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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대우전자 ACS-98A 인티앰프 (2)

글쓴이 : SOONDORI

대우전자 오디오는 처음. 분명 1988년 제조된 앰프에 걸맞지 않는 비주얼로서 1970년대 빈티지 리시버 한 켠의 파워부를 보는 듯한 느낌이 있다.

* 관련 글 : 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대우전자 ACS-98A 인티앰프 (1)

동작여부 궁금해서 전원을 투입했더니 LED들 점등. 내친 김에 스피커 연결하고 소스기기 대충 연결했다. 무응답이다. 무덤덤한 판단으로는… 어딘가 고장난 모양이다. “어떻게든 소리는 들어보아야 한다” 마음 편히 먹고 작업을 시작하였다.

■ 비틀림식 스피커 터미널 단자

일전의 알펙스-테크닉스 앰프 수리에서 된통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  눈에 띄면 무조건 분해청소하겠다 다짐했던 부품이다. PCB쪽과 완전히 비틀어 놓은 후면단자 사이의 저항값을 측정해보니…

* 관련 글 : ALPEX Technics SU-Z65 인티앰프 수리 (6), 테크닉스의 착각?

오호? A, B 모두 0.6오움 내외. 다행히다. 테크닉스 단자와 유사하나 내부 구조는 다른가보다.

■ 볼륨과 버튼들

경로상에 있는 모든 접점들을 적절히 조치. 예시로서, 입력전압 선택 스위치, 휴즈와 휴즈홀더, 각종 콘넥터, 작은 가변저항들, 볼륨 등, 절환스위치류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대상으로 한다. 좋은 소리를 듣겠다고 비싼 케이블, 비싼 무엇을 사는 것 보다는 이렇게 ‘금속과 금속이 만나는 부분들’을 주기적으로 관리해주는 게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경제적인 방법론이라는 주장을 덧붙이고…

■ 커패시터 교환?

너무 뻔한 작업. 그런데 보수용 하판이 커버하지 않는 끝자락 공간의 부품들이 문제. 어찌 해야 할까 궁리를 해보니 다음 방법 밖에는 없는 듯하다.

○ 일단 기기를 엎어 놓는다. 베이스 판을 들어내기만 하면 PCB에 완벽하게 접근할 수 있다.
○ 방열판은 기본적으로 PCB 위에 마운트되지만 기기 양 옆에 PCB와 방열판을 동시에 붙잡는 브라켓들이 있다. 풀어 내는 것으로 하고…
○ 베이스 판에 결박된 트랜스포머 고정나사들도 분리한다.
○ 후면, 앞면 패널들과 베이스 판을 결합하는 나사들을 풀어내면 베이스 판을 그대로, 완벽하게 들어 낼 수 있다.

다 좋은데… 아직은 낯설은 기기에, 몇 uF 커패시터 하나 교환하자고 방열판, 메인 보드 전체를 분리한다는 것은 바보짓. 심히 부담스럽다. 일단은 이미 이상이 감지된 상황이니 그것부터 조치하고 추후 다시 판단하기로 한다.

■ 회로 동작변수 조정

일반 앰프에서 DC Offset, Bias 두 가지는 핵심 조정변수들. DC Offset 조정의 목표는 스피커 연결 단자간 전압이 논리상 0.0V이고 Bias 조정의 목표는 메이커가 지정하는 바를 그대로 준수 하는 것. 통상 10mA 이하에서 메이커 서비스매뉴얼에 정의되어 있다.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을 이 구닥다리 앰프의 서비스매뉴얼을 찾는 것은 실로 언감생심. 터미널 단자에 약 7오움 저항을 연결한 상태, 몇 십 분 충분히 예열된 상태에서 L과 R의 Idle Current 즉, 바이어스를 안전수치 7mA로 일괄 조정키로 했다. 그런데…

L 채널은 4~13mV 범위 가변이 되지만 R채널은 1.0mV 부근에서 묵묵부답이다. 출력부에 모종의 문제가 있다는 것.

소스를 연결해보니 바이어스 조정이 가능했던 L-채널은 무음이고 오히려 R-채널에서 찌그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정상이라 생각된 영역에서 아무 소리도 안들리는 것은 신호가 제대로 파워부에 전달되지 않는 경우이니 경로에 모종의 단절이 있다는 것이고 반대로 찌그러지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확실히 바이어스 조정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던 오류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요약하자면 1) L-채널 신호경로 단절과 2) R-채널 바이어스 조정불량 두 가지가 빅 이슈.

■ 외톨이 온도보상 회로

신호경로 단절은 추후 트레이싱을 통해 해결할 문제로 간주하고 우선, 덜렁덜렁 불안불안했던, 방열판 위 나사 하나로 고정된 작은 쪽보드에 주목하고 상태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예를 들어 과거 누군가 만지작거리던 도중 무심코 작은 힘을 가하여 순간 단락이 발생했고 Bias Spreader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가 반쯤 혹은 완전히 망가지는 장면을 상상해 보았다. 이 부분이 망가지면 당연히 연동회로를 대상으로 하는 바이어스 조정은 불가하다.

2SC1815는 정상이다. 이 확인과정에서 우연히 알게 된 사실 하나. 희안하게도 Phono, Tuner, AUX 절환 무관하게 R-채널에서 무조건 소리가 들린다. 조합 테스트를 해보니…

○ Tape-1을 누르면 잠잠. Tape-2는 무관.
○ Mono On/Off에 따른 음 세기의 변화가 너무 크다.
○ 파워앰프 앞쪽 드라이버단 쪽보드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양쪽 공히 “찌~ 찌~” 잡음이 들린다. 그러므로 L, R은 어떻게든 동작하고 있는 것.

자, 경로문제는 이렇다치고… 바이어스 조정용 가변저항은 정상일까?

■ 바이어스 가변저항

혹시나 하는 마음에 떼어서 확인을 해보니… 저항값 무한대! 극미전류가 흐르는 저항체가 완벽히 기능을 상실하였다니… 이런 경우 처음이라 심히 당황스럽다. L채널 가변저항은 637오움. 경험상 상태불량한 저항은 극단적으로 값이 커지거나 작아지던데… 이쪽도 잠재된 문제가 있다.

아무려나 트랜지스터 불량이 아니니 오히려 다행이고 좌우 모두 고정밀 트리머로 대체하면 그만인 일. 이제 문제해결의 가닥을 잡았으니 조만간 소리를 들어볼 수 있겠다. 이후 작업은 다음 글에서…

* 관련 글 : 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대우전자 ACS-98A 인티앰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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