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일견 천편일률적인 오디오시장에서 특히, 풀-레인지 스피커 시장에서 나름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모델들을 만들어 온 은둔형 장인의 제작사, 솜-스피커.
직접 유닛을 만들고 그 유닛을 사용하는 엔클로저를 제작한다. 대표자 하현상, 이 분은 외길을 걸어오신 분으로 꽤나 연로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도 용인에 소재한 회사의 공식사이트는 www.somspeaker.co.kr
다음은 인터넷에서 입수한 인터뷰 기사(원본출처는 미상. 복사글의 출처 : http://fullrange.kr/ytboard/view.php?id=webzine_audio&no=236)
○ 오디오는 언제부터…?
나는 어려서 유성기부터 좋아했는데, 소리 자체가, 소리가 난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습니다. 끼니를 못먹을 때인데도 오디오를 좋아했습니다.
○ 왜 오디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일컬어 오도팔(誤道八)이란 말을 쓰십니까?
영어 audiophile의 음차인 것은 알겠지만, 그 의미를 들여다보면 길을 잘못 든 팔푼이란 의미 아닙니까? “술 안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그게 체질적으로 남이 하지말라고해서 자제가 되는 것도 아니지요. 오디오꾼들도 마찬가지에요. 오디오에 빠져들 소지가 있는 인간이 어느날 갑자기 순간에 빠져드는 것이지요. 오디오꾼들의 공통점이 내성적이어서 한군데 집착하면 헤어나지 못한다는 거에요. 집 팔고 가족들 희생시키고 사생 결단을 내는데… 이게 팔푼이 아니고 뭐겠어요…
○ 오디오 취미는 공유할만한 좋은 취미?
(버럭) 저는 어디 가서 오디오한다고 절대 자랑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나 같으면 오디오하는 자들은 절대 요직에 앉히지 않겠습니다. 오디오에 광적으로 빠지는 사람은 좀 모자라는 사람에요. 나는 은행에 오래 다녔는데… 직장에서 가끔 그런 일이 있었어요. 누가 잡지에서 내 글을 봤다고 오디오에 대해서 물어보는 거에요.
그러면 나 그 사람 아니라고, 오디오 모른다고 시치미 떼고 그랬지요.
○ 하현상 식 자기 소리 찾아가는 방법에 관해서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일단 부지런해야합니다. 편한 방법은 없습니다. 그리고 오디오라는 것은 오래가는 것을 찾아야합니다. 탄노이처럼 현은 좋고(110% 넘칠 정도로) 다른 것은 그저 그렇다… 이런 건 파이에요. 과락이 없는 것을 구하는 게 좋지요. 그러면 왔다갔다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 오디오로 득음을 한다면 돈오돈수일지 아니면 돈오점수일지?
경제적 부담이 없는 사람은 비싼 걸로 한방에 끝내려고 하겠죠. 그런데 그런 건 재미가 없죠. 오디오 한다고 볼 수 없는 겁니다. 하급기부터 계속해서 많이 들어 보고 현재 있는 것이 어떤 건지 알아보라는 겁니다. 일단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없다는 전제에서 시작을 해야합니다. 그리고 자기 취향을 알아야 합니다. 자기가 재즈를 좋아하는데 크래식에는 좋고 재즈에는 안 좋은 것과는 같이 생활 할 수가 없는 거지요. 자기 자신의 취향을 아는 것부터 정리를 해야합니다.
○ 오디오 콤포넌트의 구성에서 중요한 순서를 어떻게 정하십니까?
500원이 호주머니에 있을 때, 스피커에 100원을 투자하고 나머지에 400을 투자하는 경우와 스피커에 400원을 투자하고 나머지에 100원을 투자하는 경우를 비교하면, 어느 경우나 극단적인 경우지만 100원짜리 스피커를 택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스피커에만 의존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입니다.”
○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는데 오디오에 너무 집착하게 되는 것이 문제 아닙니까?
오디오 좋아하는 것은 누가 시켜서 되는 일이 아니지요. 어쩌면 불행입니다. 소리를 들을 때는 ‘참 좋은 취미다.’ 이런 생각이 들다가도 사실은 상당히 외로운 취미입니다. 취미가 없는 사람들한테 오디오 취미를 가져봐라 하고 권유는 하지마세요. 오디오 좋아하는 사람들은 출세하기도 힘들지요. 마음이 콩밭(오디오밭!)에 가 있어서 직장 끝나면 돌아와서 오디오 만지는 게 일이니까… 담배 끊는 시도 해봐야 소용없듯이 자신의 감정에 만족을 주는 것은 마이너스지요. 다른 취미와 비교해봐도 중독성이 강한게 이 오디오지요. 아편보다 더 지독할 수도 있지요.(아편은 안해봤지만…)
오디오를 가지고 인생을 칠갑을 하고 조절이 안되는 이게 개탄할 노릇이지요. 소리를 찾는 것은 좋은데, 원하는 소리의 60%가 되었다 싶을 때 스톱을 해야합니다. 100% 만족할 때까지 끝장을 보겠다고 하는 것은 없으니까 고생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6,70%에서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합니다. 최하급 국산부터 시작해서 좋은 소리가 나기 시작하면 거기 주저앉아야합니다.
오디오라이프야말로 중용의 도는 꼭 필요한 것이죠..
오디오에 빠지면 인생의 99%를 오디오가 차지해 버립니다. 이렇게 하지마라해도 안됩니다. 돈이 없으면 더 광적으로 됩니다. 짧은 밑천에 어떻게 해보려고 연구하다가 인생 다 보내는 겁니다.
○ 노부의 말씀을 들으니 점점 오디오야말로 몸에 안좋은 것처럼 생각됩니다.
날 때부터 오디오로 올 사람은 정해져 있습니다. 사람의 능력이란 것은 한정돼 있는데 그것을 전부 오디오에 뺏겨 버리면 분명히 다른 쪽에서 빵꾸가 나게 마련입니다. 오디오란 것이 자기 혼자서 들어봐야 재미있는 것이고 또 그것이 안좋은 것입니다. 두 사람이 앉아서 고역이 어떻네, 저역이 파이네 이런저런 얘기하기 시작하면 그건 음악감상이 아니라 소음인 겁니다.
○ 그래도 언젠가는 평생 가지고 갈 시스템으로 정착하게 되지 않을까요?
나이가 들면서 음악 취향이 바뀌니까 평생 시스템이란 건 없어요. 어떤 기계를 못가져서 안달나고 상사병 걸리는 것보다는 콘서트에도 가고, 주변을 희생시킬 가치가 있는 것인지 생각해야합니다.
○ 그래도 결말을 내야한다면?
그러고 싶어도 기계라는 것이 자꾸 나오고 그러니까 결말이 안납니다. 오디오라는 것이 만지고 바꾸고 하는 재미 때문에 하는 것인데 그걸 하지 말라는 것이니까 결말이 날 수가 없지요. 소프트 쪽으로 가는 사람들은 그래도 행운이죠. 기계에서 얼른 빠져나오도록 필사의 노력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비싼 기계 사가지고 맘에 안들면 그날부터 또 큰일이 납니다. 그럭저럭 그 소리가 익어 버렸다고해도 더 비싼 것 나오면 안달이 나고 환장하게 되지요.
○ 손모가지를 분질러 버려야 할까요?
자기 힘에 안닿는 것은 절대 듣지 않으면 됩니다. 어떤 기계를 들어 보러 갈 때는 돈을 딱 들고 가면 좋은데, 너무 현실적인 소리 같지만, 돈없이 비싼 기계 들으면 그건 공부가 아니라 고생의 원천이 되는 겁니다. 그건 남의 세계 이야기로 치부해야합니다. 호기심에 돈 안들이고 들어보려고 하다가는 결단납니다.
○ 이제 오디오가 마귀의 수렁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용기를 좀 주세요.
오디오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 인생의 밸런스를 버리는 것은 바보 짓입니다. 그런 위험성을 항상 마음에 두어야 하지만…. 말은 쉽지만 그것이 안됩니다. 나는 대표적인 실패작입니다. 자기 소리라는 것은… 싸면서도 자기 소리를 내야한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돈으로 해결할 것을 몸으로 때워서 해결되었다.’ 그럴 때가 재미있는 것입니다. 사실 소리라는 게 조그마한 액세서리 하나 바꿔서 앰프 바꾼 것 이상의 경우가 있을 수 있죠. 볼더 800만원 짜리가 자기 소리 백번 내봐야 불행한 것입니다. 자기의 다른 생활과 밸런스가 맞아야합니다.”
솜 스피커는 문을 닫은 걸로 보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그 분께서 연세가 아주 많으신 분으로 알고 있었는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