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에 감상했던 히스토리 채널의 어떤 다큐멘터리에서,

카자흐스탄 북쪽 끝, 황량한 지역에 스텝노고르스크(Stepnogorsk)라는 도시가 만들어졌습니다. 인위적인 공간. 구 소련의 탄저균 등 배양 시설이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걸리면 다음 날 죽는다는 탄저균을, 전 세계인를 몰살할 수 있을 만큼인 300톤까지 생산할 수 있었다는...



몰락한 소비에트 유니온의 통제력이 약화되면서 상당량의 생물 무기들이 그곳에 방치되어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라고 합니다. 시설에 침입하여 무엇을 가져가려는 자의 통제도 엉망이고 망가진 냉장고 안에 깡통 몇 개, 깡통 안에 봉입 유리관 몇 개를 보관하고... 그렇게 감염력이 대단한 균들이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다고 하니...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이후의 어떤 장면에서,

한때는 그 나라의 최고급 인력이었던 어떤 미생물학자가 중고 장터에서 별 것 아닌 물건을 팔고 있습니다. 그녀는, 달리 살아갈 방법이 없는데 어찌 하겠냐는 푸념, 아니 큰 한이 섞인 말을  내뱉습니다.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누구라도 그렇게 답답해할만 합니다.

그런 나라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많은 이를 죽이고 연료와 식량 등 수출에 훼방을 놓고 채석장 돌로 만든 스피커의 수입을 포함하여... 경제 교류가 활발했던 핀란드와 으르렁거리고, 전 세계를 힘들게 하고 스스로도 어려워진 상태가 되었으니...

마찬가지로 미국의 아프카니스탄 침공, 소말리아 침공, 이라크 침공은 부당하지 않았냐? 미국이 했던 짓이 더하면 더했지 나을 게 없습니다. 가끔 미사일, 폭탄을 소모해야 한다는 논리로 어떤 일을 벌이기도 하지요?

어쨌든 국산복합체 미국에게는 전쟁을 치룰 돈이 있습니다. 그러나 1991년 이후, 현재의 러시아는 확실히 돈이 없습니다. 푸틴과 푸틴과 결탁한 '올리가르히'들만 돈이 있습니다.

푸틴이 전쟁에 쏟아붓는 돈으로 나라 경제를 살리고 뿔뿔히 흩어진 우수한 학자들에게 최소 생계를 보장하는 국가 서비스 시스템을 제공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면서, 비록 미국인의 시각으로 만든 좀 묘한 관점의 것이었지만... 그 다큐멘터리를 보는 동안 내내 투덜투덜. 이것은 뭐... 중병에 걸린 늙은이의 욕심이 자국과 타국 세상을 망치는 전형적인 사례가 아닌가 싶네요.

'老慾'이라는 말은 정말...

나이 먹으면 남에게 그런 말 듣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승에까지 다 가져갈 수도 없는데 끝도 없이 탐하는, 정신병적인 집착이 노욕이라고 보고...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구석에 있는 오디오 세상에서까지...

그런 "늙은이의 욕심"은 상당히 강력한 욕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