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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인딩 포스트 플러그 그리고 접촉불량

글쓴이 : SOONDORI(블로그 글 재정리)

■ 다시 꺼낸 이야기

어쩌다가 공짜로 수중에 들어온 플러그 타입 바인딩 포스트들. 남들은 편하다 말하지만 거추장스러운 것 별로 안 좋아하는 성격에 나름 꺼림직한 면이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 날은 아무 생각 없이 음악을 듣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왼쪽에 비해 오른쪽 음량이 약간 크다는 느낌이 생긴다. “참… 이상하네?” 좌우 균형 맞추려니 고개가 자꾸 돌아가고…

앰프쪽 플러그~케이블~스피커 단자 플러그 사이 저항값들을 측정하였다.11.x오움(L) 대 8.x오움(R)이다. 오호라? 3오움 이상 차이가 있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편차(*)가 감지되었던  것이다. 즉시 플러그들 제거하고 케이블들 직결하였고 7.9x오움 대 7.9x오움으로 비슷한 조건이 되었으며 좌/우 균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 DC와 AC의 반응은 다르다. 주파수 변화에 따라 더 큰 값일 수도 있다. 

어디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1) 플러그들 위쪽 조임 스크류들과 스피커 케이블들 사이 접촉점 즉, 케이블 양 끝단 두 곳, 2) Binding Post 안쪽과 바나나 플러그 사이 접촉점, 이 세 가지 중 하나가 또는 세 가지 모두가 개입된 오류이다. 개 당 몇 천 원 짜리 싸구려(?)라서 그렇다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딴에는 ‘0오움을 추구해야 하는 오디오 엑세사리들이라는 게 좀… 그렇다.

■ 조금 더 나간 이야기

그런데 참 이상한 일. 누군가는 분명 금도금 단자라 판매했을 것인데?

그렇고 그런 제품들에 대해서… 보나마나 처음에는 금색 반짝 반짝이었으나 몇 달 후, 1년 후 슬슬 색이 변하기 시작하고 접촉점 저항이 극단적으로 증가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순금으로 만들거나 24K 금을 두껍게 도금한 것이 아니기 때문. 여기에 돈벌이 논리가 숨겨져 있다. 기본은 구리에, 금 합금재를 다양한 방법으로 코팅(*)하고 어떻게든 반짝 반짝 금색만 보이면 다들 24K 금도금 단자로 인지하고 그렇게 사고 그렇게 쓴다. 방금 손에 쥔 금 도금 단자가 이상하게 반들반들, 너무 반짝거린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는지?

* 도금 층(Layer)의 구성은 구리+금 또는 구리+니켈+금. 전기도금이 아닌 뿌리는 방법도 있다. 돈 벌기 딱 좋은 주제인데 그 분야 난다긴다하는 중국 제조사들이 별 희안한 방법들로? Who knows it?

한편으로 ‘금’이라는 단어를 숭배하는 이 세상에서 금이 구리보다 전도도가 낮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모든 것이 넌센스가 되어버리는데…

반짝이는 것에 의한 연상효과… 금이 들어가서 마치 극상의 전도도가 확보되고 그래서 오디오 신호가 쭉쭉 잘 흘러갈 것이라 기대한다면 완전한 착각이다. 부식이 너무 잘 되서 문제가 있지만 전도도만 생각한다면 구리나 은이 더 좋은 재료. 24K 도금 제품에 국한하여 금 도금의 효과를 a) 전류흐름을 불안하게 하는 부식의 방지와 b) 그 방지효과의 지속, c) PCB 패턴에 땜 잘 붙으라는 기술적 조치 정도로… 제한적 해석을 하는 것이 좋겠다.

“원론은 구리 > 금이지만 부식 때문에 금 > 구리”

그리고 도금시 표면에서 일부 구리와 금, 니켈이 섞이고 융착되지만 도금은 도금이니까 마찰이 자주 반복되는 곳에 사용해서 좋을 일은 없음이다. 예를 들어 한 번 고정하면 거의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단자나 단자대의 처리는 유효하겠지만 수시로 분리, 삽입을 반복하는 곳에서는 좀…

그리하여 결론은,

○ 오디오는 물론 모든 전자기기들에 있어서 연결부 개수가 작을 수록 좋은 기기이고 의심스럽다면 모두 납땜으로 처리하는 것이 최선. 참고로 콘넥터를 많이 쓰면 제작공정의 편이성이 증가하여 제작사에 유리하고 땜 처리 부위가 많아지면 유지보수는 어려워진다. 적절한 타협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

(맥동하는 AC 라인에 생각없이, 조립편의 우선으로 콘넥터를 썼던 태광전자. 심한 발열의 원인이었다. 이런 현상은 곧 전원불안정이고 종국에는 음질의 열화)

○ 오디오 시장 안에서 결합 분리를 반복하고 공기 중에 노출된 상태로 365일 쓰이면서도 접촉저항 0오움을 보장하는 금속 접속재는 없다고 간주하는 게 좋다.

○ 스피커, 앰프 종종 바꿔가며 들을 것 아니라면 ‘옥 상 옥’에… 굳이 저항값 증가의 원인이 되는 플러그는 쓸 필요 없다는 진지한 의견을 적어두고… 반짝거려서 좋은가? 멋 내기 하다가 자칫 음이 망가진다. 차라리 주기적으로 선을 끊고 다시 처리해주거나 구리선 부식이 정히 염려가 된다면 방청제 성분 WD-40을 한 방을 떨어뜨려주면 된다.

 

2 thoughts on “바인딩 포스트 플러그 그리고 접촉불량

  1. 정말이지 도움이 되는 글이었습니다.

    앞으론 어떤 반짝임에도 현혹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2. 안녕하세요?
    제가 매사 시니컬하여… 제가 쓴 글인데 오랜만에 보니 남의 글처럼 느껴지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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