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2015.11월, 오종훈기자의 오토다이어리 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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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음회?” 얼마나 자신있는 시스템인지? 2015년 12월 초 어느 날 문뜩, 포드코리아(링컨)가 2016년형 MKX의 음향시스템 청음회를 개최한다고 했다. “오호라! 멋진 걸?” 이것은 소비자의 허를 찌르는 적극적인 공략이다. 오디오에 대한 관심이 늘 하늘을 찌르고 남는 사람 입장에서는 심히 기대되는 이벤트였다.
주최측 배포자료를 기준으로 한 키워드는 ‘고급차와 고급오디오의 어울림’이다. 진행은 2천 만원을 훌쩍 넘기는 REVEL ULTIMA SALON2 스피커, 마크-레빈슨 인티앰프, 프로시드 CDP로 구성된 시스템을 가지고 전문 레코딩 엔지니어의 설명과 함께 몇 몇 음반들을 듣고 ULTIMA 시리즈의 DNA가 이식되었을 MKX 탑재오디오를 살펴보는 두 단계로 진행되었다.
포드코리아가 전달하고 싶었던 문구는 “집에서 듣는 하이엔드 시스템을 MKX에 옮겨놓았으니 당신은 여전히 좋은 음을 감상할 수 있다”가 아니었을까?
논거는 명확하다. MKX는 사실상 현 시점, 오디오시장의 절대 강자인 Harman International Industries의 프리미엄급 스피커브랜드 ‘REVEL 스피커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다. 특별히 좋은 스피커 시스템을 만드는 REVEL 브랜드의 능력에 앰프, Sound Processor 등에 관한 Harman의 전자분야 기술력과 튠업능력이 접목되어 하이엔드적인 소리를 들려준다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 – 1과 0의 신호를 최대한의 아나로드 원음으로 복구하는 기술 Clari-Fi, 20채널 하이브리드 앰프(D-클래스 디지털앰프 및 AB클래스 앰프가 조합 작동한다고 함), REVEL이 직접 제조한 유닛(아마도 JBL의 협조가 있었을 듯)과 스피커 네트워크 기술 및 튜닝기술에 Wolfson D/A Converter 내지 Sound Processor 등이 접목되어 MKX가 자신있게 이야기하는 어떤 수준의 음을 구현하고 있을 것.
청취 영향도가 가장 클 도어 상단에는 고음과 중음 처리를 담당하는 MID겸 Tweeter 유닛, 하단 Woofer 유닛 두 개가 적당한 체적의 공진공간(보통 스피커의 엔클로저에 해당)에 격납되어 있다. 이 2-Ways 시스템에 트렁크 공간 한쪽에 보다 큰 구경의 Sub Woofer가, 대쉬보드를 포함하는 실내 이곳 저곳에 크고 작은 보조 유닛들이 추가되어 있는데 관계자 말로는 위치를 최적화시킨 총 19개의 스피커가 관여하면서 원음재생의 충실도를 높히고 있단다.
이 REVEL 시스템이 고품질 사운드를 전방에 내세운 포드코리아의 공세적 홍보전략에 걸맞게 정말로 좋을까?
미리 Ray Brown과 L. Almeida의 ‘Moonlight Serenade’ LP음반을 디지타이징한 CD를 지참하고 갔다. 실로 “폭포처럼 거대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Ray Brown 콘트라베이스의 뚝! 떨어지는 음 그리고 너무도 익숙한 Almeida의 기타 음색 조화가, 또 전체적인 느낌들이 제대로 재현되는지를 시험해보려는 의도.
현장에서는 이미 POP, JAZZ에서는 나름 풍성한 소리가 났음을 알고 있는 상태인데… 어허? 기타 소리는 다소 날카롭고 변색된 느낌으로 들리고 40Hz까지도 쑥 내려가버리는 콘트라베이스의 초저역을 재생하기에는 아무래도 역부족이다. “왜 이러지?”
나름 생각해본 이유는 이렇다. 아무래도 자동차의 실내는 음향공학적 해석이 대단히 어려운 복합 구조물이고 MID, Woofer가 배치되는 도어의 좁고 얇은 공간들은 개별 스피커유닛이 물리적으로 요구하는 최소 ‘공진체적’ 확보에 절대적인 제약(예를 들어, 이 음반의 콘트라베이스음에 걸맞는 무지막지한 콘지의 운동 즉, 공기의 압축과 팽창 운동을 Woofer 공간이 넉넉하게 소화할 수는 없다)으로 작용하며 MKX의 시스템이 기본적으로 A/V지향의 시스템일 것임에도 그것을 무시한 채 오로지 절대적인 Pure Sound만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즉, 장치들을 선별, 자유롭게 배치하고 무엇보다 불요공진, 음의 난반사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 청취환경에서와 완벽히 같은 결과치를 기대했던 것은 다소 과한 욕심이었다. 이 행사의 MOTIVE가 참으로 좋았다 생각되었고 관계자들의 열의가 있으니… 짐짓 부족할 수도 있는 부분들을 긍정적으로 이해하고 완곡하게 표현하자면 그렇다.
(첨언) 2층의 자동차 전시공간을 변경해서 SALON2 청음환경을 만들어낸 탓인지 벙벙거리고 흐리멍덩하고 벽면 반사음이 듬뿍(?)담긴 소리가 들렸다. 즉, 최적의 음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SALON2 청음 직후 곧바로 MKX 오디오를 듣고 살펴보도록 하기보다는 MKX 탑재오디오의 실체가 무엇인 지를 눈에 보이는 현물 또는 다양한 프리젠테이션 자료로 설명하는 ‘중간연계과정’이 있었다면 보다 많은 이들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을 듯하다. (2015.12.11 추가. 진행은 다소 어설펐지만… 그래도 이런 참신한 생각을 한 어떤 기획자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싶음. 누굴까?)
한편, Silicon Lab 등 디지털기반 튜너 IC를 사용하였음이 분명하고 FM의 음 품질과 CD의 음 품질에 큰 차이가 있었다함은, 그 변별력만큼은 기본적으로 소스, 앰프, 스피커의 특성이 충분히 더 좋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이것은 아무래도 그 수준이 평범한 자동차 오디오의 것보다 더 넓고, 더 클 수 있다는 어떤 가능성이다.
그렇다면… MKX 오디오시스템은 사용자가 반드시 자신의 취항에 맞게 장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사운드 튜닝을 해야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는 것이다. 그냥 전원 스위치 누르자마자 전문 청음실에서처럼 또는 익숙한 내 집 시스템에서처럼 Default로, 천연덕스럽게 극상의 음을 들려주는 것은 아니라는… 조심스런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