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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너에 대한 가치판단

글쓴이 : SOONDORI

다양한 오디오기기 중에서 언제나 나를, 밑도 끝도 없는 호기심에 휘말리게 하는 것은 FM 방송수신기기. 왜 그럴까? 기기 욕심 때문일까? 가만 생각을 해보면… 1) 중학교 때 광석라디오를 만들었던 첫 순간에 이미 결정된 것, 2) 전파가 자유공간을 날아가 먼 곳에 도달하고 그 전파에 담긴 신호가 재생된다는 신기함에, 3) FM에 관해 좀 더 원천적인 학습을 해본 후의 기본 설계기술에 대한 탄복 때문에. 4) 어쩌면 그도 저도 아니라 워낙 부정형이 많은 기기인지라 오디오 입문한 4~5년간 다양한 머릿속 탐구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잘 모르면 알고 싶어진다.

스스로 질문 : 고급기의 상징, 7련 바리콘 튜너가 3련 튜너보다 무조건 좋은가?

절대 아님. 물론, 평가관점이 그때그때 다르다. 5련, 7련 바리콘(=그래서 뭔가 잔뜩 들어간 것, 뭔가 최신기술을 사용했다는 것 등등의 과포화 멘트가 달린 튜너기기를 통칭함)은 선택도를 극단적으로 높이는데 1차 목적이 있다. 선택도는 인접 방송국, 또는 주변 잡음원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내가 원하는 주파수를 정확하게 세팅하는 수준을 의미. 보급기에 흔히 사용되는 3련 바리콘은 평균적인 수준의 선택도를 갖는다. ‘평균적’이라고 함은 실용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안테나 성능이 좋고 특별한 일이 없다면 보급형 3련 바리콘으로 충분하고도 남아~ 그러므로 내 머릿속 등식은,

3련바리콘 + 감도 좋은 안테나 ≒ 5~7련 바리콘(조정하려면 많은 돈이 든다) + 그렇고 그런 안테나

* x련이 뭔지? 3련(連)은 가변콘덴서가 3개가 배치되고 청자가 다이얼을 돌릴 때 각 가변콘덴서가 함께 움직인다는 뜻. 4련은 4개, 5련은 5개… 현관문 앞에 7명의 경호원이 있는데 손님(전파)이 들어오려면 7명으로부터 몸수색을 다 받아야 된다는 장면을 연상하면 될까? 통상의 오디오기기에 있어서 AM은 최소 2개, FM은 최소 3개인데 몸수색이 많아질수록 받을 손님과 받지 말아야 할 손님이 명확하게 가려진다.

스스로 질문 : 7련 바리콘 튜너가 월등히 비싼 이유는?

회로가 복잡하니까, 부품이 많이 들어가고 조정점도 많고 즉, 제조비용이 훨씬 더 많이 든다. 그리고 7련을 일종의 홍보카피로 사용한 만큼은 오히려 고가여야만 하는 숙명을 갖고 태어난 기기일 수밖에 없다. 그뿐이다. 부수적인 개선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상시 체감할 만큼은 아니라는 의미.

스스로 질문 : 7련 바리콘 튜너가 월등히 음질이 좋은가?

7련이 확실히 좋은 음질을 보장하는가에 관해서는 I don’t think so. 튜너 음질은 매우 다양한 변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고 일반인들이 100% 그 차이를 인지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묘한 음색을 가진, 많은 이들이 선호하는 명기 튜너들이 여러 종이 있고 그것들이 모두 7련이 아니다. 7련 바리콘 튜너들 그러니까 대부분은 ‘고급기’라고 표명되는 튜너들은 방송국의 전파를 정확하게 해석해서 정확하게 재생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이지… 그것을 나름대로 해석(?)해서 독특한 음을 들려주는 기기가 아니라는 뜻. ‘음질’과 ‘7련 바리콘’ 사용은 전혀 다른 차원의 평가주제임. 40대 이후 점점 나빠지는 청력도 고려되어야 할 요소이다.

(에구머니나!! 9련 바리콘을 사용하는 캔우드 KT-917)

스스로 질문 : 무엇이 음질을 결정짓는가?

Font End에서 전파를 수신한 후 10.7Mhz라는 중간주파수로 변환하여 다음 단계로 넘겨주기까지 전파에 담긴 신호는 사실상 가공되지 않는다. 그냥 현관문 앞에 택배박스 하나 놔두었다는 정도의 상황. 그다음 IF 회로와 MPX 회로에서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신호의 가공, 즉 택배박스를 풀어내는 작업이 진행되는데… 모든 것이 정확하게 조정되었고 최상이라는 가정하에 생각할 수 있는 것은 1) IF 회로에서 검파를 하고 그때 주파수를 전압변화로 변경하기 위한 기준점(S-Curve)의 특성 유무에 따라, 2) 검파 후 스테레오 분리를 하는 MPX의 특성에 따라, 3)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는 바로, 마지막으로 음성신호를 적정한 레벨까지 증폭하는 회로(그래봐야 TR 한두 개면 족하다만)의 특성, 5) 신호경로에 배치된 콘덴서 등 수동소자의 조합특성 몇 가지가 음질, 특히 음색에 관여한다.

(아… 몇 가지 더 있네. 앰프와 스피커. 엉뚱한 조합으로 튜너를 평가하는 경우도 있을 터. 보통 어떤 튜너를 평가할 때는 청취환경을 표기하는 것이 좋은데 (나를 포함) 보통 사람들은 그냥 그 튜너가 좋다 나쁘다라는 말만 한다. 도대체 짐작을 할 수가 없는 것이지. 하기사 글을 읽는 사람이 그 앰프, 그 스피커가 없다면 객관화는 영원히 불가능이겠지만서두~)

이러한 일련의 조합에 의해서 저음이 많이 나오는 튜너, 중음이 도드라지는 튜너, 고음이 강조되는 튜너, 평균적으로 음의 밸런스가 맞는 튜너, 답답한 튜너, 맹맹한 튜너, 뭔지 모르는 묘한 음색이 담긴 튜너 등등 차별적인 결과물이 나온다. 같은 앰프와 스피커를 사용해서 테스트했을 때 모든 튜너가 유사한 음색을 갖고 있지않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 그래서 이런저런 튜너를 들어볼 필요는 있다고 판단.

스스로 질문 : FM 튜너는 충분히 좋은 소스기기일까?

그렇다. 80W 앰프의 볼륨을 오후 1시~2시쯤으로 돌려도 잡음이 거의 없다면? 그리고 FM 재상대역 30hz~15khz라면 보통은 모든 음이 다 재생된다고 봐야한다. 물론 CDP와는 달리 조정이 종종 틀어지는 튜너의 작동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있지만. 때문에 혹자는 “CDP를 능가하는…”라는 말을 쓴다. 분명 스펙상으로는 CDP를 능가할 수는 없지만 음악을 듣기에는 충분하다. 그리고 CDP 중에는 튜너처럼 맹맹한 놈, 저음 또는 고음 나대는 놈 등 다양한 음색을 가진 것들이 있으니 어떤 면에서는 절대점을 갖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CDP도 튜너와 입장이 별반 다르지 않다. FM 튜너에도 묵중하게 가슴을 때리는 저음과 날카롭게 날리는 고음이 있다. 그러니까… FM 대 CDP 간에 절대적 우위라는 것은 없음.  디지털 튜너 조차도 신호처리는 아나로그이니까 FM 튜너는 본래부터 아나로그 소스기기인 것이고 CDP는 디지털 소스기기인 것 딱 한 가지 차이뿐이지.

스스로 질문 : 최소한의 스펙은?

경험상 분리도 30dB만 해도 충분한 스테레오감이 있음. S/N비 40dB 정도만 되도 충분히 깨끗하다는 느낌이 있고. 왜율 2%쯤이라고 해도 그 왜곡을 알아내기 힘듬. 왜냐고? 복합음들이 계속해서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의 귀와 두뇌로 음의 파형들을 실시간 분석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고가의 오실로스코프를 눈으로 노려보고 있어도 어렵다. 그리고 누가 귀 쫑긋하고 튜너를 응시하면서 죽기살기식 분석적인 자세로 음악을 듣겠나? 그건 불가능에 도전하는 미친짓이지. 음악을 듣는데 기기 검사를 할 일은 아니지.

스스로 질문 : 아날로그 튜너가 좋은가? 디지털 튜너가 좋은가?

용어혼재. 아나로그튜너를 정확하게 정의하자면 모든 신호가 단위소자에 의해 처리되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고 디지털튜너의 경우는 그 단위 소자들을 IC화하여 사용되는 것. 둘 모두 신호처리는 순수히 아나로그이다. 다만, 최근의 아주 작은 디지털 튜너 IC들은 정말로 신호를 잘게 쪼개서(=디지털) 처리를 하기 때문에 요런 놈들만 디지털 튜너라고 정의하는 것이 맞다. 그런 디지털 튜너는 핸드폰에 내장되는 라디오 정도에서 발견할 수 있을 뿐. 요지는 이렇다… 일반적인 튜너 분류에 있어서 ‘디지털’과 ‘아날로그’는  전면에 다이얼 창을 쓰는가 아닌가라는, 그러니까 단순한 비주얼상 차이뿐이고 손맛을 좀 느끼고 싶으면 아날로그 튜너를, 귀차니즘주의자는 디지털 튜너를 쓰면 그만이다. 글쎄? 가끔은 반대편이 그리울 수도 있으니 두 종류를 갖고 있으면 좋겠지. 이랬다 저랬다… 짬뽕식.

(돈이 차고 넘치는 ‘튜너바보들’을 위한 100% 사기성 제품. 이놈들이 정말 장난치나?)

스스로 질문 : 명기 FM튜너라는 것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명기 중에는 흔히 마란츠 10B가 거론된다. 진공관 튜너인데? 그런데 이 녀석이 스펙만으로 오디오 피크 시절 후반부 또는 그 이후의 튜너들을 능가할 수 있을까? I don’t think so. 그냥 그나름의 독특한 회로 구성과 묘한 음색이 어우러진 결과물일 것. 여기에 희소성까지 겹쳐 있음이다.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다만, 누군가 정리한 것이 인구에 회자되며 무조건적으로 참조되고 있다는 것은 문제. 그 리스트를 보고 맹목적인, 그리고 끝도 없는 탐색이 시작된다. 내 것은 따로 있다. 방송국에 따라서는 음색을 가공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지출할 예산이 정해져 있다면, 어느 정도에서 만족할 줄 아는 것이 현명한 방법론. 100년을 아우르는 명기는 없다. 그 명기는 어떤 시점에서 좋았다는 것뿐이지. 이 세상에 절대선은 없다니까…

스스로 질문 : 비어있음에 실망해야 하나?

어떤 튜너의 속을 들여다보면 정말 썰렁하게 공간이 많은 경우가 있다. “뭐여? 이게…” 그런데 그 튜너는 일반오디오기기의 표준 가로 폭을 갖고 있어야 한다. MINI가 아니라면.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공간이 남는다. 즉, 딱 필요한 면적의 PCB만 쓰고 있는 경우 축구장만큼의 허벌난 면적이 남는 것뿐일 수도. FM/MW/LW/SW 등 다양한 수신조건을 구현하기 위해 보드를 크게 만들고는 정작 ‘생략의 전술’을 쓰는 경우도 있고 기본회로에 있어서 뭔가가 빠진 것은 아니니 내부의 비주얼에 실망하지 말지어다. 종국에는 (나에게 맞는) 음이 얼마나 좋은가가 먼저이고 그다음이 비주얼이다. 비어있다 싶을 때 핵심이 되는 IF회로, MPX회로에 어떤 부품들이 사용되었는가를 살펴보는 것이 좋음. 면적이 아니라… 내부가 썰렁해도 소자가 고급이면 음이 좋을 가능성이 분명히 있더라.

스스로 질문 : 실망스럽다고 생각할 때 할 수 있는 것은?

Overhaul 후 튜너조정. 내눈 앞에 있는 튜너가 최상의 조건에서 작동하고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즉시! 실망스럽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대단한 넌센스이다. 커패시터 매말라 있고 조정코일, 트리머가 틀어져 있는데 어찌 좋은 소리가 나겠는가? 개싸구리 튜너라고 해보 분명히 기본기는 있을 거인디? 너무 싼 가격이 일감의 실망감을 재촉하는 경우는 없을까? 전문가 전문가 말들이 많은데 정말 전문가답게 모든 것을 교범대로 해줄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더라. 모 전문 상가 지역에서… 종종 그 (싸구려) 전문가들이 IFT 살짝 돌려 스테레오 불 들어오게 한다. 스테레오 불이 들어온다고 음이 정상적으로 나오고 있을 것이라는 판단은 완전한 착각.

스스로 질문 : 어떻게 살까? 어떻게 팔까?

안테나가 매우 중요하다. 인터넷을 뒤지고 뒤져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의 것을 구매한다. 막선(FM 반 파장, 1/4 파장에 근접하는 와이어를 대충 달아놓는 것. 흔히 이렇게들 쓰지)이나 T 자형 피더선 안테나보다는 좋을 것으로 판단되는 것으로. 그 다음 최초 입문용으로는 4~5만 원 미만의 기기에서 시작. 작은 미니급은 소리가 맹맹할 가능성이 크니까 배제함이 바람직함. 중고장터에서 꾸준히 기다리면 되는데, 1) 자료 사진을 보고 흠이 없는지 판단, 2) 그 기기가 운용되는 환경의 문제점을 확인(창고, 작업실 등 지저분한 배경이 보이면 무조건 배제. 가정집에서 잘 관리되는 기기를 선택), 3) 가벼운 튜너는 사고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으므로 택배로 거래, 4) 충분히 들어보고 다음 단계의, 10만 원 내외의 기종을 선택. 그리고 그 다음… 5) 공부하고 동조점 조정이라도 간단히 해 볼 의사가 있으면 그 이후로 반값 튜너를 살 수 있겠다. 눈으로 보면 아는 만큼 합리적인 해석을 할 수 있게 되니까.

어디서 살까? ‘오디오유저’는 운영을 하는지 마는지 엉망이고 트래픽이 있을 것을 생각되는 ‘소리전자 장터’에는 업자의 쓰레기들이 차고 넘친다. 꼭 거미줄 치고 먹이감 날아들기를 기다리는 그런 공간처럼 보이지. 다만… 거미줄 사이에 숨겨진, 보석같은 개인 매물을 탐색하는 재미는 있다. (구매한 적은 없다) 운영진 관리가 되는 ‘와싸다’나 ‘실용오디오’는 상대적으로 훨~씬~ 나은 편. 저가형 위주 ‘보소보소’라는 사이트, 고가형 위주 ‘종합전자’는 주인장이 직접 선별한 제품을 전시. ‘네이버 중고나라’ 쪽은 뭐낙 많은 이들이 접속하는 관계로 얼렁뚱땅이 많고 동호회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쓰레기 업자들이 종종 출몰함. 이들은 대략 20명쯤이 아닐까 싶고 아이디를 바꿔가면서 여기저기 나타난다. Shop(매장)에서 살 경우는 100만 원 어치에 대하여 50만 원쯤 더 지불할 각오를 하는 것이 좋겠고. (오프라인 매장 운영 비용은 고려해야하고 찾아가서 직접 보고 고를 수 있는 편익의 대가는 지불함이 마땅. 단, A/S 어쩌구 하는데 나는 무슨 실익이 있는지 모르겠음) 동호인들을 알게 되면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한 거래를 할 수도 있다. 요건 시간이 좀 걸리지.

아무튼 1) 80~90년대 오디오 PEAK 시절의 기기들이 요즘 나오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좋은 것이므로 가격 대 성능의 관점에서는 사실상 대안이 없음. 2) 중고품 장터에서 진득히 기다리면 좀 더 가치로운 제품을 구할 수 있다. 그냥 자료 감상 차원에서 모니터링한다면 장터 매복은 스트레스도 아님. “오늘 이것 아니면 안돼!”라고 생각했다면 내일은 더 좋은 매물이 나올 수도 있다 생각하며 Calm Down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루 이틀만 더 고민한다.

6개월이나 1년쯤 지나서는 내가 효익을 본 만큼 감액하고 판매하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업자들이 장난질을 처서 거꾸로 가격을 슬슬 올리는 경우가 아주 많다. 간혹 성질 참 고약한 사람을 만나기도 하는데 통화해보면 즉시 알 수 있다. 물건 받아놓고 트집잡고 몇 만 원을 깍아달라며 궁시렁거리는 인간들. 구매할 경우는 더 심한 일을 당할 수도. 100만 원쯤 사기당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니까… 금액이 크다면 직거래가 답이다. 한편, MINT, 최고의 상태, 불후의 명기 등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경우는 최대한 피한다. 판매 동기가 무엇인지를 확인한다. ‘거주지 수신도 불량(기종에 따라서는 좋은 것인데도 지역에 안맞는 경우도 있음. 조정 불량이라던가…)’, ‘이사’, ‘너무 많아서(이런 경우는 종종 있는 일) 정리’, ‘호기심 변경(대부분 사례)’ 정도라면 합당하다. 가끔은 고장 징후가 발견될 때 내치는 사람이 있다. 정말 오디오를 사랑하고 기기를 잘 다루는 사람들은 흠집을 먼저 이야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글과 대화의 톤이 차분하더라. 실패할 각오를 하고 몇 만 원 짜리부터 시작하면 얼마 후 장터거래의 노하우를 알게 되겠고…

* I Will Be BACK! *

스스로 질문 : 사용 소자에 따른 음색의 차이가 있는가?

YES. 진공관, 100% 트랜지스터, IC 세 가지가 각각 다르다. 대략 따뜻함과 명료함의 연장선상 어딘가에 포지션이 되어있다고 하면 될까? 따뜻함은 두루뭉실 또는 흐리멍덩한 느낌일 수도 있고 명료함은 날카로움, 인간적인 맛이 없는 것일 수도 있으니… 그런 모든 것은 개인 취향이다. 유지 관리는 IC쪽이 훨씬 유리함.

스스로 질문 : LED로 조명전구를 교환하는 것이 답일까?

Warm White LED는 일반 꼬마전구와 유사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으므로 교체 후 느낌이 대략 비슷하다. LED 기술이 발전하면서… 부품상에 가서 “웜-화이트주세요”하면 됨. 색상은 물감을 입혀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LED 발광체 안에 들어가는 물질을 달리하여 조성되는 것. 수명을 이야기하자면 Bulb와 비교할 수 없으므로 선택 가능한 대안이다. 다만, 백색광, 청색광 등은 패널 Color와 그 패널의 후면에 있을 Difusser의 조합 색상(=설계자가 의도한 느낌)을 다르게 할 수 있으므로 주의. DIY를 할 수도 있는데 한 개의 필라멘트 전구에 대하여 1) 전압을 확인하고 2) 전압 ÷ 0.02(10mA x 2) 값에 해당하는 저항을 붙이되 3) LED를 각기 반대 방향으로 병렬연결(60Hz Sine 파를 고려함. 한 개의 LED는 30Hz를, 다른 LED는 30Hz를. 그래서 60Hz로 작동하여 점멸감이 덜하다) 한다.

스스로 질문 : 75오움, 300오움 중 어디에 연결?

임피던스(Impedance)는 FM(일종의 교류)신호가 흐르는 경로의 매칭 변수로 이해하면 간단함. 임피던스가 딱 맞아 떨어져야 최적의 신호전달이 이루어진다. 낮거나 높으면 흐름에 지장이 있어서 최적 전파가 프론트-엔드라는 현관문 앞에 전달되지 않는다. 그 이후야 당연히 부족한 상태에서 움직이게 되는 것이지. 어딘가에 기표된 안테나 임피던스를 확인하고 맞는 곳에 연결하면 되는데 300오움 단자만 있고 75오움이 표현된 안테나를 갖고 있다면 75오움을 300오움으로 변환하는 작은 트랜스포머를 구입해서 쓰면 된다. 가격은 싸구~리가 1~2천원 정도인데… 품질이 엉망인 것이 많음에 유의. 내부에는 변환코일 한 개 들어있는 정도일 것. 그래도 이런 것 쓰는 것이 조금은 유리하다는 판단.

스스로 질문 : 안테나의 중요성은?

절대적임. 튜너를 프로세스 기기라고 가정할 때, 최초 입력을 담당하는 기구물이다. 내 정의는 그러함. 입력이 불충분하면 기기가 아무리 좋아봐야 Output이 엉망일 수 밖에 없다. Output 후단의 앰프, 스피커가 아무리 좋아봐야 원천이 부족한데 좋은 소리가 날까? 안테나가 앰프에 대해 CDP가 소스인 것처럼, 튜너입자에서는 소스 기기다. 정말 좋은 조건에서 튜너를 즐기고 싶다면 비싼 튜너를 살 것이 아니라 비싼 안테나(=그러므로 성능이 좋은!)를 사는 것이 맞다. 현명한 소비라는 관점의 판단.

스스로 질문 : 다이얼 SPAN이 맞지 않으면 문제?

예를 들어 93.1이 정확하게 맞지 않는다고 해도 내 아날로그 튜너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님. 바리콘의 전개각도와 다이얼 Needle의 위치가 딱 맞아떨어질 수는 없다. Needle의 위치 때문에 여기서 볼 때, 저기서 볼 때 등등 매번 달라진다. 정중앙에서 봐서 맞는 정도면 심리적으로 합격점을 주는 정도. 87.5~106.5Mhz 사이에서 센터주파수 98Mhz를 기준으로 Min. Max의 폭(=SPAN)을 맞추는 것이 지랄같이 힘든 일이다. 이점은 딱딱 맞아떨어지는 디지털 방식과 크게 다른 것. 시그널 메터, 센터를 가리키는 메터가 정상작동한다면 약간의 시각적 틀어짐은 잊어버리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한때는 튜너를 잘 몰라서 “어? 이거 왜 이러지?” 한 동안 고민을 했던 적이 있었다.

스스로 질문 : 풍성한 소리가 나서 좋다?

출력 음량이 큰 튜너들이 있다. 유난히 크다. 소리가 크게 나오면 풍성한 소리가 나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기억하는 바로… 마란츠 ST-500 계열 튜너들이 그러했다. 파이오니어에 비해 너무 큰 음량이. 작은 소리와 큰 소리를 비교하다가 착각 때문에 상대적으로 음량이 작은 소리의 튜너를 폄하함은 부당하다. 그 작은 소리가 평균선의 음량일 가능성이 크지. 불만인 튜너 청취 시 볼륨을 높혀보아~요.

스스로 질문 : Toroidal Core 트랜스포머가 사용되면 고급기?

NOOP! 내부를 뜯어볼 누군가를 위해서, 홍보팸플릿을 위해서 어거지로 쓴 부품이라는 생각뿐. 튜너의 소모전력 특히 전류량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넌센스가 아닐까 생각함. 제대로 물건 못 만드는 업체들이 과포장을 한다. 손톱보다 작은 최근의 one Chip 솔루션을 쓰면서 내부가 훵~하니까 빈공간 채우려고 이런 것을 쓰는 사례가 있었다. Advance Acoustic이라나 뭐라나. 욕 나오는 프랑스의 사기꾼 놈들.

스스로 질문 : Vocal과 악기의 위치는?

Jazz 가수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하고 있다. 뒤쪽 편에 악기와 연주자들이 있다. 보컬이 나대는 튜너도 있고 보컬이 묻히는 튜너도 있고 보컬이 악단과 적절히,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튜너도 있고. 깊이감을 느끼면 좋은 튜너.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특정 주파수대역의 높낮이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으로 이해. 어떤 튜너는 (보컬 예)1.5137897Khz가 (악기 예)480.13123hz보다 세고 어떤 튜너는 그 반대의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이라는? Duct형 스피커는 적당한 이격거리(20~30cm)를 가져야 저음이 산다. 즉, 베이스-리플렉스 스피커의 경우 배치 잘못으로 괜스레 튜너가 오해를 받을 수도 있겠더라. “뭐야… 저음이 영 아니네?”라는 식. 저음이 잘 나온다는 비교군 튜너가 있다면 그 튜너가 너무 과하게 저음이 나오는 것일 수도 있지. 튜너를 평가하려면 후단의 세팅이 정상적인가를 먼저 확인함이 맞다. 왜냐하면 소스 기기는 앞서 나가는 놈이고 앞서 나가는 것들은 늘 억울한 면이 있으니까. 사람사는 세상에서도 마찬가지 아닌감?

 

4 thoughts on “튜너에 대한 가치판단

  1. 오래전 친구의 안내로 오디오를 접하고 앰프를 망가트리기도 하고 cdp를 뜯어 고쳐가면서 듣고 있습니다. 태광 cdp 를 고치다 선생님의 글을 만나게 되었고 계속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뉴욕에 사는 교포로 예전에는 radio shop 에서 전기줄을 사다 꽈서 스피커줄이나 코넥터를 만들어 듣고 있습니다. 오디오 시장에 감성적인 판단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비지니스계를 잘 비판해 주셨습니다. 전기 전자를 잘 알지 못하면서도 요즘 유튜브에 올리는 기기수리 영상을 따라 고치면서 듣는 재미가 쏠쏠 합니다. 이베이에서 망가졌다고 싸게 파는 nad cdp516bee 를 고치니 소리가 태광만 못해도 좋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2. 안녕하세요? 먼 곳에서 찾아주셨네요. 한인사회분들… 코로나에 별 일은 없으신지요?

    보니까 2016년? 그 이전에? 다른 곳에 썼던 글인데… 혼자 중얼중얼… 맡투가 그래서 그런지 정말, 정말 남의 글 같습니다. 생각나는 대로 막 쓴 글인데… 많이 생경하네요.

    오디오 DIY 관리의 재미…

    빈티지로 좋은 소리를 들으려면 늘 기기 건전성을 염려해야 하고 어느 정도 DIY에 대한 관심을 갖고 또 최대한 흥미와 희열을 느끼는 기회를 갖는 게 좋지요?! 자동차고 오디오고… 북미는 서비스 차지가 한국과 격(?)이 다르니 더 더욱…

    네. 반갑습니다.^^

  3. 라디오라는 기기가 중고등학교 때 엄청듣다가
    먹고살기 바빠서 한동안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 한가한 때가 되니 다시 듣는 시간이 증가하는 요물입니다.
    요즘은 오히려 소스기기의 절반은 튜너를 사용하는 거 같습니다.
    그러면서 빈티지 라디오 음질개선 때문에 고민중이었는데
    한 방에 여러가지 고민이 정리되었습니다.
    정성들여 쓰신 글 잘 읽었습니다.

    1.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라디오든 튜너든 빈티지 아날로그는 정말 가슴 속 깊은 곳에 있는, 추억의 감성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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