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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던 길 소니캐스트 인터뷰

글쓴이 : SOONDORI

SR 님과의 우연한 대화에 의해 그동안 아무 생각이 없었던 이어폰/헤드폰 시장을 바라보게 되었고 호기심에 주먹구구 국내 시장 규모를 추정해보기도 했다.

* 관련 글 : Cresyn Phiaton 그리고 국내 헤드폰 및 이어폰 시장 규모

어느 날 국산 이어폰을 만든다는 소니캐스트의 정체성이 궁금해서 즉흥적인 면담을 요청하였고… 1시간 정도 가벼운 대담을 진행.

○ 회사 배경과 기본 활동에 관한 대화 정리

Sonic + Cast에서 ‘c’를 하나만 남긴 듯한 Sonicast는 2008년에 설립되었다 한다. 현재 이의렬(경영과 제조), 이신렬(설계와 홍보) 형제가 공동 운영 중.

설립 당시는 음향 컨설팅 회사로 출발하였고 현재까지 그 근간이 일부 유지되는 것으로 보이며….  우연히 살펴보았던 음향 대포 LRAD 유사 장치, 초 지향 스피커, 민방위 스피커와 앰프를 만들었다. 현재 디렘(Direm) 브랜드 고급 유선 이어폰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 Direm 개발 중 모델. 잠시 들어보니 스피커를 앞에 두고 듣는 정도의 편안함이 있다. 단, 이 분야 문외한이라 타 사 제품과의 비교는 할 수 없음)

주 소비자는 1) 20대 중심 일반인들, 2) 모니터적 속성 강조하는 스튜디오 작업자, 3) 느낌 중시하는 뮤지션 등급 사용자로 3대 분 할 수 있다.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수만 원대 가성비 추구형 제품과 10만 원대 또는 그 이상 가격대의 디렘 계열 제품을 구분하고 여기에, 컨셉 정립에서 개발에 이르는 과정에서 소비자들과 인터넷을 통해 호흡을 맞추는 홍보 전략을 결합하고 있다.

보급형은 국내 설계 + 중국 제조, 고급형 디렘의 경우 국내 설계 + 창원 소재한 본사 생산라인 제조를 병용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 드라이버 및 하우징 금형 설계가 국내에서 처리되고 있다면 Made In Korea 제품 규정은 지극히 타당하다. 요즘 세상에서, 생산 원가를 고려할 때 나머지 프로세스의 처리 위치 즉, 조립/생산지는 큰 의미 없음.

(▲ 우측은 개발 단계에서 제작된 큼직한 드라이버, 좌측은 축소된 양산형)

○ 국내 시장에 관한 대화 정리

무선 부문은 외산에 완벽하게 점령당한 상태. 유선 부문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그들이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일종의 틈새시장이라고 한다. 앞서 언급된 글로벌 시장 도전 주제는 아무래도 국내 시장의 한계가 있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하고… 아무래도 K-Pop, K-방역 등 자주 등장하는 ‘K’의 위상 개선이 도움이 될 듯. (사업은 타이밍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유통 방법론에 관해서는 역시, 누구도 해결하기 어려운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 +마진, +마진, +마진, 그런 다단계 온/오프라인 유통 구조를 취할 때 최종 소비자 가격이 상승하는 것을 감당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소니캐스트가 온라인 직접 판매에 몰입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또는 영리한 선택이다.

온라인 세상이라… 알바 동원하는 ‘폄하성 세몰이’ 등 뭔가 사업적 관점에서 속 답답한 일이 있을 것이나 더는 질문하지 않음. 모름지기 그 험한 시장 안에는 분명, 정당하지 않은 뒤틀린 판이 있을 것.

(기타 면담자 개인에 국한된 대화, 언급은 생략함)

○ 가벼운 개인 의견

유선 이어폰의 제품화 그리고 판매 등 일렬의 행위에 있어서 주연과 조연이 구분된 조건의, 설계가 리딩하는 모습인데 그만큼 또는 더 중요한 제조나 제조 품질관리, CS 등 타 업무 분야의 충실도가 어떠한지는 잘 모르겠다.

본격적인 제품 출시 3년 차인 모양이고… 엔지니어링 중심 회사와 제품 제작사의 정체성, 활동 속성이 천양지차로 다르다는 점 잘 고려하여 10년, 20년… 좋은 국산 제품 만들어가며 건강하고 튼실한 국산 브랜드로 성장하기를 기원함.


다음은 설계 및 음향 컨설팅 관련된 몇 가지 장비 사진들.

제 산업 분야, 전문 회사들은 이렇게 저렇게 다양한 고가 장비, 거대 체임버 등을 구비하게 되고 흔히 접근 통제되는 공간에 배치하는데 소니캐스트 연구실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어찌 보면 공/사 경계선 없는 대학 연구실 분위기?

 

6 thoughts on “지나던 길 소니캐스트 인터뷰

  1. 백석이면 제법 거리가 있을텐데 수고하셨습니다.
    저음 많던 이어폰 시장에 타도 미제(?)(에티모틱)를 외치며 단번에 일약 스타로 등극한 회사였습니다. LG 쿼드비트에서부터 시작된 국산 이어폰에 대한 기대가 한꺼번에 터져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때 기성세대가 아닌 이어폰/헤드폰 리뷰어들이 대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국내에서도 내세울 만한 기업과 제품이 있다는 것은 전혀 나쁜 일이 아니니까요. 이외에도 이신렬 박사님이 이어폰에 대해 직접 설명하니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때가 소니캐스트 역사상 최고의 마케팅이었습니다. 박사님의 강의-유명 리뷰어의 극찬-당시 경쟁작에 비하면 센세이셔널한 음질. 지금은 리뷰어 분들이 다 빠져나가고 회사만 홀로 남은 상황입니다만.. 아무튼 삼성이 아닌 소니캐스트가 바통을 이어받은 건 의외라면 의외일 수도 있고, 경직된 대기업에서 관심을 갖기 어려운 분야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인 것 같기도 합니다.

    첫작에 대해 과도한 기대가 있었는데, 아시다시피 제조업이란게 하루 아침에 제품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보니 QC문제가 제법 있었습니다. 이후 여러 후속작을 내놓는데 지금까지 처음 제품 이외는 길거리에서 본 적은 없습니다. 한국같은 경우 같은 제품을 개선만 한다면 도태된다는 마인드가 있어서인지 이후 반응은 첫작에 비하면 뜨뜻미지근 한 걸로 기억합니다. 판매량은 상승했다는 것 같은데 일단 제 주변은 그랬습니다. 아무튼 저음을 미세하게 더 줄인다던가 고음을 깎는다던가.. 좋게 말하면 첫 제품이 방향을 잘 잡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개인적으로 로드맵을 더욱 타이트하게 잡았다면 좋았을 거라 생각하는데 이미 지난 일이니 의미는 없겠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중국에서 신생 이어폰 회사들이 대거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신기한 점이라면 하이파이맨 같은 큰 회사의 이어폰이 아닌 신생회사라는 점입니다. 이어폰 시장이 이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때부터 수입업자와 소비자 간 경계가 애매해졌다고 봅니다. 한정된 파이를 먹기위한 암투라고 할까요? 이런 역학관계는 순도리 님도 아실테니 말을 줄이겠습니다.

    현재는 무선이어폰, 고급형 유선, 보급형 유선 +특별 에디션 으로 진행되고 소니캐스트 유튜브를 통해 초기 유명 리뷰어의 PR을 모사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제조 회사다보니 노련함은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대신 부족한 부분은 끊임없는 소통으로 최대한 보완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네이버 카페도 운영중인데 이젠 무선 이어폰으로 다들 넘어가서 그런지 그렇게 활발하지는 않습니다.

    무선이어폰이라는게 전자기기다보니 기성 하이파이 제조사들도 진땀을 빼는 카테고리고, 애플 에어팟이 워낙 잘 나가니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짜더라도 날이 갈 수록 주는 수요를 대비하기엔 무리가 있지 않나 싶네요. 그래서 해외 진출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언제는 안 그랬겠냐마는 점점 음향 산업이 소수의 취미로 남게되는게 눈에 보여서 아쉽기만 합니다.

    1. 안녕하세요?

      글 잘 읽었습니다. 뭘 모르는 시장인지라 제게는 SR 님의 말씀이 상당히 유익합니다. 흥미롭지요.

      이게… 사정과 배경이 따로 있겠지만 아무래도 1인 주도형 비즈니스 모델이 아닐까 싶었네요.

      Mass Production을 상정하는 조건에서,

      설계자가 ‘국내 최고 전문가’라는 톤의 문구를 전방에 미는 것은 당장은 유효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최고’라는 말은 부정형이며 무엇보다 기대 만큼의 실망과 폭락의 위험을 내포하게 되니까요. 적어도 설계와 제조는 국면이 확연히 다르고 ‘음향 공학’이 ‘제품 제조’를 1:1로 담보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자칫 사업 내 제 분야 밸런스가 안 맞을 위험이 있겠고 또…

      특히, 무선 득세의 세상에서 아주 작은 유선 기기 범주에 머무는 게 안전하기는 하겠지만 사업 확장성을 버리는 것이니… 소니캐스트의 큰 고민이었겠습니다. 물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죠. 무선으로 넘어가면 정말 죽기 살기 전쟁터로 가는 것이니… 이것은 소비자가 절대로 강요할 수 없는 일이고요. (무선 이어폰 모델도 있었던 모양인데… 그것은 어찌 되었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n개 취급하고 n명 사람을 대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위험한 일입니다. 대량 양산 사업이 참 어렵죠.

      이런 저런 장점과 강점, 불균형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오디오 분야 중소기업이 열심히 ~ing로 뛰고 있는 모습 생각하면 대한민국 소비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넉넉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헀습니다.

      “언제는 안 그랬겠냐마는 점점 음향 산업이 소수의 취미로 남게되는게 눈에 보여서 아쉽기만 합니다”

      100% 공감합니다. 아쉽고 안타깝고… 뭘 어찌 해야 할지를 모르겠고…

          1. 세심한 글 감사합니다.
            저녁에 읽어보고 해당 댓글란에 늬견 남기겠습니다.

      1. 맞습니다. 현재도 최고라는 수식어에 반감을 갖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도 애매한 언밸런스가 잠재되어 있는 상황인데 이걸 어떻게 타파할지는 저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리버의 AK100이 촉발한 아스텔앤컨의 돌풍은 결국 찻잔속 태풍인 것마냥 아이리버는 드림어스컴퍼니로 바뀌었죠. 하물며 그보다 영세한 회사들은..

        우리 말고도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으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텐데 워낙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확대되는 무선시장) 상황이라 맛이 좀 쌉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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