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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ional R-1016 AM 포켓 라디오 (2), 튠업

글쓴이 : SOONDORI

일단 몇 개 방송을 들었으니 기기에 큰 문제는 없으리라고 보고… 최적 성능, 최적 감도를 확보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키로 하고 사전 궁리를 해보았다.

* 관련 글 : National R-1016 AM 포켓 라디오 (1), 폴리바리콘 대체

■ 튠업 변수들

최적 수신에 관려하는 변수들로는… 대체된 폴리바리콘의 가변용량 범위 및 선형특성, OSC Coil의 현재상태, IFT 코일과 동조 Capacitor의 특성변화, 기타 회로부품들의 상태변화 특히, 커패시터 노화 여부 등이 있겠다.

모름지기 Tune-Up은 신호를 잘 흐르게 하자는 것. 그림을 가지고 비유적으로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다.

“중국집 출입구에 들어온 손님(동조)이, 안내요원(국부발진)을 만나 문들(IFT, 중간주파수)을 여러 개 지나서 짜장면(검파 및 앰프 증폭, 스피커)을 먹는다”

이 일련의 과정에서 1) 손님과 안내요원의 대화 불일치가 있을 수도 있고 2) 손님이 여러 개 문들을 지나가면서 여기저기 부딪힐 수도 있다. 1)은 동조 및 국부발진 튠업, 2)는 IFT(455Kz 필터) 조정에 상당하고 조정이 잘 이루어지면… 라디오에 도달한 손님(신호)는 슈퍼마리오처럼 재빠르게 달릴 수 있을 것이다.

■ 노후 부품은 없을까?

어떻게 해도 노화되어 노이로제를 유발하는 전해콘덴서 4개는 보자마자 묻지마 교환을 했다. RF 영역에 있어서 남아 있는 것들은 저항, 세라믹 커패시터, IFT/OSC 코일 그리고 그 안에 들어 있을 동조 커패시터 정도?

■ 뒤쪽에서부터 트레이싱

일단 동조/발진회로와 중간주파수 증폭(IFT회로)를 구분, 관찰하기로 한다. 검파다이오드 끝쪽에 스코프를 물린 후  SSG를 455Khz로 설정하고 Check-Point에 신호를 주입하였다. 세 개 IFT 코어들을 돌려가며 1) 가장 크고, 2) 가장 깨끗한 파형이 관측되는 포인트를 찾는다.

기왕에 하는 작업, 확실히 해두는 게 좋겠다 싶어서 아예 Check Point 패턴을 끊고 Front End와 IF단을 분리한 후 다음과 같이 회로상태를 관찰하였다.

1) Check Point에 455Khz(1Khz Sine파) 주입, 2) 스코프는 검파 다이오드에 연결. 3) 세 번째 그러니까 다이오드에서 가장 가까운 IFT를 돌려 1Khz 싸인파가 최대가 되도록 조정, 4) 두 번째 IFT도 조정, 5) 첫 번째도… 오호? 이렇게 저렇게 돌려도 유의미한 반응이 없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IFT 동조 커패시터 불량인가? 분리하여 확인해보니 용량 오락가락에… 뭔가 좀 이상하다.

(▲ 아래 회로도의 Q2 베이스에 연결된 IFT)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이 오락가락 상태는 ‘문이 반쯤 닫혀 있는 조건’으로서 IFT가 LC필터 기능을 상실한 경우일 수도 있다.

달리 대안이 없어서 대충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 가려는데… 갑자기… ‘찌지직~’ 잡음이 들리는 현상이 생겼다. 요리조리 궁리해보니 아무래도 교체된 싸구려 폴리바리콘의 문제인 듯하다. 최초 빡빡했던 트리머 몇 번 돌리면서 발진코일 영역의 유전체 필름 혹은 내부접점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닐까?

더러운 부품들에… 자, 이렇다면 폴리-바리콘, OSC 코일, IFT코일 일체를 믿을 만한 제품으로 교환함이 합당하겠다. 문제는… 그걸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 시간이 흘러서… 봄날의 청계천 나들이

이런 고리짝 부품들을 탐문할 곳은 인터넷 아니면 청계천 상가들 밖에는 없을 듯. 인터넷으로는 ‘새로나 키트’ 외 적당한 제품을 구할 수가 없다. 그리하여… 시간을 내서 청계천으로 출발. (이게 뭐라고? 이런 라디오에 시간 등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일견 과하다는 생각도 해보면서…)

1층 한일전자에는 없단고 한다. 친절한 여사장님께서, 5층 홍인전자는 키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으니 그쪽으로 가보라고 하신다.

홍인전자 직원분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중국공장들도 폴리바리콘 생산라인을 치우고 있다 한다. 아마도 5년쯤 후에는 이 간단한 AM 폴리바리콘조차 구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참으로… 빈티지 매니아 입장에서 이 세상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 또 시간이 흘러서… 부품 교체 후

잡음 문제가 한 번에 끝나지 않아 이런 저런 궁리를 해야 했고 결국 여러 개 부품들이 신품으로 바뀌게 되었다. 훗날의 기억을 위해 나열해두자면…

6개 트랜지스터들은 모두 2SC1815로, 두 개 다이오드들은 Collector가 잘린 트랜지스터로, 커패시터는 진작에 교환했고, 세라믹 대부분 교체, IFT는 맨 끝부분 것만 제외하고 두 개 교체, OSC 교체, 바리콘 교체. 그리고… PCB 후면이 너무 지저분하다. 낡은 패턴들이 보이기에 몇 곳 긁어내고 선로 땜질을 해주었다.

다시 잡음현상으로 돌아가서… 한참을 끙끙거리고 찾은 원인은 두 번째 IFT 회로 영역에 물린 콘덴서 오류이다.

부품에 무슨 오류? 콘덴서 단품의 불량일 수도 있고 아니라면 패턴 불량, 땜 불량, 정말 지저분한 플럭스의 영향 등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라 ‘오류’라 했다. 어쨋든 “교체 후 증상이 말끔히 사라졌다” 이런 종결문장은 짧고 간단하지만… 원인 찾느라고 상당히 갈팡질팡했던 것 생각하면…역시 “빈티지는 폭탄과 같다”는 말은 타당하다.

* 마지막 추정 : 이 라디오는 볼륨 입력단자와 (1st Stage가 아닌)2nd Stage IFT TR. Base 사이에 AGC용 저항/커패시터가 연결되어 있다. 아무래도 가변저항 내부의 접점 접촉불량?

이후 다음과 같은 조정 작업을 진행.

○ (Check-Point는 다시 연결해 놓은 상태) 다이얼을 최대 주파수 위치에 놓고 바-안테나 1차측에 SSG 1600Khz 신호를 주입한다. 이때 오실로스코프는 검파단 끝부분에 물려 있다. (SSG 실제 설정은 526.5Khz, 1605.5Khz, 60% Mod., 50dBu)
○ IFT 신호를 보면서 1) 깨끗한 싸인파에, 2) 최대 크기가 되도록 3) 세 번째 것부터 첫 번째 것까지 순서대로 조정해 나간다. (혹시라도 파형 감지가 안된다면 임시로 OSC 살짝 돌려 뭐든 볼 수 있도록 만들어 놔야 한다) 이 단계가 끝나면 중국집 내실통로(=1600Khz기준 IFT 경로)가 잘 정렬(*)되어 손님들이 거침없이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고 간주한다.

* 신호 크기 우선은 금물. 나중에 음이 찌그러진다. 가장 멋진 모양의 싸인파가 & 가장 크게 나오도록 만든다는 정도가 최적이다.

(OSC Coil 종단에서 관측한 정상 파형)

(IFT 코어를 돌리는 도중 틀어짐이 나타난 경우)

(정상 상태의 IFT 파형 예시)

○ 다이얼을 530Khz위치에 놓고 SSG 신호를 주입한다. ‘적색 OSC 코어(*)’를 돌려 1Khz 싸인파가 가장 깨끗하고 가장 크게 보이도록 만든다. (예)700Khz 방송에 +455Khz가 합산되고 있는 국면이다.
○ 다이얼을 다시 1600Khz에 놓고 이번에는 ‘OSC 트리머’를 돌려 파형의 크기와 모양을 보며 적당히 조정한다. 핵심은 높은 쪽 다이얼 주파수와 낮은 쪽 다이얼 주파수의 파형들이 비슷한 모양, 비슷한 크기로 나와야 한다는 것.

* ‘O’가 각인되어 있거나 없다면 빨간색 OSC 코일에 근접한 것을 찾아서 조작한다.

○ SSG를 1300Khz로 하고 다이얼을 돌려 시그널 최대 지점을 찾은 다음에 폴리바리콘의 ‘A(안테나)’를 살짝 돌려 파형 높낮이를 더 크게 만든다. 물론 할 수 있는 만큼만.

무엇을 건드리면 앞서 한 것이 틀어질 수 있는, 마치 시소게임 같은 상황이 벌어지므로 끙끙거린다면 정말 끝이 없다. 그냥 둔감한 6석 AM라디오일 뿐. 적당한 타협점 찾았다 싶으면 과감히 뚜껑을 덮는다.

조정결과는? 그럭저럭 잘 잡힌다. 예를 들어 강전계 방송은 볼륨 최대에서 앰프회로가 버거움을 느끼는 정도? 상시 들고 다니며 듣자는 것은 아니니… 이쯤에서 호기심 탐구는 종료.

——

(내용추가, 2018.04.14) 이상의 절차를 이해하기 좋게 시각적으로 표현할 방법은 없을까? 그래서 그려본 그림.

아래 그림에서 라디오의 초기상태를 곡선-A 또는 곡선-B라고 가정한다. 1600Khz쯤에서 IFT를 정렬하는 것은 일종의 사전 준비작업(논리상 530Khz에서, 다른 곳에서 해도 마찬가지) 그 다음 530Khz에서 OSC 코어를, 1600Khz에서 OSC 트리머를 돌리는 것은 곡선-A를 곡선-B처럼 혹는 곡선-B를 곡선-A처럼 경사도를 달리하거나 이동시켜 최대한 평탄한 곡선-C의 상태를 만들자는 의도. 아무래도 둔감한 OSC코어 조정(L값이 변화)은 낮은 주파수쪽에서 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참고로 이 글의 530, 1600은 일종의 관념적 숫자로서 이 높고 낮은 것을 선택하는 순간, 대상 AM 라디오의 수신주파수범위 Span이 결정된다. 525Khz, 530Khz, 535Khz… 1600Khz, 1605Khz, 1630Khz… 국내 AM 방송 주파수범위는? 526.5Khz~1606.5Khz, 채널간격 9Khz으로 총 120개 방송국 할당가능. 그나저나 작은 원형 다이얼 놉을 깜깜이식으로 돌려야하는 포켓 라디오가 10Khz, 0.5Khz 단위까지 정밀 동조를 할 수는 없으니 530, 525, 535… 그게 그거다.

아무튼 이러한  단위 조정들이 끝나면 낮은 주파수에서 높은 주파수까지 선국된 방송국의 소리 크기는 비교적 균일하게 될 것인데… 마지막 조정행위로서 1300~1400Kh 등 임의의 높은 주파수를 설정한 후 동조 트리머(A로 표기)를 조정하여 곡선-C 전체를 위쪽으로 끌어 올려 곡선-D처럼 만든다. “위쪽으로 끌어 올린다”함은 소리가 더 커지고, 수신감도는 좋아지고, 음품질도 향상되는 등 모든 것을 포함하는 묘사. 높은 주파수는 아무래도 촘촘하니까 낮은 주파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보다는 유리한 면이 있다. 이 과정에서 LC 동조의 고정된 L(바-안테나)에 대한 C(트리머)의 가변범위가 달라지게 되므로 최초 Span은 약간 달라질 것이다.

어쨋거나… 마지막 행위는 반드시 이 폴리바리콘의 동조 트리머(A로 표기) 돌리기에서 끝내야 한다.

* 관련 글 : National R-1016 AM 포켓 라디오 (3), PCB 세척


(청소 후. 간단한 결합구조)

(빨간색이 아니었다면, Korea가 적혀 있지 않았다면 이 기기를 만날 일은 없었을 것이다. 부러진 것들은 문방구에서 파는 ‘폴리비닐아세트산 본드’로 마무리. 이 본드는 다시 떼어낼 수 있고 투명해서 깔끔하다)

(역시나 Made in Hong Kong)

(노후볼륨 응급조치방법 : 화살표 방향으로 접점을 약간 이동시켜 저항판과 접점이 만나는 위치를 달리한다)

(이렇게 저렇게 살아 남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종로구 장사동, 청계천 상가라는…)

(내용추가) SSG없이 조정하는 방법은? 생각해보기를…

(1) 1600Khz 인근 방송을 잡고 IFT 코어를 끝에서 앞쪽으로 차근차근 조정. (2) 530Khz에 근접한 방송을 잡고 OSC 코어를 돌려 최대한 잘 들리게 만든다. 잘 들린다는 말은 소리 품질도 좋고 크기도 크다는 의미. (3) 1600Khz 인근 방송 다시 잡고 비교 관찰. OSC 트리머는 옵션. 대략 비슷하면 그냥 뚜껑을 덮는다. (4) 좀 더 나간다면… 중간쯤에 있는 방송을 잡고 양 끝점 방송에 대비하여 타당하게 들리는 지만 확인. “타당하다”는 같은 음량(*)이라는 뜻이 아니다. (5) 폴리바리콘의 동조 트리머, OSC 트리머는 가급적 안건드리는 게 좋겠다. 감각에 의존하는 작업에서 조정변수가 많아지니까… 그러나 심히 불만족스러운 상황이라면 (1)~(4)까지 해보고 그러니까 기준틀 하나는 잡아 놓은 다음에 O(OSC), A(동조) 아주 살짝 돌려가며 변화를 관찰하는 정도가 무난할 듯하다.

* AM방송은 지역별, 수신장소별, 시간대별, 날씨별, 방송국 방향별 전계강도가 수시로 변하고 그때 그때 소리 크기도 크게 달라짐에 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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