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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T-537/ST-737 카세트 라디오, Made in Korea

글쓴이 : SOONDORI

“고맙습니다” 아래는 2023년 04월 23일, 김형용 님께서 탐색 단서를 제공해 주신… 그 시절에는 상당한 고가였을 삼성전자의 수출형 대형 포터블 카세트 라디오.

(마란츠 CRS-4000 스펙 참조하여 종합) AM/FM/SW(6~18Mhz)/Tape, Normal/FeCr/CrO2, Dolby 적용 미확인, 채널당 출력 2W, 2 웨이 스피커, 483mm × 248 × 149, 7.4Kg, 최소한 1980년 이후 국내 판매.

(▲ 국내에 유통된 ST-537. 기기 좌상단의 구형 삼성전자 로고에 주목. 이상 출처 : https://www.soriaudio.com/index.php?mid=radio&document_srl=19958841)

(▲ 해외 수출된 ST-537. 출처 : https://stereo2go.com/forums/threads/cool-stuff-for-sale-mega-thread.3023/page-28)

(▲ 소중한 가치를 담은 상위 버전 ST-737의 홍보물. 다이얼 Knob을 측면에 배치한 게 특이점.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https://stereo2go.com/forums/threads/the-ultimate-marantz-superscope-unix-boombox-thread.2590/page-3)

이하는 김형용 님의 이메일에 담긴 코멘트이다.

아래 링크는 미국 슈퍼스코프에 소속되었던 시절의 마란츠가 만든 붐박스와 삼성이 만든 ST-573가 거의 동일하다는 올드 마란츠 팬들의 의견이 담긴 페이지입니다.

https://stereo2go.com/forums/threads/the-ultimate-marantz-superscope-unix-boombox-thread.2590/page-3

마란츠는 1964년, 미국의 극장 장비 회사 슈퍼스코프에 매각되었습니다. 슈퍼스코프사 사장이 단가를 낮추고 일본의 무역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일본 스탠더드무선공업사의 지분 50%를 매입하고 일본식 다량 생산 체제하에서 마란츠와 슈퍼스코프 로고를 단 카세트 녹음기, 리시버 등 오디오 기기를 생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용 수정, 2023.04.30)

그리하여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오일 쇼크를 거치고 1980년 필립스에게 지분을 넘기기 전까지 무차별적으로 제품이 쏟아져 나왔던 걸로 알고 있으며, Designed in USA, Made in Japan 명판을 박은 것은 다 그 시기의 제품들이었습니다.

월남전과 미군 PX를 통해 어마어마한 양의 일제 오디오가 판매되었고 이때 마란츠도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모회사 슈퍼스코프의 연이은 적자로 결국 필립스에게 일본 생산시설과 아시아, 유럽의 판매권을 넘기게 된 것 같습니다. (내용 추가, 2023.04.30)

슈퍼스코프는 극장 장비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일본의 외환반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 같은 방법으로, 일본 스탠더드무선공업사와 협업, 수입/수출을 처리하여 일본의 외환 규제를 피해 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내용 수정, 2023.04.30)

그런데 그 시절의 슈퍼스코프 제품에 일본뿐만 아니라 대만 생산분도 상당량이 있는 것으로 보면 일본 스탠다드사가 물량을 맞추기 위해 대만에도 일정량 재하청 준 모양입니다.

링크에 있는 글을 읽어보니 주류 의견은, 삼성이 마란츠에 납품한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100% 동일한 제품도 아니면서 또… 그러면서도 거의 차이가 없는 걸 보면, 어떤 경로로든 일본으로부터 기본 설계자료 받아서 자체 생산/판매한 것 아니겠냐는 식의 의견이 있네요.

위 글에는 영화 세상에 뿌리를 두었고 소니와 연합하기도 했던 미국 슈퍼스코프社와 (사실상 창업자 ‘사울 마란츠’의 미국 마란츠(1953년~1964년)와 무관한) 일본 마란츠사社의 역학관계가 잘 설명되어 있다.

대충 떠돌다가 일본에 넘어간 것으로 치부했는데… 절세 목적 협업거래가 언급되었다는 점, AM 라디오 때문에 익숙해진 일본 스탠더드가 주요 거래자로 개입된 점이 특이하다.

* 관련 글 : Marantz Model 2 진공관 파워 앰프

첨언으로서, “삼성전자가 어떤 경로로 설계도를 받았을까?”, “왜 받았을까?”에 대해서 상상해보면…

1) 국내용 ST-537, 수출형 ST-737의 구형 삼성 로고가 1980년부터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그러니까 슈퍼스코프가 필립스에게 권한을 넘긴 이후에 나온 기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ST-537과 ST-737이… 삼성전자와 필립스 또는 삼성전자와 일본 마란츠와의 정식 계약하에 진행했던 <유럽 시장 지향, 병행형 돈벌이 협업’의 흔적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필립스가 유럽 기업이니까 더.

2) 1980년대 삼성전자의 유럽 쪽 활동이 빈번했다는 점에 착안하면 마구 찍어내고 그쪽으로 보내고 일부를 국내에 유통했을 것이고.

3) 설마 유효 기간이 얼마 안 남은 1970년대 말 설계도 두 종의 끝물 울궈먹기 계약이었을까? 글로벌 거래인데 그럴 리 없음. 분명히 어떤 B2B 교환 꾸러미가 있었을 듯하고… 혹시 삼성전자 포터블용 IC 패키지를 가지고  무엇을 의도했을지도 모를 일. 뭐… 그 시절의 직접 관여자만 알 수 있는 내용이겠지만.

4) 하다가 보면 다 비슷해질 것인데… 금성사 TCR-131 카세트 라디오가 슈퍼스코프 CR-1200과 매우 흡사하다는 게 신기한 일이다. (절환 스위치 몇 개 바꾸는 것쯤이야… Piece of Cake)

* 관련 글 : 금성사 TCR-131 카세트 라디오, 연작들

(내용 추가) 위 모델은 삼성전자 RC-305, RC-F15N과도 같은 모습. 이거 참, 금성사와 삼성전자라니… 혼란스럽다.

온갖 브랜드로 TCR-131을 납품했던 금성사와 슈퍼스코프가 연합한 것이 맞다면, CRS-4000의 일부 물량이… 겸사겸사 유럽 시장을 염두에 두고 One of Them인 삼성전자에게 OEM 위탁되었을지도 모를 일?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는 게 합리적인데… 아무튼, 그러면 ‘거창한 B2B 거래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거창한 상상’은 무효.

한 두 종만 만드는 게 아닌데… 혼수품 잔뜩 사던 시절이 도래하기 이전 시점에, 해외 기업과의 거래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가뜩이나 작고 좁은 1980년대의 국내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오디오 제품을 만드는 것은 정말 바보짓이 된다. 잠시 기억을 더듬어보면 대부분의 1980년대판 국산 오디오가 그런 연합 케이스의 결과물이었다는 생각.

* 관련 글 : 삼성전자 ST-575/ST-775 카세트 라디오, Made In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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