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블로그 글 복사)
하루 종일 여기저기, 몇 건의 미팅을 진행하고 저녁무렵 술 한 잔 겸상하는 저녁식사까지 하고 귀가. 8시 반이라… 비교적 이른 시간에 집에 도착한 셈. (술 때문에 약간 알딸딸하다) 그러다가 컴퓨터방 잡스러운 것들 밑에 깔려지내던 파이오니어 카세트-데크를 주목하게 되었지.
80년대 파이오니어 오디오시스템을 누군가 내게 주었고 그 구성품들 중 하나. 그간 국내, 해외 여러 번 이사를 다니면서 차이고 까이고… 그래도 계속 내 옆에 있었던 존재이다. 언젠가 한번은 쓰지도 않는 기기들 정리를 하려는 참에 1만 원? 아무튼 “거의 그냥 가져가세요” 수준으로 장터에 올려 놓았지만 아무도 거들떠보지않았다. 이런 구형 기계식 데크에는 관심들이 없는 것이겠지. 다시 또 시간이 흘렀고. 생각해보면 지난 30여 년간 이 데크로 음악을 과연 몇 시간이나 들었을까 싶다.
그냥 놔두어도 부슬부슬 부서지는 게 오디오기기이다.
목재케이스 여기저기 들뜨고 먼지가 쌓여 있는 것은 당연지사겠지만… PLAY 잠시 되다가 철커덕! 툭! 그리고 스톱, Rewind는 간신히 정상, Forward는 누르자마자 툭!. 그리하여 구동 메커니즘 불량, 끊어지거나 늘어진 벨트, 먼지, 말라버린 윤활유 등등 그런 것이 스쳐지나간다. 흠… 예전에는 그럭저럭 잘 작동했는데 불과 몇 년 만에 이런 지경이 되었네. 불쌍하구~먼!
1. 관찰
무엇이 문제일꼬? 1) 롤러들 안쪽 구리스는 많이 말라있을 것. 그리하여 구동부하가 커졌을 듯. 2) 플라이-휠을 돌리는 넙적빈대같은 메인구동벨트의 장력이 간당간당 수준일 것이며 3) 각종 롤러 마찰부에 고착된 것들과, 4) 고무의 경화 등등. 뜯어보니 생각한 그대로이고 아마도 가변저항 접촉불량, REC/PLAY 절환스위치 접점불량도 있을 것이네. 뭐… 아무튼.
전체적으로 엔지니어들이 열심히 궁리해서 만든 미케니컬 제품.
(아~ 저 많은 조정점들을 어찌 핸들링할꼬? 서비스매뉴얼… 구할 수나 있을랑가?)
(1 Motor 방식. 나머지는 기계적 구조와 솔레노이드 작동을 조합하여 해결)
2. 세척
구동부 안쪽의 롤러를 청소하려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프론트패널을 떼어냈고 그러면서 일이 점점 커져간다. 어쨋거나 뜯은 김에 “이거라도 하자” 비눗물 묻혀 세척작업을 진행. 그쯤하고 나니… 급 피곤해져서 그만해야겠다는 생각이. 결국, 거실에 또 뭔가를 대책없이 잔뜩 늘어놓게 되었다.
이 너저분한 판을 어찌 주워담고 정리할꼬?
3. 불량작동의 원인
볼트 5개를 풀고 메커니즘을 180도 뒤집고 찬찬히 살펴보았다. 롤러고무 경화로 인한 마찰감소 등 다양한 것들이 있지만… 근본원인은 ‘플라이-휠 구동 고무벨트(Capstan Belt)의 노쇄현상’ 때문이구먼! 플라이-휠이 비실비실하는 순간, 구동모터 풀리에 작은 드라이버 끝을 갖다대니 기운차게 떨고 있더라. 역시나 그렇군. 메인벨트가 문제다. 이 녀석만 제대로 행동해준다면 롤러 등 다른 곳의 문제는 무시하고 쓸 수 있겠는데 뭔가 대안이 없을까? 다시 뜯기는 싫고…
일부 잘라내고 유효반경을 줄인 후 본드로 붙이는 방법은 안통한다. 그런 네오프렌 고무를 제대로 붙이는 특수본드 구하기도 어렵고 벨트의 탄성도가 워낙에 떨어진 상태인지라 쭉~ 쭉~ 더 늘어나 버림. 흠… 대체물을 찾아야하는데…
그나저나 이 벨트는 어찌 교환하노?
구동축, 피동축 어셈블리 분리하고 플라이-휠 어셈블리 분리하면 된다카는데… 에휴~ 말은 쉽지… 얽혀있는 와이어들도 있고 좀 그렇다. 완전분해를 각오하고 시작해야겠다. 이리하면 간단수리가 아니라 자동차 고치는 것 만큼의 중정비가 되어 버린다. 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 THINK! THINK!
4. 참고로… 여러 모델들
가만있자? 어떤 계열모델들이 있었던가? 700이라는 숫자는 어느 정도 성능을, 어느 정도 기기 포지션을 의미하는 것일까?
(▲ CT-400, F가 빠져있다. 디자인으로는 SA-710 인티앰프 계열들의 짝맞춤모델, 출처 : https://i.ytimg.com/vi/ifHVrpDeP40/maxresdefault.jpg)
(▲ CT-F500, 다소 어글리하다. F550의 경우는 SA-710 인티앰프와 유사한 느낌의 디자인. 두 번째 숫자에는 구분의미가 있다는 뜻. 출처 : http://www.darthy.com/wp-content/uploads/2012/09/pioneer-CT-F500.jpg)
(▲ CT-F600, 사진빨인가? 심플하니 좋구먼?! 출처 : 사진에 표기)
(▲ CT-F650, 롯데-파이오니어 Avante 900 컴포넌트 시리즈에서 사용된 기기, 출처 : 하이파이엔진)
(▲ CT-F750, 한 끝발 차이인데… 오토-리버스에..디자인도 더 모던하고 좋아보인다. 출처 : 하이파이엔진)
(▲ CT-F850, F800은 우측 작은 KNOB 두 개 생략. 대신 중앙 버튼 하나 더 추가. 출처 : 하이파이엔진)
(▲ CT-F900, F950도 있다. 점점… 뭔가 막강하고 아름다운 레벨로 올라가고 있음. 출처 : 사진에 표기)
(▲ CT-F1000, 요것이 700 유사디자인의 끝판이 아닐까 싶다. 한편, 500, 700, 1000의 디자인 톤이 같고 나머지들은 나름대로의 유사성이. 전체적으로 네이밍이 다소 중구난방이다. 출처 : 하이파이엔진)
(▲ CT-F1050, A-XX 인티앰프 계열 디자인. 출처 : http://www.portal.audio/images/products/118-pioneer-ct-f1050-2.jpg)
(▲ CT-F1250, 한 눈에 좋아보이지? 그리고 1100, 1150, 1200 없는 듯. 출처 : 사진에 표기)
파이오니아 CT-F9191 카세트 데크
https://www.trademe.co.nz/electronics-photography/home-audio/cassette-decks/listing-3004191032.htm?rsqid=09eeb76630874a05adfe6bafa45c0179-003
안 팔릴것 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