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TECH. & DIY > 빈티지 오디오의 냉땜과 기판불량 등

빈티지 오디오의 냉땜과 기판불량 등

글쓴이 : SOONDORI

어제까지 멀쩡하게 잘 작동하던 빈티지 기기가 갑자기 오작동을 한다? 누군가는 그 이유가 기판불량 또는 땜 불량일 것이라 하고. 나는 만지작거린 일이 없는데… 도대체 왜?

이하 몇 가지 사유들을 정리해 보았다.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feep.org/weblogs/images/josh/p6280102_zoom.jpg)

■ 물질의 자연스러운 팽창과 수축

Power On으로 기기가 열을 받으면 기판 소재와 동박이 각기 다른 팽창율로 늘어났다가 Power Off로 식으면서 다시 줄어드는 과정이 수 십 년간 반복되면… 미세하지만 분명한 물리적 힘이 작용하는 셈이므로 이종 물질들 사이에 들뜸현상이 생길 여지가 있다. 이 문제점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성의가 있는 경우 제조라인에서 부품 마운트된 기판들을 일정 조건으로 가열하고 식힌 다음 동작여부를 테스트한다. 대부분의 잠재적 불량품들은 걸러지지만 일부는 그대로 출고되고 몇 년 후, 몇 십 년 후 오류를 만들어 낸다.

■ 황당한 장시간 고열 노출

잘못 설계된 전원부, 파워부 회로에서 종종 목격되는 사례로서 PCB 패턴이 타서 박리된다. 동박의 너비가 조금만 더 넓었거나 동박과 PCB를 결합하는 접착제의 특성이 조금만 달랐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 그리하면 싸구려 PCB를 썼으니까라고 말해도, 방열 설계를 제대로 못한 탓이라고 말해도 누군가는 유구무언이어야 할 것이다. 이 증상은 외산, 국산 기기들에 있어 공히 목격되는 현상. 특히 인켈의 몇 몇 대출력 모델들은… 큰 실망.

■ 자주 보게 되는 냉땜(Cool Soldering Joint) 

적정 온도로 가열된 액상 납이 확산되면서 소자의 리드선과 만나 결합되어야 하는데 물리적으로 그렇지 못했고 결국 결합부에 미세한 공극이 유지된 상태로 출고되는 경우가 있다. 시간이 흘러 그것이 리드선 또는 PCB 패턴과 확실히 유리되면서 문제가 생긴다. 고배율 돋보기로 열심히 살펴봐야 발견할까 말까한 오류들… 가만 놔두어도 시원치 않은 판에 고열 노출에, 팽창/수축까지 반복된다면 결과는 자명하다.

(위와 같은 크랙은 외부에서 관찰하기 어렵다. 출처 : https://i.pinimg.com/originals/e0/cd/c5/e0cdc56ce1b689f22caa70da3f024ee3.jpg)

■ 플럭스 잔사와 들뜸

땜질 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납의 확산과 결합을 돕기위해 사용되는 플럭스. 제대로 세척하지 않으면 남아있던 극미량이 공기 중 수분과 결합하면서 땜을 들뜨게 만들 수도 있다. 물론 확률론적 가능성. 한편으로 국산 오디오의 매력을 이야기하려는데 가장 많이 팔린 인켈 기기들에서 그런 모습들이 보이면… 속이 많이 답답하다.  어쨋거나 개인의견은 “기판 후면 더러운 기기는 열심히 만든 제품이 아니다”.

■ 갤버닉 부식(Galvanic Corrosion)

기판들을 연결하는 포인트에서, 콘텍터나 단자대에서 이종 금속 간 일종의 전기적 침식이 일어나고 그것이 회로 단절이나 전류흐름에 영향을 주는 경우. 스위치 불량의 원인이기도 하다.

■ 쓰나미 같은 누액

매우 심각하고… 눈물이 날 일. 메모리용 배터리, 건전지의 산성용액이 마치 지우개라도 된 양 PCB 패턴을 녹인다.

(출처 : https://www.nypinball.com/userimages/Image/battery-acid-585.jpg)

■ 은닉된 충격

큰 커패시터, 작은 트랜스포머 등 PCB에 붙어 있던 부품들이 강한 충격에 요동을 치면서 PCB에 실금이 가거나 특정 패턴들이 박리되기도 한다. 고정제 사용을 생략한, 대충 만든 기기들의 숨겨진 취약점이기도 한데… 흔히 내충격 포장이 어려운 택배사고의 흔적일 수도 있다. 이런 것들은… 당장은 모른다.

■ 무게 배분 오류

엔틱급 베이클라이트 기판, 페놀 기판의 구조적 강성 대 마운트 부품들의 합산 질량이 맞지 않아서 생기는 오류. 오랜 시간에 걸쳐 열과 습기에 노출된 기판이 과한 무게 때문에 또는 동박의 열 팽창에 의한 가속에 의해 한쪽 방향으로 휘어지고… 그러면서 기판 패턴, 땜 부위가 이탈하는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이미 두 어 번 목격한 바… 한심한 일이다.

■ 한 곳에 집중되는 힘

기기 단자부에서 종종 발생하는 문제 현상. 접속재들을 연결할 때 가해지는 힘이 자주 PCB에 직접 전달되는 된 경우로서 명백한 부품 선정 오류 내지 설계 오류.

그 외… 예를 들어 전압에 의해 구리 성분이 이동하면서 핀과 핀 사이 절연이 붕괴되는 현상(Conductive Anodic Filaments) 등 수 만 가지 희안한 사유들에 의해 PCB, 땜 부위가 전혀 건전하지 않은 상태가 되면 여러 이상 증상들을 경험하게 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빈티지 오디오의 ‘땜과 기기 내구성의 상관관계’에 관해서는 하드 와이어링 방식이 PCB보다 훨씬 더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쯤에서 머리 속 스쳐 지나가는 몇 가지 대표적인 트러블들을 정리해보자면

○ 모든 것은 소리로 귀결된다. 소리가 나오다 안나오다를 반복하고 케이블을 건드리면 정상이 되기도 한다.
○ 틱틱, 띡띡 거리는 작은 또는 신경 거슬릴 정도의 큰 잡음이 반복되는 경우
○ 전원 투입 후 10분은 잘 작동을 하는데 잠시 후 먹통이 되는 경우. 또는 그러다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
○ 리모컨 대응이 되는 기기로서 전원버튼 동작이 시원치 않을 경우. 분명 파워부에 문제가 있다.

어떻게든 오류, 문제점들을 확인했다 할 때의 조치방법은?

무조건 흡취기로 원래 있던 땜들을 완벽히 제거하고 다시 납땜한다. 참고로 최근의 무연납은 빈티지급, 엔틱급 유연납과 특성이 다르므로 온도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휘어진 기판은 어찌 할 수 없다. 일순간 강제로 펼 수는 없는 노릇. 만일 PCB가 검게 탄 흔적이나 소자의 패키징 소재가 고열로 비산한 흔적을 발견했다면, 1) 더 큰 방열판을 붙여 주고 2) 나선으로 PCB 후면에 여분의 열 발산 경로를 만들어 준다. 누액이 생겼을 경우 충분한 세척은 당연한 것인데… 재배선 외는 대책이 없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