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AUDIO NOTES > 디지털 케이블에 대한 가치판단

디지털 케이블에 대한 가치판단

글쓴이 : SOONDORI

RCA 케이블이나 동축케이블은 아날로그 방식, S/PDIF(Sony/Philips Digital Interface) 케이블 및 USB케이블은 디지털방식.

디지털 케이블은 1과 0이 반복되는 디지털 데이터를 전달하는 전송선로의 일부라고 정의해두고… 그런데 디지털 케이블을 바꾸었더니 스피커에서 들리는 음이 “사람이 인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변했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정말로??

사실 1과 0의 개념은 관념적인 것이다. 실제 1, 0의 파형을 보면 책에서 보는 것처럼 깨끗한 사각형(방형파)이 아니고 별별 지저분한 노이즈가 붙어 있거나 아무리봐도 사각형이 아닌 형상으로 그 모양이 뒤틀려 있거나… 그래서 회로 초입에 Signal Conditioning 회로를 배치하고 명확한 1, 0만 받아들이고 나머지는 버린다. 그리하여 디지털케이블을 바라보는 수신측 회로의 입장에서는 사람이 정한 관념에 부합되는 펄스로서의 1 또는 0 그리고 모호해서 버린 펄스인 Error 세 가지 말고는 존재하지않는다.

■ Digital Error

변화를 초래하는 원인이라… 뭐가 있을까? 사고의 범위를 좁혀… 1과 0은 유효한 정보니 옆으로 치워두면 ‘Error가 초래하는 음의 변화’가 남는다. 이것 말고 제3의 요소를 상정한다면 그것은 디지털 케이블을 빙자한 아나로그 케이블이다.

흠… 에러라…

○ 금속접점을 통해 디지털신호를 전송할 때 극미세상 속 교란으로 펄스의 파형이 일그러질 것이고 그것이 Jitter(일종의 시간지연)를 포함하는 Error 즉, 데이터 유실로 나타날 수 있다.

흔히 통신을 할 때는 매번 Packet의 유효성을 검증하고 필요하다면 에러교정용 재송출신호를 보내지만 송신기가 일방적으로 a) 동기화신호와 b) 데이터를 연달아 내보내며 “수신기, 네가 알아서 해”라는 방식이라면 어쩌다가 패킷 하나 사라지는 것은 가끔씩 일어나는 일일 수도. 그때는 아주 짦은 시간의 음이 유실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매우 특별한 예외사례로서 “대부분 그렇다”말하기에는 부적절한 해답.

○ 동기신호 교란, 버퍼링 등 알고리즘 기능초과에 의해서 버스가 빨리 오거나 늦게 오듯 연달아 들어오는 패킷들의 타이밍이 달라졌다면? 그 경우 음이 변화할 수도 있다. 다만, 가정에서 5m 이내의 케이블을 쓰면서 그런 일이 보편적으로 매번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고 특히 재현성 없다면 인지하기도 힘들다. 더불어 그것은 원인이 따로 있는 ‘고장증상’이지 케이블에 의한 음 변화로 보기에는 아주 많이 부적절하다.

(USB Driver IC 예시. Buffer가 있고 알고리즘이 탑재되어 있다. 시간여유를 두고 스스로 잘 알아서 한다는 말씀)

○ 디지털회로에서도 항상 에러가 존재한다. 그 우연한 에러에 의해 모종의 작용이 일어났을 수도 있겠다. 다만, 그게 확율론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일이고 기기 정상상태에서 재반복이 되지않는다면 예외사례를 보현화시킬 수는 없다. 역시나 부적절한 해답.

○ “DAC 입력으로 1001100이 입력되어야 하는데 선로 에러에 의해 10010101이 입력되었다면 아나로그 출력(소리)이 달라질 수 있지않느냐”는 질문이 있겠군. 그렇다. 당연히 소리가 달라지는데… 그 입력은 앞쪽의 신호처리회로에서 최종 확인된 것을 받아 온 것일뿐이니 디지털 에러에 의한 변화로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신호처리회로의 앞쪽에 있을 케이블이 작용해서 그럴 수도 있지않을까?”라는 후속질문도 가능하겠다.

신호처리회로 앞쪽 케이블은 ‘통신 케이블’이고 이미 검증절차가 완료되어 송신 데이터 = 수신 데이터이다. 극구 소리가 다르다면 이미 송신측에서 모종의 사유로 데이터 변형이 일어난 경우. 즉, 그 다음에 위치한 케이블이 만들어내는 변화는 없다.

다른 경우가 또 있을까? 어쨋든…

■ 통신규약 그리고 타당성

(아나로그 케이블에서는 인정되는 것들이 있지만) 디지털 케이블에 관한 한 잡음이니 디지털 펄스의 왜곡이니 그런 게 아니라 ‘통신과 통신규약’의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케이블 가치평가에 대한 답은 명쾌하게 나온다.

통신규약은 100% 에러-프리를 염두에 둔 약속이고 Error-Free를 위해 검증/확인 절차들이 적용되어 있다. (S/PDIF 프로토콜, USB 프로토콜에는 검증정보가 정의되어 있다) 그러므로 어떤 노멀한 품질의 케이블, 그것을 공유하는 송신기와 수신기의 조합이 그 검증절차를 준수하고 있다면 당연하게도 현재 쓰고 있는 케이블을 고가품으로 교체하는 실익은 전혀 없다.

말인 즉, 아나로그 선재와 달리 디지털 케이블에서는 데이터검증이라는 절차가 존재하므로 케이블 교체로 음이 체감할 수준으로 좋아질 일이 없다는 것.

그것을 느꼈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면? a) 기기의 직전 상태가 아주 나빴거나 또는 b) 단자접점이 매우 안좋았거나(=이런 일은 아주 흔하다. 그래서 중국제 싸구려 USB 케이블 및 USB 포트는 무조건 피해야 하고 정상품조차 가끔 단자청소를 해줘야 한다) c)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라고 밖에는…

혹시나 접속부 금속재료와 선재를 아주 좋은 것으로 썼고 그래서 펄스 레벨의 Error 발생 여지를 줄임으로써 패킷의 재반복 송수신 빈도를 최소하며 그래서 통신규격에서 정의하는 거리 예를 들어 300m쯤 선을 길게 늘여놓아도 무지막지한 대용량 파일의 고속전송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는 논리로 추가비용 지출을 요구하는 정도라면 이해가 되지만 글쎄? 이것도 따지자면 통신처리 회로나 통신규약이 감당할 수 있는 내용일 것이다.

말이 길어진다. 요지는 이렇다.

10m 이내 길이의 초고가(!) 케이블 제작/판매업체가 내 앞에서 장광설 떨고 있다면 바가지 씌울 요량으로 국제통신규약을 상대로 말장난하며 까불고 있는 경우일 가능성 크고 “어… 그래요? 멋있게 생겼네. 하나 주쇼” 그대로 믿고 50만 원, 100만 원 선뜻 건네주고 따라주는 것은 자기만족에 대하여 과한대가를 지불하는 셈.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