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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의 역사를 만나다] 고려전자 마샬, 박병윤 (3)

글쓴이 : SOONDORI

이하는 반짝이는 영감을 가진 분과의 소중한 대화, 그 종반부의 정리.

* 관련 글 : [오디오의 역사를 만나다] 고려전자 마샬, 박병윤 (2)

○ 선생님 혹시 그 고려전자 마샬 시절의 사진, 여기에 개발 장면을 찍은 흑백사진은 없으신가요?

■ 난, 참… 그 약점이 하나 있어. 사진을 찍어 놔두는 것, 기록을 해서 놔두는 것은 관심 밖이라. 그래서 내 친구들이 스피커 역사 책을 만들 때 나에게 자문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나 사진이 없어서 일부 대응을 못 했다는 말씀) 그 책이 여기에… (안쪽으로 들어가셔서 책을 찾고)

(▲ 박병윤, 이영동 선생님 외 분들이 발간한 ISBN 없는 서적. 한정판이라는 뜻)

글을 쓸라니까. 그러면 외국의 공장들이 문을 잘 안 열어줘요.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그때 바이어 입장으로 가니까 나나 나를 따라오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걸 다 공개해줘, 사진 찍게 해줘. 뭐, 생산 설비까지, 연구소까지 들어가서 사진 찍는 것까지 허락을 받았거든요. 그러니까 나, 나를 따라서 전 세계를 돌아다녔거든요. (웃음) 그래서 내가 많이 도움이 됐죠. 글 쓰는데. 하여튼 저… 그런 추억들이 아직도 생생해요.

○ 제가 <이영동의 오디오> 사이트 글에 대해서… 저는 학습하고 있는 사람이고 이름 나오는 분들은 대충 내용을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좋은 글 많이 읽어보고 사람들에게 사이트 추천도 하고 그랬습니다.

■ 초창기 분들은 나름대로 자기 하는 일 열심히 했어. 고맙고.

○ 요즘은 스피커도 그렇고 앰프도 그렇고… 사실 중국제의 ‘스며드는 현상’이 있어요. 쉽게 합니다. 음… 보드 모듈화된 것 갖다가 껍데기만 만들고 가격표 붙이고… 그래서 장인정신을 기울여서 직접 하는 곳이 몇 곳 안 되고 그런 것을 보면 좀 안타깝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트랜드가 그렇게 변해가는 것을 어찌할 수는 없습니다.

■ 할 수 없어요. 자연적인 흐름이에요. 역행할 수 없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여기서 유니트까지 개발한다고 하니까 “그걸 어떻게 가능해요?” 한다고.

○ 유닛 개발하시던 중에 사진 찍어 놓으신 것은 없습니까? 아니면… 유닛을 찍고 싶은 것이죠.

■ 그렇게 해 놓고 대기하고 있는 것은 없지요. 하나를 뜯어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럴라면 고~럴 때 내가 “요런 거 사진 하나 찍을래요”하고 갖다 놓고… (이후 몇 마디 말씀을 더)

○ (웃음) 아닙니다. 즉석에서 말씀드린 것입니다. 이것 다 선생님께서 만드신 것이죠?

■ 예. 물론이죠.

○ 아, 제가 바보 같은 질문을 했네요.

■ 제가 만들어서 실험을 하고 있어요.

○ 직접 다… (앞쪽 스피커들을 보면서) 이것 좀 찍어도 될까요?

■ 물론이죠. 장소가 비좁아서.

○ 아닙니다. 멋진 공간입니다. 저도 가끔 땜 잡고 뭘 하고 그렇습니다만 어지러울 때가 많습니다. 개발실 분위기는 다 그런 것 아닌가요?

■ (눈앞 현물에 대한 소소한 대화가 이어짐) 저는 가만히 보니까 스피커 유니트가 반을, 소리의 반을 좌우하고 통의 설계가 나머지 반에 영향을 주고. 그래서 간단하게 통 반, 유니트 반이라고 간단하게 넘어가는데… 하여튼 어떻게 보면 유니트가 한 60%까지 소리의 질을 좌우하는 것 같아요.

○ 저도 그런 것 같은데요? 절반은 넘지 않습니까?

■ 쬐~끔 넘는 것 같아요. 쉽게 반반이다. 통 잘 만들어라. 통을 잘못 만들고 그다음에 유니트 탓하지 말아라. 통도 그렇게, 조금 덜 신경 쓸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건 제대로 통을 만들어야… 재료, 공법, 사이즈, 포트 설계, 거 제대로 해야 하거든. 그런데 그것보다는 “거… 유니트 좋은 것 갖다 끼우면 소리 다 잘 나오지!” 하는 데 안 그래. 통은 참 중요한 부분이다.

(시선을 돌려, Oval 타입 유닛을 쓴 컬럼 스피커를 바라보시며) 저기 보면 타원형이 줄줄이 있는 스피커… 저거를 똑같은 것을 두 개 쌓아 놓고 측정을 해보면 희한한 현상이 일어나요. 어떻게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아침에 나와서 스케치를 하고 CNC 하는 집에 가져가서 “야, 이렇게 요렇게 만들어서 실험용 통을 만들어보자” 했고 측정을 해보니까… 야, 역시 그 소리라는 게 묘하구나. 스피커 통을 어떻게 설계하는가에 따라서 지향성이 왔다 갔다 하는구나. 지향성이 왔다 갔다하니까 소리의 전달 능력이라든가… 확확 달라지는구나. 누가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저걸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설치하는가에 따라서, 그 용도에 따라서, 엄청 차이가 나는구나.

나도 저거 하면서… 재미있다. 저거 응용할 데는 큰 강당, 큰 교회, 넓은 장소… 많은 사람이 한 자리에 앉아가지고 앞에서 들으나 약간 뒤에 가서 들으나 소리 차이가 덜 나도록. 응?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 영어로는 니어필드 이펙트라고 하는데 그 이펙트가 상당히 멀리까지 나가는구나. 그래서 저, 언젠가 그런 대중 집회 같은데… 필요한 사람에게는 저걸 가르쳐주어야겠다.

(▲ 컬럼 스피커의 디자인 특허 예. 1988년 9월 출원)

○ 굉장히 오랫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 이론적으로 아, 왜 그렇게 되는가 이해가 되요. (잠시 정적) 저걸 보면서 지난 시절의 에피소드가 하나 생각나는 게 있는데… 일본에 확성기를 잘 만드는 집이… 고베에 본사가 있는 ‘도아뎅끼’, 나쇼날… 또 한 서너 집이 전 일본 시장의 삼 사 등분을 해서 팔고 있는데 도아뎅끼 사장이 한 번은 충무로, 그 당시에 기쁜소리사가 있었어요. 김 회장이 내 학교 선배님에요.

“동생 시간 나면 한 번 도와줘”, “뭘 도와드릴까요?”, “내가 지금 열심히 KBS에 납품을 하는데…”, “뭘 납품하는데요?”

온갖 것 다 한데. 그중에서 소모품이… 7인치 녹음 테이프가 엄청 들어가더라고. 다른 테이프는 못 쓰고 스카치만 납품해 달라고 한데. 그것을 하려니까 수입면장이 없으니… 스카치는 전부 미군 PX에서 나오는데 법에 걸려서. 나보고 미국이든 어디든 가장 싼 오픈 릴 테이프를 수입하고 수입면장을 나에게 좀 주고 물건도 주라고 하더라고. 당시 대 선배인데 “부탁하시면 그렇게 해드려야죠” 했지.

그래서 내가 외국어가 되니까 7인치를 한번에 몇백, 몇천 개 주면 그걸 그대로 소모해요. 그 심부름을 내가 했다고. 그 양반 좋아해요. 나 때문에 그걸로 꽤 돈을 버니까. 하여튼 그렇게 해서 오디오 쪽을 조금 더, 충무로 쪽에 있을 때 접하게 되었죠. 그 양반 덕분에. 그 양반이 주로 초창기 박통 때, 왠만한 청와대 일은, 행사가 있을 때 기쁜소리사가 나가서 하고 그랬어요. 대단했다고.

(▲ 1967년 5월 2일자 동아일보 광고. 기쁜소리사는 뉴스에 자주 등장했다. 그 시절이 그렇고 그래서… 출처 : https://newslibrary.naver.com/viewer/index.nhn?articleId=1967050200209202019&editNo=2&printCount=1&publishDate=1967-05-02&officeId=00020&pageNo=2&printNo=14011&publishType=00020)

하여튼 그때 기쁜소리사가 ‘도아뎅끼’ 한국 대리점이 되었어요. 그때 일본 사장이 왔다고…

“어이~ 동생, 도아뎅끼(*) 사장이 왔는데 빨리 와서 인사나 하라고” 쫓아갔더니 사장이 “일본에 들르면 저희 회사 한 번 방문해 주세요”하며 응? 명함을 주더라고.

* (내용 추가) 선생님 말씀의 도아뎅끼는 현재의 TOA Coporation(東亞 + 電氣)으로 판단된다. 1934년 나카타니 쯔네타로(Nakatani Tsunetaro)가 고베시 인근에 설립한 마이크, 메가폰 등을 생산하는 소규모 가족회사에서 시작, 직원 3천여 명의 어엿한 상장기업이 되었다. 주력은 특수 PA. 아래는 TOA TZ-105 컬럼 스피커. 기타 정보는 https://www.toa.jp/profile/history/1934.html.

○ 그렇게 명함을 주는 게 흔치 않은 일이지요? 요즘이야 쉽게 돌리지만…

■ 대리점을 준 김 회장하고 친하니까. (나중에 일본에) 갈 때 내가 만든 방송용 스피카를 하나 자랑삼아… “이거 좋으면 한번 일본에서 팔아줘” 샘플 두 개를 가져갔다고. 그랬더니 연구실장을 사장실로 부르더라고. “야, 한국에 있는 우리 대리점 사장의 친구, 박 아무개가 와서 이것 들고 왔는데 오늘 저녁에, 집에 좀 늦게 가더라도 이거 분석해서 출근하자마자 나한테 데이터 좀 내놓으라고” 그리고 나에게 다음 날 아침에 와서 당신 물건 분석한 거 한번 보라고. 나도 궁금했죠.

참 일본 사람들은 정직한 게 있다니까. 다음 날 사장실에 가니까 보고하러 왔어요.

“사장님, 어젯밤에 다 분석하고 이렇게 표로 만들어 왔습니다. 결론은 우리가 지금 만들고 있는 것보다 한 단계 위 물건이 나왔네요. 정말 부럽네요”

어? 그러더라고. 나도 기뻐서… 

“사장, 그렇게 좋으면 내 물건 좀 갖다 팔아줘요”
“아이고 ~ 사장님, 팔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일본 시장은 폐쇄적이어서, 특히 Made in Japan 아니면 정부가 아예 안 사줍니다. 내가 팔아주고 싶어도 안 팔립니다”

그러면서 이야기가 그래요. 

“저…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그거 들고 가지 말고 그냥 우리에게 주고 가세요”
“왜 그래요?”
“내 솔찍하게 이야기할께. 우리 직원이 좋다면 확실하게 좋은 거야. 그러면 이걸 그대로 카피해서 우리 회사 제품으로 해서 우리 시장에 팔고 싶은데 당신이 허락해주면 카피하겠다”

그렇게 했더니 일본 시장이 다 내 모델로 따라와. 내가 혁명을 일으켰다니까. 한국 제품이 일본 시장이 다 바뀌고 일본 시장이 그러니까 전 세계 시장이 그렇게 바뀌더라고. 내 모델이… 야~

○ 그게 무엇입니까? 모델이…

■ 콜럼(Column) 스피커라고. 그때 5인치짜리를 기가 막히게 만들었거든 내가. 그거이 뭐인가 하니… 내가 잊어버리지 않는데 스웨이(Sweico) 꺼. 독수리 전축의. 조 사장이 나한테… 들고 다니는 라디오 카세트 있잖아요? 하나에 스피커 두 개씩 들어가는… 그거를 계약해 놓고는 납품하러 가니까…

“야, 삼미가 얼마에 들어왔는데 당신하고 계약한 단가가 더 높아. 그러니 삼미 가격으로 하면 내 받아줄게”
“조 사장이 미쳤나? 계약한 거는 계약한 대로 하고 다음에 할 때는 삼미하고 해. 응? 이거 만들어 놓은 거 다 가져왔는데, 차에 싣고 왔는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욕을 해주었지. 

“이런 **가 다 있나? 당신하고 거래 안 할 테니까…”

결국 직원을 불러서

“내리는 거 중단해. 트럭에 도로 실어!”

햐, 3만 개를 싣고 돌아오면서…

○ 허걱! 3만 개요?

■ 20만 개를 준비했죠. 왜? 10만 대분을 주문했으니까. 이러다 회사 망한다. 잠도 안 자고 혼자서 며칠을 고민하다가 새벽에… “그래. 내가 지금 만들고 있는 콜롬 스피커에 들어가는 것 대신에 스웨이에 납품하려던 5인치를 거기에 잡아넣으면 더 고급이 되는데?” 그랬을 때 어떤 성능이 나올까 해서 그다음 날 아침에 개발과에 이야기해서 “야, 지금 만들고 있는 것 빼버리고 스웨이 납품하려던 것 갖다 놓고 배선을 이래저래 요렇게 한번 만들어 봐”

깜짝 놀랄만한 성능이 나오더라고. 여태까지 못 보던 특색이 나온 거예요. “그러면 이거를 가지고 시장에 한번 던저주라. 업자들에게” 하니 업자들도 똑같아요. 삼미하고 두 개 갖다 놓고 비교해보니까 하늘과 땅 차이가 나더래. 그래서 내 꺼만 나가고 삼미 꺼는 안 나가고. (웃음) 나는 도리어 알멩이로 안 팔고 시스템으로 파니까 돈을 더 벌었어. (웃음)

야, 이렇게 세상이… 저… 지옥을 갔다가 천당을 갔다가… 이럴 수가 있구나!

내가 약이 올라서,

“조 사장 지금 자리에 있어?”
“나 보기 싫어서, 원수 같을 텐데 왜 전화했어?”
“아냐, 당신 얼굴 좀 봐야겠어”

그 양반이 어디에 있었냐면 동대문 바깥으로 더 나가서, 워커힐 옆(=현재의 구리시로 확인)에 있었는데… 거길 갔더니,

“어떻게 여길 왔나?”
“야, 아무래도 내가 당신한테 술을 한 잔 사야겠어”

그랬더니 깜짝 놀래.

“너 때문에 내가 돈을 벌었어! 네가 날 안 받아주니까, 내가 살려고 만들다 보니까 희한한 물건이 나와 가지고. 팔아보니까 이게 더 짭짤하고 좋네. 네가 안 사준 게 얼마나 고마운지. 그러니 내가 술 사줘야 될 꺼 아냐?”

약이 올라가지고… 

○ (큰 웃음) 정말 약 오르겠네요.

■ 일부러 그랬지. 그때 얼마나 상처를 받았다고.

○ 그건 정말, 제가 입장 바꿔 생각해도 “장난치나?”입니다. 엿 먹으라고 하는 행동이죠.

■ 회사 망하라고 하는 거에요. 그래 가지고 그거 가지고 대 히트를 칠 때, 내가 그걸 가지고 일본 도아뎅끼에 가져갔을 때 그 사람들도 똑같이. “햐 이게 어떻게 이렇게 나오지?” 그러게 내가 생애에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게 그 모델 하나, 그다음에 지금 3인치 나와 가지고 그 오디오 정말 제대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렇게 나왔지?” 하는 게… 내 생애 두 번째 일어난 것 같아요. 음. 뭐인가 그런 기회라는 게 자주 오는 게 아닌데… 평생에 기회가 세 번 정도 온다고 하는 이야기가 어찌 보면 나를 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그 노무 스웨이꺼 납품하다 빠꾸 맞고 죽을, 내 회사를 걷어 치우느냐 망하느냐, 정리하느냐…

* 관련 글 : [제품소개] 마샬전자 음향연구소 K-3 풀레인지 스피커

○ 그러게요. 사업하는 사람들은 늘 겪게 되는… 잘 되는 피크점에 갑자기 찾아오는 밑바닥이라는 게 그렇죠. 그런 일이 여러 번 있었겠지요?

■ 네, 네. 여러 번 당하면서 야, 내가 참 명도 길다. 응? 그래서 야, 그래도 그 고비 고비 잘 넘겨가지고 도리어 그것이 나에게 힘을 주었고. 야, 뭐인가 참 고맙다. 어찌 보면 조 사장이 나에게 은인이다. 단련시켜 주고 기회도 주고… 그러니 술을 사야죠. 술도 크게 사야죠! (큰 웃음. 정말 거~하게 술을 사신 것인지, 이후 화해는 하신 것인지는 미처 묻지 못함)

○ 그 아슬아슬한 감정이라는 것은 사업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에요. (웃음) 그렇게 많은 수량을 만들었는데, 운전하고 가서 문 앞에서, 그렇게 빠꾸 맞는 것은 말이 안 되는데요. 상도의가 문제가 있었네요.

■ 그때는 내가 젊었으니까 용기, 배짱도 아닌 배짱, 감정에 의해 “트럭에 다시 실어!” 응? 그거 말도 안 되죠. 그런데 도리어 나한테 그런 행운이 왔어. 참 재미있어.

○ 제가 갖고 있는 150DLX를 보면 톤이 약간 높습니다. 문화방송에 모니터링 스피커로 납품했다고 하고… (이런저런 설명. 그러나 기억은 못 하심) 방송국 모니터링용과 음악 감상용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네트워크를 보니까 굉장히 좋아요. 그다음에, 이것은 특수 목적 스피커라서 방송국에 들어간 것이지… 그래서 톤 다운을 시킨 다음에 잘 듣고 있습니다. 진득한 소리가 나오더라고요. 유닛이 좋구나. 마감도 너무 좋습니다. 특성만 방송국 마이크 그러니까 남자 여자의 목소리가 잘 들리게 설계가 되었구나. 그래서 이것은 박병윤 선생님께서 의도하고 만드신 것이다라고…

■ 바로 그것이… 그 BBC LS-3/5A가 원래 BBC가 설계할 때 목소리 위주로 설계한 것이에요. 아나운서 멘트를…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음악 듣는 것보다 보컬 듣는 데 맞습니다.

○ 네. 첼로 연주나 보컬이 훨씬 더 잘 전달되는… 저는 그게 의도되었다고 생각한 것이죠. 사람들은… 그게 몇 개 남아서 국내 돌아다니고 있을 것인데요.

■ 별로 없을 껀데?

○ (모든 고려전자 마샬 제품이 그렇듯) 굉장히 희귀한 거예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다 까고 사진 찍고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 게 재미있는데요. 그래서 마지막 결어로 “Semi PA에 준하는 것으로 모니터적이다” 라고 적었습니다.

■ 하여튼… 일본 도아뎅끼에 두 개를 가져가서 사장도 놀라고 그 연구소장도 보고하면서 깜짝 놀라고 “어떻게 일본 제품보다 더 좋은 게 한국에서 나왔지요?” 그렇게 놀라면서… 햐, 아쉽다. 우리가 당장에 팔지 못하면서 카피해달라고 사정하는 것을 기대하지 못했거든요. 그것은 양심적이고 정직하다는 것이에요. 하라고 했다고. 당신에게 도움이 되면 하라. 왜? 그 양반 부인이 한국 사람이에요. 내가 속으로, “내가 당신 도와주는 게 당신 부인 도와주는 거 하고 똑같은 거야” (웃음) 하여튼 그런… 내가, 다른 데 가서 듣기 어려운 에피소드를 이야기해드린 것 같습니다.

* 관련 글 : 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고려전자 마샬 MINI-150DLX 스피커 (1)

○ (앞쪽을 보고) 아…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이런 것이 세미 양산을 하고 계신 제품이지요. 나머지는 테스트용으로 만드신 것이고요.

■ 예. 재미있어요. 이렇게 만들면 잘 안 되는 것도 있고 되는 것도 있고 어떤 때는, 시간이 많이 걸려서 어느 수준으로 올라가는 것도 있고. 참, 스피커가 설계하는 대로 딱딱 나와주지 않고 참 어려운 분야구나.

○ 그럼요. 저는 몇 번 DIY 수준으로, 공부하면서 만들어 봤는데요. 그러면서 추론을 해봅니다. 진짜 스피커를 정확하게 공부하고 만드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겠구나 많이 느끼곤 합니다.

■ 가장… 오디오 기기 중에서, 가장 낙후된 기기가 무엇이냐. 앰푸는 정말 좋아졌어요. 돈 조그만 투자하면 확확 좋아져요. DAC도 좋아졌죠, 음원도 좋아졌죠. 얼마나 많이 발달되었는지 몰라요. 제일 못 따라가고 있는 게 스피커에요. 그것에 가장 단적인 것이 에너지 변환 효율이 가장 나쁘고. 전기 에너지가 운동 에너지로 변환되는 과정에서 손실이, 대충 90프로가 운동 중에 열로…

○ 네. 진공관 얼마, 트랜지스터 앰프 얼마, D-클래스 앰프 95프로… 그렇게 열로 사라지죠.

■ 그게 제품입니까? 전기 제품으로서는 제일 후지죠.

○ 꽝입니다. 꽝. (웃음)

■ 꽝이죠. 이걸 어떤 젊은이라도 똑똑한 사람이 나타나서 확… 그게 불가능할까? 나는 그것 보고 세상 떠나기에는 너무 일찍 태어났구나. 내가 젊다면 한 번 무슨 방법이든 찾아볼텐데.

○ 정말 대단하세요. 여전히 미래지향적인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신다는 게. 제가 설혹 선생님 나이가 되었을 때… 저는 사실, 나이 한참 많은 분하고 대화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약간 폐쇄적인 성격에서 많이 바뀐 것인데요. 모르는 분에게 넉살 좋게… 제가 스스로 요청을 했지만 참 신기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귀도 잘 들리시는 거잖아요?

■ 복 받았죠. 어떤 훌륭한 엔지니어가 나오고, 어떤 아주 전문적인 음향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나와서 스피커 쪽을 확 변화시켜주면 좋겠는데 가장 낙후된 분야를 왜 이리 못 하나. 하여튼… 그런 변화를 보고 싶어요. 그러기엔 내 남은 인생이 짧은 것 같아요. (어린아이처럼 큰 웃음)

둘이 함께 하하하~

자, 여기까지. 이후의 소소한 대화는 생략한다.


○ 다음은 ‘마-샬’을 종축으로 하는 그동안의 이력. (내용 추가, 2021.06.11) 현 시점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샬음향(대표 임채호)’과 선생님이 언급하신 ‘마샬전자’는 법적 실체가 다르다. ‘마샬전자’의 ‘음향연구소’가 따로 있는 것.

* 관련 글 : 2001년, 주성대학교 스피커음향기술혁신센터의 활동

○ 다음은 ‘마-샬’ 상표권의 변동 이력. 한때 특허 소송이 있었다. 그 내용도 생략.

○ 다음은 출원일을 기준으로 정리해본 여러 활동. 검색 키워드는 박병윤 또는 고려전자주식회사. 그렇게 쉬지 않고 열심히 사셨던, 살고 계시는 분이다.

[ 발명특허/실용신안 출원 실적 ]

– 스피커, 1976.06, 박병윤
– 음질향상용환체를매립한스피커, 1977.07, 박병윤
– 폴피스를분리조립되게한스피커, 1977.09, 고려전자
– 스피커씨스템, 1981.07, 고려전자
– 스피커의자기회로요크의제조방법(THE MAKING METHOD OF MAGNETIC YOKE FOR SPEAKER), 1982.04, 박병윤
– 방수형콜럼스피커, 1983.03, 고려전자
– 차량용간이방송기구, 1983.04, 박병윤
– 쎄라믹돔형고음스피커, 1984.12, 고려전자
– 단일복합형스피커, 1984.12, 고려전자
– 콜롬스피커의조립식전면판, 1988.06, 박병윤
– 진동판을일체로형성한스피커, 1989.01, 박병윤
– 스피커시스템, 1989.06, 박병윤
– 수중용스피커, 1990.07, 박병윤
– 보이스코일을평판상으로형성한다이나믹형스피커(DYNAMIC SPEAKER), 1991.09, 박병윤
– 진동발생기(VIBRATION GENERATOR), 1994.02, 박병윤
– 구면파로 재생되게한 콜롬형 스피커(SPHERICAL WAVE REGENERATING SPEAKER OF COLOM’S TYPE), 1997.05, 박병윤
– 스피커캐비넷, 1998.07, 박병윤
– 원통형진동판스피커(A DEVICE OF SPEAKER DIAPHRAGM), 1998.06, 박병윤
– 저음 스피커(Subwoofer), 1999.03, 박병윤
– 분실방지용 경보기(THE ALARM DEVICE WHICH PREVENTS AN ARTICLE FROMMISSING), 2000.09, 박병윤
– 압전 스피커(piezoelectric speaker), 2004.06, 박병윤
– 재난시 인명대피 비상방송용 스피커 및 그 제조방법 (A speaker for emergency broadcasting and a method for making the speaker), 2009.07, 박병윤

[ 디자인 등 출원 실적 ]

– 마-샬 최초 상표권, 1975.02, 박병윤
– 스피커케이스, 1979.11, 고려전자
– 스피커케이스, 1979.10, 고려전자
– 스피커케이스, 1980.01, 고려전자
– 스피커케이스, 1982.03, 고려전자
– 스피커케이스, 1983.01, 고려전자
– 스피커케이스, 1983.03, 고려전자
– 콜롬스피커, 1988.09, 박병윤
– 천정현가용스피커, 1989.06, 박병윤

 

3 thoughts on “[오디오의 역사를 만나다] 고려전자 마샬, 박병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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