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3월 1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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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과 미래 오디오 세상

글쓴이 : SOONDORI

2019년 새해, 문뜩 요즘 인구에 회자되고 있는 블록체인기술이 오디오 세상에 접목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를 상상하고 몇 가지 생각들을 정리해보았다.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institut-friedland.org/en/news/blockchain-has-no-choice-but-to-be-free)

■ 간단한 정의들

어떤 한 개의 거래내역과 그 직전까지의 거래내역을 Block이라는, 전송할 수 있고 확인할 수 있고 또 영원히 보관할 수 있는 전자적 정보파일 안에 기록하고 그것을 관여하는 모든 이들의 PC와 모바일 등에서 돌아가는 전자지갑(Blockchain Wallet, 응용프로그램)에 담아둔다. 이것은 분산저장기술이고 실시간 공유기술이다. 공유와 분산, 그것을 통해 그 정보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고 만에 하나 어떤 블록이 훼손되었을 경우 손상없이 남아 있는 정보(논리상 전체 개수의 51%)로 복구하여 시스템적 안정성을 담보하자는 논리가 곧 블록체인기술.

“모든 거래내역이 인쇄된 내 농협은행 종이통장의 완벽한 사본을 다른 이들이 갖고 있고 그들이 언제라도 열람할 수 있으며 내것이 훼손되어도 즉시 복원된다”

Bitcoin을 만든 사토시(Satoshi Nakamoto라는 익명의 실존인물, 비트코인의 단위)가 중앙집중형 전산처리없이 어떻게 비트코인의 객관적 존재를 타인에게 증명하고 물리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한켠에 있던 블록체인기술을 활용하였고 이후 비트코인 광풍이 불면서 ‘블록체인 = 비트코인’이라는 착각의 오류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국내 비트코인 거래소 규제에 관한 갑론을박의 과정에서 블록체인기술과 비트코인이 각기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 알려지게 된다. 4차 산업혁명, 미래기술이라는 단어들과 묶여서, 그것도 간신히.

(위 Merkle Root는 Hesh-Tree를 고안한 Ralph C Merkle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 이 항목이 핵심 암호화 또는 비트코인 채굴 노력의 포인트. 출처 :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Structure-of-a-Traditional-Blockchain_fig1_324728250)

사실 특정 사례에 집중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의 본질, 그 근간을 이루는 블록체인기술은 따로 연구되고 있었던 데이터 암호화 및 분산저장기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여기서 “따로 연구되고 있었다” 함은 당장에 글로벌 표준이 정해져 있고 패키지 솔루션을 믿고 구입하고 합리적인 수준에서 구현비용을 감당할 정도의 조건은 아니라는 의미. 공인성을 배제하는 조건에서라면 일반 언어 프로그래밍으로 묻지마식, 나만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 수도 있다.

한편, 블록체인기술에서도 인위적 조작이 가능하며 분산처리는 동기화에 소요되는 부하 때문에 중앙집중처리보다 늦고 관리비용도 대폭 증가되는 문제점이 있다. 따지고 보면 개인 소유기기가 공용규격 전자지갑을 관리하고 연산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어쨋거나 블록체인기술은 개념 자체는 유효하나 현실은 모호하고 다분히 진행형이라 판단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강의 완성형 기술로 포장되고 마치 명가의 보검이라도 된 양 이곳저곳에서 사업제안 치장용 내지 은근한 돈벌이용 키워드로 사용되기도 한다.

■ 응용 포인트

다양한 과거와 현재 트랜젝션들의 이력을 기록하고 그것을 전송가능한 단일 전자정보로 취급한다는 사상은 블록체인기술의 최대 강점이다. 최초 사토시의 착안점도 그러했다.

“대상물 안에 담긴 이력정보가 핵심”

숫자 하나, 송장 하나에 모든 과거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들이 담겨 있다는 점 착안하여… 예를 들어 은행업계는 해킹방지 등 중앙집중처리의 부담을 더는, 분산 보관되는 전자통장으로서, 물류업계는 화주와 물품 수령자 사이 계약처리, 송장처리 등 행정처리의 간소화를 염두에 두고, 자동차 등 산업용부품의 제작자는 정품인증의 방법론으로서, 의료기관은 환자 진료정보의 효율적 관리차원에서 블록체인기술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있다. 다양한 실험적 사례들들이 있지만… 간단하게는 a.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기능과 b. 진짜인 것의 과거 이력을 열람할 수 있는 기능, 두 가지가 블록체인기술의 실용적 응용포인트이다.

[ 기타의 응용 사례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발간문서 ]
2018년 ERTI발행 블록체인 응용 사례

■ 오디오 세상에서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디지털 콘텐츠. 누가 만들었고 누가 유통했고 누가 소비하는 지가 일목요연하게 열람, 관리될 수 있다. 물론, 블록체인화된 콘텐츠 서비스플랫폼 안에서.

기존의 디지털적 식별은 정품인가 아닌가에 국한되어 있고 콘텐츠, 그 안에서 따로 이력을 관리하지는 않는다. 잘만 된다면… 예를 들어 온라인-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음반 콘텐츠 시장에서 저작자들이 직접 블록을 생성하도록 제도가 바뀐다면 이익 배분구조가 공개되어 그들의 위상은 대폭 향상되고 유통과정의 불법복제도 근절됨으로써 사업 관여자들의 총 수익은 배가될 것이라는 개인적인 상상이 있다.

“B2G, B2B, B2C 그리고 본질적인 한계”

다 좋은데… 가능할까? 작금의 고착화된 돈벌이 구조에서 꽤 어려운 일. 그리고 이런 것은 기술이 아니라 공정한 배분과 공정한 경제사슬 유지라는 철학적 관점에서 행정적으로 풀어내야 한다.

다음으로, 매번 국산으로 둔갑하는 중국제 오디오의 식별. 블록체인망을 쓸 줄 아는 중국 제조사가 양심적으로 제품코드와 정보를 블록에 담아 배포하기만 한다면? 그것이 어려울 듯하니 국내 관리기관들이 인증과정에서 그것을 강제할 수만 있다면? 언감생심이다. 중국 제조사와 국내 유통사, 짐짓 나태한 관리기관들이 그리 할 것 같지는 않다. 또 다른 사례로서 짝퉁 부품들의 유통에 관하여… 부품에 각인된 제품 연번을 블록체인화한다면? 예를 들어 몇 만 원 짜리 DIY용 OPA627 OP.AMP의 진품 판정은 한결 쉬워질 것이다. 그러나 상상은 상상일 뿐. 이런 것들 역시 비용 대 효과 측면에서 실익은 없다.

한편으로 흔히 목격되는 빈티지 거래시장의 사기행위, 이런 저런 갑론을박을 근절시킬 수 있을까? 유형물 기기에 대해서는 제작시점 부품관리, 신제품 배송, 최초 사용자 등록과정에서가 아니라면 전적으로 응용불가이다. 블록체인의 첫 블록은 대상물이 만들어질 때 생성되어야 하고 현실적으로 전자지갑의 내용과 현물을 1:1 연결할 연결고리가 없다. 더불어 빈티지 매니아들 모두가 ICT 지향적인 것도 아니다.

마지막 억지상상으로서… 빈티지기기를 정비하고 신품에 준하는 조건으로 판매하려는 사업자집단이 기기에 각인해둔 일련번호를 기준으로, 자동차 Vehicle Lifecycle Blockchain(VLB)나 의료분야 Gem Health에 준하는 조건으로 블록체인 이력정보를 제공하거나 추가이력 갱신을 독려하기 위해 약한 수준의 ESCROW를 결합하며 나아가 Shock Log 또는 MEMS 센서를 이용하는 운송 사후모니터링 서비스를 혼합하는 정도까지는 가능하겠다. 단, 원론상 그렇다는 것이고 이 역시 솔루션 운용비용, 소비성향을 생각한다면 비현실적인 이야기. 이런 것을 할 수 있을 거대기업 eBay가 제 아무리 돈을 많이 번다 한들… 수 십 달러, 수 백 달러 짜리 빈티지 기기 거래에 신경이나 쓸까?

이상의 요지는?

세상은 기술 하나로 돌아가지 않는다. 중앙집중처리의 절대 강점이 따로 있고 분산처리 대 중앙집중처리는 컴퓨팅업계의 해 묵은 토론주제이니… 블록체인기술은 어찌보면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유행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판단컨데 블록체인기술의 오디오 세상 접목은 잘 해야… 점점 형체가 없어지는 미래의 오디오와 그것이 재생하게 될 신상 디지털 콘텐츠, 혹은 서비스 기간이 정해진 신품 초고가 오디오 시스템에 국한되는 정도일 듯. 극소량 초고가 오디오? 그마저도 현물과 전자정보간 항구적이고 완벽한 1:1 연동이 모호하다는 맹점이 있다. 즉, 무형의 전자적 숫자를 다루는 비트코인은 무형을 다루는 블록체인을 잘 써먹었지만 현실의 유형물과 연결되는 블록체인에서라면… 아무래도 불완전하다.

아무튼 그래서… 그 누가, 4차 산업혁명과 블록체인 등 갖은 미사려구를 가지고 제 아무리 열심히 떠든다고 해도, 적어도 과거를 촉감으로 느껴야 하는 빈티지 오디오와 그것이 재생하는 아나로그 콘텐츠 세상에 대해서 만큼은 아무 영향이 없다. 통제할 수 없는 기기들과 통제당하지 않을 사람들이 앞에 있는 것이니… 이것은 너무 뻔한 결론. 당초 셀프 질문이 너무 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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