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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켈 AK-650 인티앰프 (4), 번외 기록 – 고주파 노이즈

글쓴이 : SOONDORI

전달된  AK-650의 소리가 만족스럽다는 피드백을 받았는데 얼마 후 볼륨 0인 조건에서 간헐적으로 높은 음이 들린다는 후속 메일이 도착했다. WHY?

“4~5분 간격으로 고주파 음이 10~30초 정도 들리고 튜너, TV, CD 플레이어를 모두 꺼도 같은 현상이 생깁니다”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보았고… 참고용으로 이런 저런 내용들을 미리 정리해 둔다.

* 관련 글 : 인켈 AK-650 인티앰프 (3), 앰프 조정과 계측

전제 조건 : 앰프를 바라보는 시각

앰프는 ‘입력 경로’ 2개, ‘출력 경로’ 1개를 가진 일종의 블랙박스. 출력 경로는 스피커 라인, 두 개 입력 경로는 1) 여러 RCA 입력 단자들 + 케이블, 2) 전원 케이블이다.

○ 어떤 잡음원의 RF 방사파 노이즈(*)는 앰프 새시 그라운드, PCB GND 등 DC 전위 구분에 관계없이 ‘입력 경로’를 통해 뻔뻔하게 치고 들어온다. 그러므로 앰프 입력 경로는 일종의 안테나와 같고… 일단 들어온 노이즈는 PCB 패턴 무시하고, 물불 안 가리고 마음대로 돌아다님. 꽤 신기한 일이다.

* RFI, Radio Frequency Interference. 케이블을 타고 흐르는 전도성 RFI(?Khz~수십 Mhz)와 방송국처럼 방출되는 방사성 RFI(수십 ~ 수백 Mhz)로 구분. 뭐든 거침 없음. 중간에 다이오드가 있으면 의도하지 않은 정류/검파도 되고 고조파(Harmonic) Rule에 따라 높고 낮은 파생 주파수도 만들어지겠고… 잡탕밥?

○ 전원 On이면 프리앰프와 파워앰프 회로는 즉시 큰 출력을 낼 수 있는 상태로 대기 중인 것. 그저 볼륨으로 증폭기 입구를 막아 놓은 것뿐이라는 사실에 유의한다. 즉, 증폭회로는 볼륨이 있는 입구이든, 볼륨 상관없는 측면이든 또는 뒷문이든 뭔가 감지되면 무조건 증폭한다.

기기 내부 문제일 가능성

먼저, 블랙박스 안쪽을 살펴보면…

회로가 복잡하면 복잡할수록, 패턴 문제, 소자 문제 등 복합적인 사유로 부분 회로 출력이 입력으로, 우연히 입력 신호와 같은 위상으로 되돌아가게 되면 사람이 들을 수 있거나 듣지 못하는 내부 발진이 생긴다. 발진은 극단적인 ‘증폭 폭주 현상’이다.

다음은 발진 방지를 위한 대책들. 극소량 세라믹 커패시터를 이용하여 네거티브(=입력의 반대 위상) 되먹임을 함으로써 우연히 트리거될 수 있는 발진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그런데 만일 트랜지스터나 저항, 특히 세라믹 커패시터의 특성이 바뀌었다면? 뭔가 오동작 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것.

예를 들어, 셔우드 문서에 “Parasitic High Frequency Oscillation Due to Transistor Aging”이라는 문구가 있는 만큼.

확인은 1) 스피커를 통해 귀로 듣거나, 2) (그 음이 가청 범위를 넘어선 경우) 볼륨 제로 상태에서 스피커 터미널을 오실로스코프로 찍어보거나. 볼륨 0에서, 작고 불규칙적인 유동은 제외하고 적당히 유의미하며 균일한 파형이 보인다면 그것이 발진 파형일 가능성 높다.

참고로…

1) 귀로 확인하지 못하는 큰 세기의 발진이 계속되면 특히, 볼륨의 통제를 받지 않는 구간에서 발생하였다면 스피커 트위터에 손상이 갈 수도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시스템 음이 둔해졌고 확인해보니 이유 없이 트위터가 망가졌다면 기생 발진을 의심해볼 만하다.

2) 어떤 영역에서 발진이 일어나는가? L/R 공히, 동시 발진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는 게 좋겠다. Mono/Stereo 스위치가 있을 경우 Mono 모드의 L/R 반응이 같다면 프리앰프 영역 오류일 것. 프리~파워 연결용 ‘ㄷ’자형 핀이 있는 경우 핀을 빼서 구분 확인할 수도 있음.

기기 외부 문제일 가능성

이제 블랙박스 바깥 쪽을 바라보면…

AK-650가 만들어진 70년대는 비교적 느긋한 세상. 그 시절 가정집 전원은, 전압은 오락가락하고 있었겠지만 노이즈 유입 관점에서는 지금보다 평안했을 것. EMI, EMS 등 테스트 규격이 요즘 것과  달랐을 것이며… 말하자면 외부 잡음에 대한 내성의 고민은 아무래도 최근 기기들에 비해 덜했을 법하다.

(1980년 전후는 SMPS 전원이 없던 시절, 리니어 전원 쓰던 시절. 이거 원~ 기껏 사마란치 IOC 위원장 방문한다고 플랭카드 내걸던 시절. 출처 및 더 흥미로운 사진 자료 열람 : https://museum.seoul.go.kr)

세상 많이 복잡해져서 순진한 기기가 살아가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은 아닐까라는 상상을 더해보고…

본론으로 돌아가서 외부 노이즈가 유입될 수 있는 경로는,

1) 가정집 내부

○ 입력 단자로 유입

종종 겪게 되는 바, CDP 클럭이 CDP 전원라인(=전파 방사 안테나 역할) → 튜너 안테나 + 튜너 → 앰프 경로로 유입되는 경우, ON 상태 복수 튜너들 중 OSC 강도가 강력한 튜너가 안테나를 경유하여 잡음 배제 능력 떨어지는 튜너의 동작을 방해하는 경우.

○ 입력 단자 내지 전원 케이블로 유입

문제점 은닉된 LED 램프의 노이즈, 에어컨과 냉장고와 세탁기와 믹서기 등 모터나 제어계가 만들어내는 잡음, AC 소켓을 공유하는 SMPS 어댑터의 잡음, SMPS 모듈을 내장한 기타 가전 기기들의 잡음, 그 외 다양한 전자기적 진동 에너지가 앰프 안으로 들어온다.

그런데 그것이 마침 전원부에서 필터링 되지 못할 만큼 주파수가 높고 특히 앰프 DC 전위에 상관없는 RF 방사파 형태였다면? 비유하건대 앰프는 블랙박스 입력 경로인 전원선과 접속 케이블을 안테나처럼 쓰는 컨셉의 라디오가 된다.

(▲ 와이어가 서 있고 걸쳐 있고 … 평면에 간결하게 정리한 90년대 앰프와 많이 다르다. 전원 라인으로 유입된 노이즈가 어떻게든 개별 트랜지스터에 영향을 줄 경로가 많음. 그래서 상대적으로 노이즈 내성이 떨어진다 판단하였다)

2) 가정집 외부

공동주택 엘리베이터(전동기, 제어계 노이즈), 옆집이나 건너편 집의 어떤 장치, 건물 밖 삼라만상의 어떤 잡음원들… 그리고 1989년 캐나다에서 600만 가구 대규모 정전 사태를 야기한 태양 폭풍 같은 것을 포함하는 무한대의 상상을 해볼 수 있겠다.

원인 탐색 : 공제법 또는 소거법

기기 내부 문제 여부는 잠시 옆으로 미뤄두고 일단 쉬운 것부터 순서대로.

1) 아침, 저녁 노이즈가 들리는 시간대, 지속 시간, 규칙성 등 상황을 잘 가늠해본다. 뭔가 있을 수 있음.

2) 가정 내 잡음원 확인은… 특별한 방법 없다. 발진회로 내장형 제품으로서 의심 가는 것들을 하나씩 꺼보거나(*) 위치를 옮겨 보거나 혹은 콘센트를 달리해보거나 아니면 AC 플러그를 반대로 꼽아 보거나.

※ SMPS 어댑터를 쓰는 기기,  SMPS 내장형 기기는 물리적으로 Power Off되는 게 아닐 수 있다. SMPS는 계속 동작하는 경우가 있으니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서 확인해야 함.

3) 벽면 콘센트 접지는… 노이즈가 RF 방사파 형태라면 별 의미 없을 듯하고 본래 그곳에 있어야 하는데 없는 경우가 많으니 별 기대 안 하는 게 좋을 듯. (조금 나아졌을까? 과거 대한민국 건축 판이라는 게 참 거시기~ 했다)

4) 건물 외부로부터의 유입은 통제 밖이라 정말 묘안이 없음. 그나마… 1) (생각보다 어렵고 자칫 무의미해지기도 하는) 노이즈 필터를 추가 배치하거나 아니면… 2) 아래 2만 원 대 APC 제품과 같은 필터 내장 멀티-탭을 사용하거나.

[ 관련 글 ]
SMPS 노이즈 차단에 대한 가벼운 생각들
정신없이 어수선한 AC 전원

아하? 전기 사업자나 공장 설비 등 장치를 쓰는 자는 전력 품질에 대해 모종의 책임이 있을 것인데? 참고로 파워 라인 애널라이저라는 것도 있다.

실제 사례에서…

현 시점, 정확한 원인은 모름. 그냥… 장소가 아파트일 것이라는 가정 + 몇 분 간격으로 사람이 타고 몇 십 초 운행할 것이라는 가정 + 시점이 중구난방일 것이라는 상상 하에 만만한 엘리베이터를 지목하였다.

그 방사성 노이즈가 먼 거리를 달려 대체로 노이즈에 취약한 AK-650 증폭 회로의 옆구리(=볼륨 0이었으므로)로 들어가고 여차저차 커진 다음에 스피커로? 물론 기기 이상 없고 가정 내 특별한 잡음원이 없다는 전제에서 그렇다. 결과는 추후 업데이트.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thumbs.worthpoint.com)

(시간 흐른 후)

결론은 엘리베이터 노이즈. 참고로 엘리베이터를 지목하게 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TK-600 튜너와 다른 튜너 동시 On → TK-600 잡음 → “아무래도 70년대 빈티지 튜너가 나중에 나온 것에 비해 잡음 배제에 취약한 면이 있다”는 사전 인식.
○ AK-650의 내부 구조 → 진공관 앰프 스타일의 비주얼 = 일반선, 쉴드선 들의 복잡한 어울림 → 외부 노이즈 유입이 아니다라도 그 안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까지?

최초 (항상 불신하는) SMPS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생각했으나 확증할 수는 없었음. 그게 아니라면… 불규칙하지만 패턴이 있는 듯하고 예를 들어 ‘100m 밖 동력선 모터를 쓰는 공장 주변 가구’의 시나리오와 일치하는 것이 공동 주택 엘리베이터이므로. 엘리베이터에는 동력 모터만 있는 게 아니라 동력선 제어하는 Rack 마운트 제어계도 있고 요즘 세탁기에서처럼 인버터(*) 회로가 들어가기도 한다.

* (내용 추가) 세탁기, 철도 차량 등 다양한 모터 제어에 쓰이고 있는 ‘가변전압 가변주파수(VVVF, Variable Voltage Variable Frequency)’ 제어기. 펄스성 노이즈 관점에서는 가정집 SMPS 어댑터나 나름 없음.

종합 의견은 모터/제어계 조합 + 동력선 배선 + 동력선 노이즈 필터 성능 미흡이 원인.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해보면…. 노이즈 대책을 세우는 것은 소비자의 몫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상식선에서, 동력 라인 인접한 일반 가구들의 전력 품질에 영향을 주는 사례라면 시스템 제작사 내지 그것을 관리하는 자가 확실한 차폐 대책(=더 전문적인 노이즈 필터 부착 또는 교체 포함)을 수립하는 게 맞다고 본다. 어떤 집에는 의료장비가 돌아가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일단 갑론을박의 주제로 남겨두고… 당장에 취할 수 있는 응급 조치는 방사성 노이즈 제거 기능을 포함하는 멀티-탭을 쓰는 것.

※ EMI, RFI 명기 제품으로!

장광설 고가 제품에 대해 본능적으로 시니컬한 자의 시각으로는 가격 몇 만 원짜리 APC 제품이 합리적인 대안. 덤으로 서지 보호회로 내장하고… 서버 시스템 돌아가는 IDC에서도 쓴다. 그러니까 오디오보다 더 민감하고 더 가치가 큰 장치 취급용?

* 관련 글 : 튜너와 노이즈-필터

 

6 thoughts on “인켈 AK-650 인티앰프 (4), 번외 기록 – 고주파 노이즈

  1. 놀랍게도 엘리베이터가 노이즈 원인이었습니다
    그걸 어찌 아셨는지….? 놀랍습니다

    이런 경우 대책이 어떤게 있을지요?

  2. 엘레베이터 잡음 ㅎㅎ
    요즘 아파트가 한채당 3~20억이나 하는시대에,
    50세대가 몰려 살면 1000억이나 하는 아파트에 전기품질이 그정도라니 안타깝습니다.
    본인집이기는 하나 흡연과 음악조차 이웃집 눈치를 봐야 하니아이러니 합니다.
    차라리 비쌀때 처분하고 편하게 살수있는곳으로 이주해서 흡연과 음악을 맘놓고 들으면 어떨까 생각도 해봅니다 ㅎㅎ
    그런곳은 전기품질 신경안써도 됩니다.
    그런데 문화시설이 적은게 흠이긴 합니다 .
    비싼 관리비를 내는데 관리실에 항의 품질향상을 요구하는것도 맞다고 생각이 듭니다 .

    현실적으로 어려울까요 ^^;;

    1. ^^

      이 일이 있기 전까지는 그런 환경과 그런 고민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이번 참 TK-600, AK-650이 정말 많은 것을 알려주었고 또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3. 아마도 관리실에 항의하면 미친놈 취급 받을거 같아서 소개해 주신 APC사 멀티탭 알아봤더니 요즘은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거 같습니다.

    그런데 국내 제품으로 “대성 4구 전자파 차단 멀티탭”이란게 있는데 사용자들 평가가 극단을 달리는군요. 극찬하는 사용자도 많고 별 소득없단 평가도 있고 심지어는 과장 광고란 주장도 있습니다.

    혹 여건 되시면 국내 제품 비교 평가 가능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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