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8비트 CPU로 명성을 날린 Zilog(*)社의 Z80. 1976년에 소개된 후 온갖 전자장치 특히, 많은 가정용 게임기에 널리 사용되었다. 대비되는 경쟁 제품은 Motorla MC6800, Intel 8080이겠고 다양한 클론 제품이 전 세계 이곳저곳에서 생산되었으며…
* 1974년, 인텔에서 8080을 설계했던 Federico Faggin(1941년~)이 설립한 회사. 현재에도 종속한다. 공식 사이트는 www.zilog.com.
(출처 : https://twitter.com/hashtag/z80)
(▲ 소련에서 마지막 생산되었다는 Z80 클론의 내부. 출처 : https://zeptobars.com/en/read/z80-cmos-KR1858VM3-transistor-integral-belarus)
그렇고… 어디에 쓰였을까?
○ 무한 수량의, 컴퓨터를 빙자한 게임기에서
MSX Computer. ‘MSX’는 1983년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본 ASCII가 정한 일종의 컴퓨터 제작 기준이다. 그래서 Microsoft Extended의 축약어를 쓰고 MS-DOS를 변형한 마이크로소프트 MSX-DOS를 사용.
(▲ 금성사 FC-200, 출처 : https://www.ebay.com/itm/284452583756)
(▲ 대단한 기업 비밀이랍시고 Z80 마킹을 밀어버린 도시바 HX-10 보드. 출처 : https://www.nightfallcrew.com/wp-content/gallery/toshiba-msx-home-computer-hx-10/)
아래는 유튜브 Wild Penguin 님이 만든 동영상. Z80이 사용된 금성사 MSX FC-200 컴퓨터와 MSX-DOS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 많이 느림? 요즘 시각으로는 그렇지만 그 시절에는 최적이었음. 클럭은 3.58Mhz으로 거의… 빈티지 디지털 튜너를 돌리는 수준이다)
* 관련 글 : 개인용 컴퓨터의 조상 KENBAK-1, 그리고 IBM PC와 사운드
○ 그럴듯한 PC KIT에서
1979년 Wireless World 잡지.
○ 꽤 복잡한 신세사이저에서
롤란드 Jupiter-8. 대충 생각해도 할 일이 많겠다.
* 관련 글 : Moog, 전자악기의 명가
(출처 : https://i.ytimg.com/vi/5KV2O9bphM4/maxresdefault.jpg)
○ 다양한 교육 현장에서
Z80은 대학교육의 기본 소재였고, 기억을 더듬으면 책방 기술서적 코너에 관련 책들도 많았더라. 가장 짧은 시간 안에 미로를 탈출하는 ‘마이크로 로봇 경연대회’가 오랫동안 개최되었으며, 문뜩 관련된 ROM 라이팅 장비도 생각나고…
(출처 : https://www.yumpu.com/en/document/read/16800753/z80-second-processor-user-guide)
(https://dl.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199311/S199311N014_img_01.jpg)
○ 계측과 제어 분야에서
분명히 여러 사례가 있을 것이나 당장은 확인할 수 없음. 추후 사례를 발견하면 업데이트. 꿩 대신 닭으로… 아래는 오토-레인지 멀티미터에 사용된, 4비트급으로 추정했던 1970년대의 국산 KMI 마이크로컨트롤러. Z80 탑재 계측기는 쾌속 8비트이니까 그보다는 더 복잡하고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해야만 할 것.
* 관련 글 : Keithley 168 멀티미터와 Made In Korea 부품
○ 우주 개발 분야에서
우주 방사선 노출을 염려하는 우주 개발이나 매우 안정적인 제어가 필요한 원자력 분야에서는 느리고 강인한 CPU가 필요하다.
낮은 속도는 기본이고… 회로 선폭이 크고 외란에 최대한 영향을 받지 않으며 싸고 양도 많은 CPU가 좋다. 인텔 8086/8080, 자이로그 Z80 등… 아주 오래전, NASA 관계자들이 고물상처럼 그런 것을 수집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래는 대기 중 산소, 물, 기타 기체의 응집체를 측정하는 <차동 흡수형 LIDAR(Differential Absorption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시스템>에 Z80을 사용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던 1984년의 NASA 공개 문서.
(▲ 지구 또는 행성의 대기권에 레이저를 조준하고 돌아오는 반향 신호를 보고 성분을 검출한다)
NASA Contract Report – Z80 CPU
참고로 화성 탐사용 큐리오시티에 PowerPC 750 칩이, 허블 망원경에는 인텔 486 칩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역시… 원론에 충실해야 하는 기기는 최대한 천천히 작동하는 게 장땡이어요!”
○ 마지막으로 오디오 분야에서는?
1970년대~1990년대에 출시된 빈티지급 오디오에서, 아주 복잡한 지능형 리시버도 아닌데 자일로그 Z80를 쓴다?
적어도 경제적 관점에서는 큰 무리가 따른다. (1979년에 개 당 11파운드, 우리 돈으로 1만 8천 원이니 엄청난 고가). 일천한 경험이지만 그런 것 본 적이 없고 찾아봐야 당연히 없을 것. NASA보다 더, 느릿느릿 움직이는 빈티지 오디오 제어계에서는 4비트 처리 + 수 Mhz 이하 클럭 조합이면 족하다. 물론 최근에 나온 다기능 오디오, 다기능 리모컨 등은 워낙 하는 일이 많으니까 예외.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ebay.co.uk/itm/184015133525)
* 관련 글 : Toshiba TC-9147BP, 디지털 튜너 컨트롤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