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블로그 글 복사)
툭툭 튀는 CD들이 있어서 잠깐 잠깐 뜯고 홀랑 홀랑 까뒤집고 다시 조이고 뜯고 돌리고… 그리하여 저녁시간 이후엔 워낙 개판인 CD말고는 대충 다 잘 잡숫게 되었다. 훗날을 위해 금일 경험한 것과 그간 생각했던 몇 가지를 정리해 둠.
○ 픽업사망의 원인은 a) 렌즈에 먼지, 이물질이 붙은 경우 즉, 오염에 의해 또는 b) 질 나쁜 CDR 등을 마구잡이식으로 돌림으로써 레이저-다이오드가 혹사당하기 때문일 가능성 높으나 당연히 다른 이유도 있다. 레이저 발광 여부는 눈으로 보면 아주 작은 적색 불빛이 희미하게 보인다. CD의 경우는 780nm 파장, DVD는 650nm? 아무튼 다르다.
○ 섣부르게 결론 내리기 전에 a) 픽업모듈이 움직이는 Rail이나 기어 등 구동부에 저항은 없는 것인지, b) Ancient CDP는 아무래도 트랙 등 보정력이 떨어질 것인데 그 능력을 초과하는 더러운 CD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c) 전원부를 포함하는 보드 상태는 어떤지, d) CDP 조정점이 틀어진 것은 아닌지 등 픽업 이외의 동작환경에는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는 것이 좋겠다.
○ 툭툭 튀고 뒤로 갔다가 앞으로 갔다가… 비실비실할 때 가장 먼저하는 떠오르는 것이 ‘렌즈청소’인데 글쎄? 고급면봉으로 살살 문질러주는 정도로만. 특히 눈 어두우면 몇 번 하고 대충 믿고 가는 것이 좋을 듯. 어차피 먼지는 쌓이게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 괜히 심각하게 작업하다가 망가뜨릴 가능성 있음. 전자기반발을 이용하는 Floating 방식이라서 쿡!하고 힘을 주면 좋을 일도 없겠지.
○ 픽업모듈이 움직이는 레일에 찐득거리는 구리스 바르면 그야말로 폭망. 수평트랙을 자기반발로 맞추고 그 범위를 벗어나면 구동기어가 움직이는데 뻑뻑~하면 이후의 미세동작이 제대로 될 이유가 없을 것. 한편 유사한 논거로 오래된 빈티지에 먼지가 쌓여 레일이동이 부자연스러워지고 그래서 트랙보정이 원활하게 안되면 “픽업이 고장났나?” 생각하게 될 듯. 원인은 다른데 있는데 멀쩡한 ‘픽업’이 독박을 쓰는 경우겠다.
○ (내용추가) 이 녀석 픽업의 상태는 별로 안좋은 것이 분명한데… 그래도 모종의 쥐어짜기를 할 여지는 있다는 믿음. 누구는 모듈의 저항을 돌려 레이저 강도를 높힌다 하는데 그 보다는 시간이 흘러 조정점이 틀어졌을 가능성에 착안하는게… 더 안전하지않을까? 안되면 그 다음에 강도를 높이든가 교체하던가. 이 녀석은 알리바바기준 20~30불. 리퍼브모델도 있다 그런데 품질을 믿을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
생각나면 더 추가하기로 하고…
금일의 방점은, 서비스 매뉴얼없이(그러니까 당연히 도~라이바 하나 만으로) 주먹구구로 조정점 만지작거렸고 우여곡절 끝에 대충은 개운한 상태가 되었다는 점. 하하하. 무식하면 용감하다.
(표제부 사진 설명, 렌즈는 코팅이 되어 있을 것이고 안에는 몇 장의 보조렌즈가 있을 것이며 또… 그 안에는 반사경에, 프리즘에 빛을 다루는 작은 구조물들이 있을 것임. 그 중 하나라도 삑사리가 나면 픽업모듈은 못쓰게 된다. 습기가 들어갔던가 바퀴벌레가 들어갔던가… 즉, 레이저-모듈이 당연하게 모든 고장의 원인은 아니라는 의견. 그리고 개인적 맹신같은 것인데… 진할 수록 열심히 만든 렌즈? 코팅 + 다층 렌즈)
(산요의 SF-90 픽업. 이게 꽤 좋은 것이라는, 바람이 전하는 이야기가?)
(부스러기 떨어지지않는 여하한 방법으로…)
(잘 하면 레일 위에서 픽업모듈이 움직인다. 레일 위에 먼지 등 운동을 방해하는 것이 없는지를 확인. 굳이 윤활제를 바르려면 끈적거리는 구리스말고 약간 묽은 윤활제를 한 방울 정도만. 미싱기름 이야기가 있던데…)
(진동방지용 고무스프링. 오래되면 이런 것도 딱딱해져서 진동에 민감해지겠지)
(1990년산이니 27년 흘렀구나. 뭔 놈의 때가 이리도 많냐. 접점구리스겠지. 난 몰라~ WD-40 A4지에 묻혀 쓱쓱~ 딱아냄. 이 Leaf Switch가 픽업모듈의 Starting Point를 지정한다)
(트레이 포지션을 감지하기 위한 Leaf Switch. 이게 잘못되면 트레이가 자기 마음대로 왔다리 갔다리 한다)
아무리 뒤져봐도 Yamaha XB087A0 RF AMP IC 스펙을 못찾겠더라. 당연히 동아시아 변방기업 태광산업이 친절하게 PDF 서비스매뉴얼 만들어 놓았을리도 없고… 외산 카피제품이라 생각되는데 초창기 제품이고 저가형 모델인지라 구굴신도 포기. 정보를 찾을 수 없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금일의 주먹구구 조정방법은
1) 여러 장 사진을 찍어둔다. VR의 각도를 가늠할 수 있는 사질들. 2) 플레이 상태에서 하나씩 마구잡이로 돌려본다. 3) 뭔가 이상하면 찍어둔 각도를 보고 원복, 4) 뭔가 반응이 다른 경우(찌르르~ 소리가 나거나 갑자기 작동 중단되거나)라면 그것이 포커스나 트랙을 조정하는 가변저항. 최소 네가지 이상이 있다. 기본은 Focus 및 Track에 대해 각각의 Gain 조정과 Offset 조정. 5) 그 다음부터는 약간 지난한 Try & Error의 반복. 몇 십 분 이면 충분하다. 6) 중간 중간에 더러븐~ CD 준비하되… 테스트 할 때의 상황(몇 번 곡, 몇 분 몇 초에서 튕김)을 미리 기록해 두고 Before & After를 비교하여 최적점을 찾는다. 7) 끝 곡에서 튀는 놈을 기준으로. 8) 아 참! 픽업은 전혀 문제없다고 미리 자기암시를 주어야 함. 픽업 의심하다가는… 기준점이 없어져버리니까.
* 디지털기기니까 문제가 있다면 정확히 그 지점에서 문제가 다시 발생한다. 대부분은 그렇다. 그러므로 ‘더러분~ CD’는 일종의 객관적인 평가기준점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이지. 이거 참! 스코프를 어디에 물려야하는지 테스트 포인트 마킹도 없고 칩 정보도 없으니… 그냥 머리 쥐어짜기로 생각해 낸 것. 고육지책이라고 하지?!
(답답한 양반들, 왜 FB, TB 등 가변저항 주변에 문자열을 표기해놓지 않았을꼬?)
픽업과 연결되는 쉴드선은 PCB 패턴을 경유하여 우측의 가변저항 영역으로 간다.
그래서 오른쪽 것들이 Tracking을 조정하는 VR들이라고 추정하였지. 그렇다면 왼쪽은 포커스관련 VR.
(CX1081S와 같은 기능이 XB087안에 들어 있다고 간주하고…
쉴드선을 기준으로 VR들의 대략적인 용도를 유추함. 이 회로에서는 Focus Offset 조정점이 없다.)
총 3장의 ‘더러운 CD’에 대하여 두 장은 완벽하게 끝까지 재생되고 나머지 한 장은 19번곡 2분 십 여초까지. 이게 많이 좋아진 것이다. 끝까지 재생된 어떤 CD는 이 작업 전에는 아예 읽지도 못했다.
여기서 왜 자꾸 ‘끝’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트레이에 CD를 넣으면 픽업이 무조건 중심부로 이동하여 a) CD가 있는지, b) 있다면 TOC를 읽고 재생대기 상태가 되는데… 곡이 진행되면 반대방향으로 픽업이 이동된다. 그러면서 멀어질 수록 트래킹-에러 발생빈도가 높아지기 때문. 그러니까 끝 곡을 기준으로 주먹구구 조정작업을 하는 것이 좋겠지?! 흠… 태광 TCD가 그러하니 다른 CDP도 매 한가지일 것이라는 추정을.
그리고 생각해 본 것 하나 더.
휜 CD가 싸구려 트랜스포트와 결합되면 CD 끝 부분 미세한 출렁거림이 꽤나 심해질 듯하다. 이 말은 CD 관리 잘 해야 한다는 의미에, 좋은 메커니즘이 픽업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의미. 물론 이런 픽업과 트랜스포트의 좋고 나쁨은 디지털 데이터들의 RAM 버퍼링으로 해결된다 생각하지만… 논리상 그렇다. 이 한계를 넘어서면 실상은 IC가 즉응적으로 땜빵(보간법, Interpolation)해버린 음이 듣게 되는 경우이거나 약간 심하면 음 안에 작은 틱틱 소리가 담기고 더 심하면 마구 찌그러지는 소리가 들리게 되지.
그러므로 아무 이상없이 소리가 나기만 한다면 픽업과 트랜스포트의 조합이 음질에 주는 영향은… 없다? 거의 없다? “없다”는 제어 솔루션이 좋은 경우(최근 기기들?), “거의 없다”는 가격과 품질 불문하고 좀 오래된 기기들의 경우로 해두자. ‘기술의 발전은 크기를 확 줄이고 적용 솔루션의 등급을 높이면서 가격은 확 낮추어 수 십 년 전 1000만 원 짜리가 10만 원 짜리가 되어버리니까…
아무려나 좋은 것만 먹으려는 빈티지기 기기들, 투정부리는 놈들 애지중지하고 시간과 비용, 스트레스 견디면서 끼고 도는 일은 일은 일견 ‘자학적’이기도 하다. 자학하는 놀이… 그것을 즐거움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만이 빈티지를 찾는 것이겠고.
(이 각진 모델들이 1980년대 중반 전후의 ‘Ancient CDP’.
각 그랜저 돌아다니던 당시의 디자인 풍조가 그랬던 것이지. 사각형들이 많고 버튼 끝 날카롭고 종종 적색, 청색 컬러들이 조합되는… 그리고 픽업 특성 때문인지 복사 CD는 턱!턱! 더럽다고 곧바로 뱉어내는 놈들. 성깔이 있다니까. 난 그런 게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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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처음 뚜껑을 열고나서 찍어둔 사진들. DIY 작업을 할 때는 매 순간 미친 듯이 사진을 찍어 놓는 것이 좋다. 깜빡하다가 종종 곤혼스러운 상황들이 벌어지니까 직전 상태로 복귀하는 수단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는 것.
‘사진찍기’ 그게 주먹구구 DIY작업의 안녕을 보장하는 키워드.
(내용추가) 레일말고 다른 곳에는 실리콘 구리스(뭐가 맞나? 그리스?)를 쓰는데 일본 신에츠(Shinetsu)가 딴엔 능력있는 회사이고 그 회사에서 플라스틱류에 쓰면 좋다고 추천하는 G-501이 합당하는 판단. 이게 치약같이 생겼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1만 몇 천원쯤. 하나 사두면 천년 만년 쓰겠다. 귀챦으면 CDP 조립라인에서 바른 것 중 옆에 묻은 것들 긁어 다시 발라주는 정도에서 마무리. 좀 없어보이지만… 따로 묘수가 있나?
레일윤활은… 휴지로 닦고 샛말로 이야기하는 미싱기름이 없어서 브라운 전기 면도기용 오일을 아주 쬐끔~ 살짝 발라즘. 물론 둘은 작용기재가 다를 것이다만… 그리고 개털깍는 면도기용 오일도 있지만 왠지 모르게 찝찝했으니 시골 구석에 사는 사람은 주말에 달리 대안이 없었다. 그외 해표 식용유하고 참기름, 들기름, 천연보습 동동구리무~도 있고…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