 큼지막한 탁상용 전자계산기가 주력 상품이었다. 그 뒤 계산기 몸집을 줄이는 것으로, 건전지를 태양열로 바꾸는 식으로, 공학용 계산기로 발전해갔다. 공학용 계산기는 공대생의 필수품이었다. 전자계산기나 전동타자기 등은 90년대 컴퓨터 보급과 더불어 밀려났다. 한때 전자수첩 이 졸업ㆍ입학선물로 인기를 누렸으나, 얼마 안 돼 스마트폰의 등장에 밀려나고 말았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전자식 금전등록기(ECRㆍPOSㆍHT)를 생산해 전량 일본으로 수출했다. 그렇게 40년을 이어왔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사원에서 CEO까지. 최광덕 대표이사)

한국샤프가 문을 닫게 된 것은 변화한 산업구조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임금을 비롯한 제반 생산비용이 상승했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 생산으로 옮겨가야했다. 그러나 한국샤프는 단순조립에만 의존했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발굴하지 못한 채 단순조립 공장으로 전락해 더 이상 임금 등 생산비용 상승분을 감당할 수 없는 처지에 이르게 된 것이다…(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42420)

일본 샤프가 50%를 출자하여 1972년 7월에 설립된 한국샤프가 한때의 호시절을 구가하다가 어려운 여건에 처하더니 2013년 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버렸고 협력자였던 일본 샤프(1912년 설립)도 2012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걷다가 2016년 중국 Foxconn 흥하이 그룹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하니… 이래 저래 기업활동이라는 게 그렇게도 힘들다.

글 주제로 돌아가… 한국샤프가 만든 국산 제품들(일부는 해외수출)을 눈에 띄는 대로 정리해본다.

■ SYSTEM 7700CD 시리즈

해외수출모델로 1989년 소개. 130W@8오움, THD 1%.

* 관련 글 : 한국샤프 System 7700 파워앰프, It’s like a…

(이 산요 파워팩은 샤프 파워앰프들에 공히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산요는 120W를 이야기하는데 샤프는 130W라고 한다)

■ SX-3500 시리즈

SO-3500 프리앰프, SX-3500 파워앰프(150W@8오움). 딴에는 그레이드가 있었을 것인데… 성능은 논외로 하고 무개념 설계 쌍용자동차 로디우스를 연상케 하는, 볼 수록 불안정한 디자인.

(출처 : https://www.soriaudio.com/index.php?mid=b_09&document_srl=922672)

■ SX-3400 시리즈

해외수출모델. 1991년 소개. ST-3400튜너, SX-3400 파워앰프(130W@8오움, 산요 STK-4048 파워팩 사용), SO-3400 프리앰프, RT-W3400 데크, SCD-800 CDP로 구성.

(출처 : http://itempage.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B004455942)

(System 7700 파워앰프와 달리 이쪽 방열판 구조와 배치는 그럴 듯하다. IC가 분산되어 있기 때문일 것. 출처 : https://obrazki.elektroda.pl/83_1278072604.jpg)

■ SX-2200 시리즈

SX-2200 파워앰프(120W@8오움), SQ-2200 프리앰프, ST-2200 튜너, SCDG-2200 CDP로 구성.

(출처 : http://itempage.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A140856803&frm=Summary&acode=)

■ SX-800 시리즈

SAP-800 프리앰프, SX-800 인티앰프(130W@8오움,THD 1%)

(수평, 수직의 완벽한 부조화. 출처 : http://www.skcservice.co.kr/inobbs/data/ibd02_01/1/1011.jpg)

■ SA-1000 인티앰프

70W@8오움, 1993년.

(출처 : http://itempage3.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B382304205)

■ SA-900 인티앰프

간신히 발견한 노멀 디자인 오디오. 출력 80W@8오움.

(출처 : http://image.auction.co.kr/itemimage/c9/f8/06/c9f806016.jpg)

■ SA-800 인티앰프

50W(?)

(출처 : http://image.auction.co.kr/itemimage/12/79/f1/1279f1ace6.jpg)

■ SA-700 인티앰프, ST-700 튜너

50W@8오움, THD 0.4%. Xbass 지원. 1992년 전후 발매.

(출처 : https://www.soriaudio.com/files/org_files/m_2nd/DSC08350w.jpg)

■ 비표준형 컴포넌트

전용 케이블을 사용하므로 온전한 분리형 컴포넌트라고 하기에는 모자람이 있는 제품들이 있다. 예를 들어 아래, ST-1000튜너, SA-1000 앰프, RT-W1000 데크, SCDG-1000E CDP, SQ-1000 EQ로 구성된 세트.

(출처 : https://www.soriaudio.com/files/attach/images/201/705/924/003/5d59fe5ad8fc994490c097a260706bab.jpg)

■ 850 미니 시리즈

믿기 어렵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인켈 OEM 버전으로 추정되는 Sharp SA-850 인티앰프, ST-850 튜너, SCD-850 CDP, SR-850 데크. (인켈은 유사모델을 Denon에도 공급했다)

(출처 : http://image.auction.co.kr/itemimage/46/58/64/465864f90.jpg)

■ 뮤직센터 유사 제품들

분리형처럼 보이지만 일체형인 저가, 염가형 제품들. 한국샤프는 이쪽에 집중을 했음인지… 꽤 많다.

(SC-960CDG, 20W@8오움, THD 1%. 출처 : http://image.auction.co.kr/itemimage/2c/d2/af/2cd2afff0.jpg)

(CDG-900E. 출처 : http://www.skcservice.co.kr/inobbs/data/ibd02_01/1/13.jpg)

위 모델들을 바라볼 때의 종합의견은 “사람들이 굳이 왜? 무엇 때문에 샤프 제품을 샀을까?”이다. 말인 즉, 구매유인 요소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산요 파워팩의 품질이 좋기 때문에 몇 몇 기종의 음 품질은 다분히 좋을 것이라 생각되지만 디자인이나 개념에 있어서는… 개인 취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꽤나 어설프고 일견 무성의하게 보이기도 한다.

무릇 오디오 디자인과 설계는 감성을 앞에 두고 모든 것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이다. 2프로가 모든 것을 결정짓는 세상에서는 기구 설계자, 회로 설계자, 조립자, 돈과 설비만으로는 안되는 일이 있다. 폄하성 멘트로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기기 고르는 사람이거나 가격 중시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상점 앞을 그냥 지나갔을 듯.

팬시한 디자인 옵토니카의 샤프, 이런 것 저런 것 잘 만들어온 일본 샤프가 등 뒤에 있는데 어찌하여 이런 일이? 속내 모르는 자가 막연히 기대하는 만큼의 조력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한국샤프가 One of Them 공장이었다면 일본 샤프 입장에서 굳이 공세적 지원의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도 있고. 한편으로, 한국샤프가 계산기, POS 기기 등 다른 것 만드느라 바빠서 오디오 뒷전에, 시장 변화나 소비자 눈 높이를 추종할 능력과 자세가 없었을 수도 있으며…

그 배경이 무엇이든 정말 이런 수준의 기기들 뿐이었다면 반열에 오른 오디오 메이커라고 보기 어렵겠다. 기사에서처럼 “단순조립공장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가 맞겠고 얼마 후 찾아온 ‘중국제조 트랜드’는 말 그대로 직격탄이 되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정도였는지… 제법 만만해보이는 SA 시리즈 중 하나를 구해서 들어봐야겠다. STK IC가 들어 있으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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