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블로그 글 복사)
가벼운 문서작업을 하고 있던 중 택배를 받았다. 커다란 ‘삼호어묵’ 박스 하나가 문 앞에 있더군. 기사님이 이 주말에도 배달을 해주셨네. “정말 고맙구로~” (한진택배 어쩌구 저쩌구 말이 많던데… 그게 죄다 근로자들 잘못일까? 쥐어짜기하고 제대로 대우해주지않고 시스템관리 뭣 같이 하는 경영하는 놈들은?)
아무튼.
내가 가장 궁금한 것은 1) 전체적인 디자인이나 버튼 모서리가 칼 같이 사출된 모습에서 일본기업의 냄새가 난다는 내 직관적 판단이 맞는지 여부, 2) 그리고 태광산업이 능력껏 잘 만들었는가 두 가지이다. 진작에 태광 미니 튜너의 만듬새가 꽤 좋았더라는 경험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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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프론트 사출, 제작방법은 역시나 내가 짐작했던 것이 맞다는 판단. 이런 칼같은 금형의 설계와 사출 마무리를 태광산업이 모두, 알아서 처리했다면 대단한 일이지. 플라스틱 사출물 표면에 금속느낌이 나도록 모종의 마감처리를 한 점, Eroica 로고를 특수한 스티커로 접착 처리한 것은 상당히 특이하다. 폰트도 조금 남달라서 대체적으로 일본풍 디자인에 까까운…
(이 로고는 인쇄한 것이 아니라 스티커 형태의 필름을 전사한 것이다)
(표면은 Metalic인데 실상은 플라스틱이란 말이지… 이런 것들이 당시에는 남다른 기술이 아니었을까?)
그 다음으로, 뚜껑 열고 보니 전체적인 만듬새가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 부품들 마운트 상태가 비교적 정갈하고 전체적인 배치나 비주얼상의 느낌도 꽤 좋은 편. 이 녀석의 절대적인 가치는 잘 모르지만 이런 류의 기기들이 남들에게 무시당하고 그러면 나만 좋다. 잘 보고 거저다 싶은 가격에 좋은 물건 고를 기회가 많아지니까.
위 두 가지 관점에서 이번 베팅은 매우 훌륭했다고 결론을 내림. 그게 아니어도 과거를 잠시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 획득라는 관점이 충분한 가치가 있다.
내부에 먼지가 좀 있어 적당히 빨아내고 십 여분 만에 패널 뜯어 가볍게 세척해주고 재조립. 전원을 넣어 보았지. 스스쑥~ 소리 없이 빠른 속도로 트레이가 나온다. 오호… 요 녀석이? 플레이 등등 잘되고… 그런데 일감 소리가 약간 가볍다? 그런 느낌이 있었는데 원래 그런 것인지 아니면 1990년 10월에 생산된 기기라서 뭐가 나쁘고 뭐가 어쩌구 그런 탓인지는 잘 모르겠다. 나중에 천천히 비교 청음해 보면 알게 되겠고… 소리 가지고 궁시렁거릴 생각은 전혀 없다. 내 행동의 취지는 따로 있으니까.
* 관련 글 : 태광산업이 수출한 포르투갈 CIE 브랜드의 S7 컴포넌트 시스템
(굳이 220V용임을 강조한 이유가 뭐냐? 1990년대 이전에는 전국적으로 100% 승압공사가 다 안끝났다는 이야기일까?)
(Yamaha 서보-컨트롤러 + DSP LSI, GM76C28-10은 Static RAM)
YM3805-Yamaha.pdf
(WEB에서 데이터시트 구하기 어렵다.
Servo Linear Circuit의 약어로 짐작되는 S.L.C.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녀석은 렌즈 포커스 등을 다루는 LSI)
(처음에는 원가절감차원의 LCD + 백라이트 조합이려니 했는데… VFD를 썼구먼. 호~
Search Switch에 동그라미 표시는 누가 해 놓은겨? 테스트 중 고장이 나서 Re-Work을 해달라 표시했는감?)
(CD를 떠받히는 날개 모양의 Floating 구조물. 그러니까… 이 녀석이 염가형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대충 만든 것은 아니라는 말씀)
(3모터… 당연함. 그런데 트레이 구동에 벨트를 쓰고 있음)
(Pick-Up 식별 스티커가 보이질 않는다. 아마도 도시바 아니면 산요 제품일 듯)
(산요 SF-90 픽업. 오리지널가격 20불 대)
(아무도 내부사진을 찍어서 올리질 않는다. 그래서 훗날의 누군가를 위해 이것저것 뿌려둠)
사용된 DAC는… 뭐지?
아무리 살펴봐도 상면의 Signal Flow 상에는 DAC으로 짐작되는 놈이 없다. 오잉? 곰곰히 생각하다가 이면에 붙었을까 싶어 냉큼 분해해보니까 한 구석에 개미 똥구멍만크로 쬐~멘한 칩이 하나 붙어 있더군. 잘 읽히지도 않는데 Y3016-F(또는 P)라고 적혀 있다. 이게 Yamaha 3016 2채널 DAC으로 웹 문서는 ‘2-Channel Serial & Binary Input Floating D/A Converter’라고 정의된다고 하네.
뭔가 숨겨진 거대한(?) 발견의 기쁨을 기대했는데… 좀 썰렁하지? NO. SOP(Small Outline Package) 타입이라서 작게 보이는 것이다. DIP이면 다른 DAC과 유사한 크기.
간신히 구한 데이터스펙(Y3016이 YM3016이라는 가정이 달려있음) 기준으로는 10비트 Mantissa, 7비트 Exponents… 16비트 DAC이라는 것 빼고는 그러니까 부동소수점 연산 DAC 외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다. 흠… 크기도 작고 그래서 최초 경량급 소리라는 느낌이 있었던 것일까? 시간을 갖고 좀 더 따져보기로 하고 일단 듣자구.
[데이터 시트]
YM3016-Yamaha.pdf
Yamaha YM3016 Serial DAC은 1980년대 중반 ~ 90년대까지 시간 동안에 일본 게임기에서 널리 활용된 Yamaha YM2068 FM Synthesizer Chip, 일본 PC용 사운드 카드에 적용된 사례가 있는 만큼 야마하가 극구 밀어대던 범용 솔루션이었던 듯. OP. AMP만큼이나 작은 8핀 짜리 YM3014(10비트 가수+3비트 지수)도 있고 YM3020(13비트+10비트?) 기타 다양한 패키지제품들이 있었단다. 글쎄? 내 생각엔 아무래도 크기가 작은 기기에 적합한 경량형 DAC으로 보임. 헛참! CDP에 게임기나 사운드카드에 맞을 꼬맹이 DAC을 썼다? DAC 규격을 기준으로 이 CDP의 샘플링은 2배에 불과함.
http://lsair.html.xdomain.jp/a/e/g13_153_pc_2.html
(출처 : http://www.kadenken.com/shopimages/kadenken/0190020000032.jpg)
한편, 인켈/DUAL CD-100RS와 비교 청취 해보니 가수가 살짝 침을 넘길 때의 입술소리가 상대적으로 불분명하게 들린다. 잘 만든 CDP인 100RS의 AD1861 DAC과 YM3433 Digital Filter의 조합을 당해낼 수는 없을 것. 남들이 CD-100을 보급형이라고 하면… 어쨋든 해상도 관점에서는 그 이하 수준이라는 추론. 물론, 보드 동작 상태가 건전하지않아서 그럴 수도 있다.
상상을 해보았는데… Yamaha가 LSI 패키지 납품하면서 전문 오디오 DAC으로 보기 어려운 것을 끼워팔기했는지도 모른다. “보소! 이기 그냥 드립니데이… 함 써보이소. 꽁짜예요~” 그런 식? 그게 아니고… 야마하 설계도에 그렇게 반영되어 있었을 것이네. 이 녀석 출신이 Yamaha가 맞다면 말이다.
어쨋든 최종 결론은?
○ 초창기에 외국기업의 도움을 받았겠지만 두 건 사례를 보건데 태광산업은 기본적으로 제품을 잘 만드는 회사였다. 그럴 법하다. 구력을 따지자면 70년대 ‘천일사’시절부터 시작해야 하고 제 아무리 바보라도 그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 그들의 각진 초창기 CDP는 산요든 도시바든 일본 메이커의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CDP를 보고 나서 확률론적 관점의 정의를 내리자면 아무래도 1980년대 중후반의 Yamaha 보급형 CDP 설계도를 가져와 그대로 복제한 제품. 왜냐고? 트레이 안에 CD를 적재하는 날개가 마련되어 있는 것이 의미심장하고 주요 LSI와 DAC이 야마하 것이며 대체적으로 오디오 극상시절의 야마하가 각진 버튼 칼금형을 선호했더라.
○ 좀 더 들어보고 또 YM3016 DAC의 의미와 가치를 좀 더 탐구해보고 결정하기로 하는데… 아무래도 엔트리급 꼬맹이 DAC이니 TCD-408X CDP 또는 비슷한 등급의 CDP에서 대단한 음 품질을 기대하는 것은… 많이 어렵겠지?! NO. 아래와 같이 LSI와 DAC의 조합에 의해 음이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과히 폄하될 만큼의 형편은 아니다.
(내용추가) 뭐가 좀 이상하지않나?
대체적으로 잘 만들었는데 꼬맹이 DAC을 쓰는 실수(?)를 저질렀다니? DAC이 딴에는 탁월하게 좋은 것이라서? 글쎄다.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이런 상황일 수도 있겠다. YM3805라는 존재가 있는데 그 LSI 안에는 서보-컨트롤 기능 외 Signal Processor로서의 기능이 들어 있다고 하니 혹여 야마하가 이쪽의 비중을 크게 높이고 적절히 추종해서 음을 만들어내는 DAC의 비중을 낮추는 전략을 썼다면? 대부분의 CDP에서도 YM3805와 유사한 솔루션이 탑재되는데 이번 조합에서 특별히 뭔가 강화되어 있다거나 남들과 다른 특성이 부여되어 있다거나.
그래서 매뉴얼을 다시 읽어보니… 아하! YM3805와 YM3016은 짝 맞춤 솔루션이구먼.
Control LSI가 DAC을 지정하는 일은 흔하지않다. 그러므로 Yamaha가 모종의 설계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 흠… YM3016이 꼬맹이라고 뭐라할 것 아니네. 옆에 잘난 것으로 추정되는 놈을 하나 끼고 있으니까. 그 놈이 잘난 놈일 가능성이 있는 것은… 특이하게도 PCB에 사각 구멍을 내고 굳이 LSI 존재를 노출시킨 것을 보면 그렇다. 그리고 재차 언급하지만 SOP 타입이라서 별 볼 일 없어 보이는겨.
자료가 없다. 간신히 찾은 WEB의 설명글에는 리니어 스케이트 디스크(Linear Skate? 뭔가 했는데… 트레이 안쪽 날개 두 개를 지칭하는 말. 처음엔 뭐야? 그랬는데 CD를 꺼낼 때 생각보다 편하다) 로딩 시스템, 3-모터 디스크 드라이브 메커니즘, 디지털 필터 프로세싱 시스템, 15 랜덤 프로그래밍 플레이, 3-빔 레이저 픽업, 헤드폰 볼륨이 언급되어 있네. 언젠가 메이커가 이야기했던 것이 계속 전달되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최초 태광산업이 “디지털… “을 굳이 언급했던 이유가 따로 있었을 것? 2배 오버샘플링하면서 20Khz 이상은 싹뚝 잘라내는 것말고… 뭘까? 1980년대 중반에는 지금은 뭣도 아닌 ‘디지털 필터링’이 광고문구에 삽입될 만한 소재였을까?
– I’ll be BACK –
상품 포지션을 알고 싶어서 YM3016이 아니라 YM3020을 키워드로 검색을 해봄. 몇 가지 모델들이 나오는데… DAC이 조금 더 좋다는 것 말고는 거기서 거기. 기능과 구조가 비슷하다. 이런 것들을 우스개소리로 Ancient CDP라고 지칭하는 양반들이 있더군.
(CONDOR CD950, VFD가 TCD-4081과 같지? 그러니까 태광산업은 패키지솔루션을 쓴 것이다. 출처 : http://www.bakelit.hu/portal/static/upload_apro/2010-12-09/887011_orig1.jpg)
(출처 : http://www.brandenburger-electronic.de/catalog/images/onkyo%20cd%20player%20dx%206430%20copy.jpg)
(내용추가) 부동소수점연산 DAC이 미세한 컨버젼 처리가 가능하니까… 논리적으로는 일반 정수연산 DAC보다 좋은 것. 또한 그런 것 만들기도 어렵다고 한다. 그럴 듯한 이야기. 난다긴다하는 일반 DAC들이 많으니 이 녀석의 가치제고를 위한 일부러 멘트를 적어 둠. onkyo DX-130(’87~’88), DX-230(’87~’88)에 적용됨. DX-100(’85~’85)에서 TD6705AP가 쓰였고 거의 근접한 시기에 소개되었을 Sansui V350에는 TD6709N이 쓰였는데 대충 그런 등급의 성능으로 생각하면 되겠네. 말인 즉, 요즘 기준으로는 좀 덜떨어진 IC겠지만 CDP 보급초기에는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DAC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
[ 이하는 YM3020의 경우 ]
YM3020.pdf
Digital signal processing can be separated into two categories – fixed point and floating point. These designations refer to the format used to store and manipulate numeric representations of data. Fixed-point DSPs are designed to represent and manipulate integers – positive and negative whole numbers – via a minimum of 16 bits, yielding up to 65,536 possible bit patterns (216). Floating-point DSPs represent and manipulate rational numbers via a minimum of 32 bits in a manner similar to scientific notation, where a number is represented with a mantissa and an exponent (e.g., A x 2B, where ‘A’ is the mantissa and ‘B’ is the exponent), yielding up to 4,294,967,296 possible bit patterns (232).
The term ‘fixed point’ refers to the corresponding manner in which numbers are represented, with a fixed number of digits after, and sometimes before, the decimal point. With floating-point representation, the placement of the decimal point can ‘float’ relative to the significant digits of the number. For example, a fixed-point representation with a uniform decimal point placement convention can represent the numbers 123.45, 1234.56, 12345.67, etc, whereas a floating-point representation could in addition represent 1.234567, 123456.7, 0.00001234567, 1234567000000000, etc. As such, floating point can support a much wider range of values than fixed point, with the ability to represent very small numbers and very large numbers.
With fixed-point notation, the gaps between adjacent numbers always equal a value of one, whereas in floating-point notation, gaps between adjacent numbers are not uniformly spaced – the gap between any two numbers is approximately ten million times smaller than the value of the numbers (ANSI/IEEE Std. 754 standard format), with large gaps between large numbers and small gaps between small numbers.
* 출처 : http://www.analog.com/en/education/education-library/articles/fixed-point-vs-floating-point-dsp.html Fixed-Point vs Floating Point DAC.pd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