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최근 구 소련 브랜드들을 몇 편으로 정리하면서 소련이 기술적 관점에서는 참으로 대단한 나라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냉전시대라는 처해진 상황이 있어 트랜지스터와 IC, 수동소자 등 모든 부품을 직접 만들어 써야했는데 서방세계의, 미국, 일본, 독일 등 많은 나라들이 다양한 부품들을 상호 교환사용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버거운 1:N 경쟁에서 조차 일부 우위를 점유할 수 있었다함은 참으로 대단한 일이다.
(FM 세라믹필터처럼 생긴 소형 트랜지스터)
오디오 제조사는 당 기관과 몇 몇 특수한 독립 기업들, 두 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는데 전자의 경우 “모든 것을 국가가 만들어 국가가 배급한다”는 공산주의 사상을 그대로 실행한 것이다. 다만, 설계 등 활동의 여유도를 주기 위해 생산자조합을 구성하고 일종의 공용 브랜드를 활용하는 전략을 구사하였다.
디자인과 마감품질의 디테일은 그리 감각적이지 못하다.
1920~40년대까지는 다른나라의 기술을 가져오기도 하고 참조도 하였으나 냉전시대에 접어들면서 발 빠른 외부세계의 디자인 트렌드를 따라지못했거나 반영하지 않았던 것이 그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물론, 시점에 따라 독일 등 유럽 오디오 또는 일본 오디오들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종합적인 평가는 “고집스럽다”, “투박하다”이다.
아무래도 “내가 만들고 내가 쓰겠다”는 국가체제 상 제약도 한 몫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내부를 살펴보면 잘 정리되고 조립되었으되, 군비경쟁을 하던 시절의 제품들이어서 그런지 산업용, 군사용 장비 같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런데 사실, 이런 모든 것에 있어서 구 소련의 국가특성을 감안한다면 이상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