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라디오를 좋아하는 나에게, 라디오를 옆에 끼고 사는 나에게, 라디오가 좋다고 설파를 하는 나에게 많은 사람들은 갸우뚱하며 “라디오, 무엇이 그렇게도 좋아?”라고 묻는다. 답은 하나. “내 할 일 하면서 또는 눈을 감고 아무 생각없이 남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더 이상의 좋은 방법이 있는가?”
어거지 강변이라고 생각해도 좋은 논거는
1) 스마트-폰 팟-캐스트가 유사 청취수단이지만 24시간 끊임없는 실시간의, 피동적 청취를 선호하는 자에게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다.
2) 방송국 전용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써서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지만 그것은 유형물 라디오의 보완수단일 뿐이다. ‘라디오’와 ‘라디오 방송’은 개념이 다르고 특히, 스마트-폰이 전화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감정적인 무리가 따른다.
3) 한 장 한 장 집어 넣는 CDP, 먼지털고 조심스럽게 안착을 시켜야 하는 LP는 묘한 손맛이 있다. 그런 식 촉각과 시각을 선호하는 자에게 기계어 코드에 의한 방송 청취가 유형물 라디오를 이용하는 청취와 같을 수는 없다.
4) 그냥… “오디오는 오감(五感)이다” 말한다면 쉽게 이해될 수 있을까?
이런 무쇠고집, ‘일부종사’ 마인드인 사람들에게 EBS가 ‘책을 읽어주는 방송’을 하고 있다.
FM 104.5Mhz의 ‘책으로 행복한 12시
매주 월~토 12시 ~ 14시 방송, http://home.ebs.co.kr/happybook/main
책을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귀로 읽는다”는 점에서 이 방송 포맷은 상당히 특별하다. 그리고 미디어로서의 존재감이 많이 약화된 라디오에 새로운 서비스 방법론을 결합, 채널 활성도를 높힘과 동시에 문학계와 연계하여 중소 출판사들의 홍보채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고 양자 콘텐츠 활용도를 높힐 수 있는 실험적 시도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전통적인 텍스트 문학과 아나로그 방송의 결합. 그런 것들이 작은 라디오 스피커를 통해 내 앞으로 오니까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