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다음은 국가 재난관리시스템, 방송 등에 관하여 꽤나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고 논리적으로도 잘 기술된 연구논문이다.
효율적 재난방송을 위한 운영방안 연구(A Study of Operation Plan for Efficient Public Warning),
한국재난정보미디어포럼, 2015.12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국가재난방송의 기본은 DMB이다”는 취지(아래 발췌문 참조)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연구진이 나열한 논거 즉, DMB의 강점이라고 내세우는 항목들의 전제에는 큰 논리적 흠결이 있다고 판단되는데 예를 들어 1) DMB 청취가 가능한 모바일기기를 누구나 다 갖고 있다는 가정, 2) 기기가 충분히 충전되어 있을 것이라는 가정, 3) 그리고 급히 재난을 피한 사람의 어떤 위치에서 DMB가 안정적인 통신채널이 될 것이라는 가정은 논리비약이다. 그리하여 국내에서는 꽤 흔한 사례로서, ‘모바일 지상주의’ 그 관성적 사고가 반영된 논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모름지기 재난상황에서는 “The Simplest is the Best” 즉, 정해진 일만하는 가장 단순한 기기가 최적이다.
1) Power Cut-Off 상태로 수 년간 대기할 수 있고 2) 소모전력을 극단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3) DMB에 비해 전파회절(註1)의 강점도 있는 ‘AM 라디오’가 정답이다. 그 방증으로 일본, 미국 등 재난에 특히나 민감한 나라의 국민들은 여전히 AM/FM 아나로그-라디오 심지어 ‘AM Only 라디오’를 열심히 구매한다. 그리고 구매자나 메이커나 배터리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에 목을 멘다.
어딘가에 혼자 갖혀서 세상일을 확인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유일한 수단은 1주일 이상을 끄떡없이 버텨주는 라디오뿐일 것. 그런데 모바일 기기는 청취나 시청에 관여하지않는 다양한 응용 프로세스들이 돌고 있어서 가만 놔두어도 며 칠 버티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註2)
한편, 최근 모바일 기기에 통상적으로 내장되는 FM 라디오-칩을 재난용으로 활성화시키겠다는 정책적 판단(2018년 이후)은 매우 긍정적지만 여전히 배터리 지속시간의 문제가 있고 치렁치렁 헤드폰 줄 안테나를 달고 다녀야하는 불편함에, 그마저도 AM은 들을 수 없기 때문에 완벽한 해법은 아니다.
재난방송 채널로 라디오와 DMB가 지정되어 있고 텍스트 전달에 초점을 두고 내용을 가필하는 연구논문이며 인정할 수밖에 없는 바로 현실에서 AM이 거의 사장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괜한 언급일 수도 있겠으나…
어쨋든 재난상황이 벌어진 후 대응성은 그 무엇도 독립형 AM라디오를 능가할 수는 없다.
굳이 더 언급하자면 DMB/디지털은 초기 전파에만 집중한 방법론이고 AM은 초기 전파는 물론 장시간에 걸친 복구, 대응도 수용할 수 있는 방법론이다.
그럴 듯한 전산시스템을 상상하는 국가기관 입장, 연구기관 입장이 아니라 당장에 곤경에 처한 사람 입장에서는 양자 큰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심하게 고립된 곳에서 주변 잡화를 이용해 얼렁뚱땅 광석라디오를 만들고 AM을 들을 수있지만 DMB, FM은 불가능이다.
이 참에 DMB론자들에 대항하는 차원에서 혼자라도 재난대비용 AM라디오 보급운동이라도 벌여야 할까?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i.pinimg.com/originals/4d/75/65/4d7565bf9736be4b7ea0ddda9a46986f.jpg)
* 註1 : 174.512Mhz~215.504Mhz DMB주파수 대역에 대하여 AM 주파수 대역은 수 백 Khz로 100배 정도 파장이 크고 회절(Diffraction)특성도 좋을 수 밖에 없다. 누군가 건물더미 안에 갖혀 있을 때 논리상 DMB는 안되도 AM은 들을 수 있다는 이야기.
* 註2 :통합칩을 쓴 저가 포켓 라디오의 대기상태 전력은 3V에서 5~7mA 정도? 화면 꺼진 스마트-폰의 대기상태 전력은… 최소 수 십 mA 이상?
2.DMB개요
DMB란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의 약자이다. 디지털TV 규격을 미국식으로 결정하면서 디지털 TV에서 이동수신이 불가능하게 되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이동수신이 가능한 DMB를 도입하였다. DMB는 유럽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DAB(DigitalAudioBroadcasting)에 비디오 서비스를 추가한 형태이다. 지상파 DMB의 경우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하여 서비스를 개시하였고, 위성 DMB는 일본에서 1seg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먼저 시작하였다.
DMB의 역사는 DAB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DAB는 1981년부터 연구되기 시작하여 1988년 독일에서 처음으로 전송이 이루어졌다. 1987년 유럽연합의 연구 프로젝트로서 ‘Eureka-147(EUropean REserch Coordination Agency project-147)’프로젝트가 출범하였다. 1993년에는 ITU-R에서 Eureka-147의 고유명칭으로 DAB를 명명했으며 개발 초기 시스템의 주요 목적은 차량을 이용한 이동수신을 목적으로 한 오디오 및 데이터 방송이었다.
1995년에는 BBC가 지상파 DAB서비스 개시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997년 3월에 정보통신부와 산업자원부에 의한 디지털 라디오 방송의 도입에 관한 논의로 ‘지상파 디지털 라디오 방송 추진 위원회’를 구성하였고, 2000년 4월 ‘지상파 디지털 라디오 방송 추진 전담반’을 구성하여 2001년 ‘디지털 라디오 방송’의 방식으로 Eureka-147방식을 국내 표준으로 잠정 결정하였다.
2002년 12월 17일, 정보통신부는 디지털 라디오 방송 공청회를 열어 DAB(Digital Audio Broadcasting)를 영문으로 DMB(Digital Multimedia Broadcasting), 우리말로 ‘디지털 라디오 방송’으로 명명하였으며, 이는 오디오뿐만 아니라 비디오,데이터 방송을 합친 넓은 의미의 개념이다. 정보통신부는 오디오 중심의 DAB를 비디오 중심의 DMB로 명칭을 바꾸고 유럽의 Eureka-147방식을 국내표준으로 채택하였다.
2003년 2월 24일, 방송위원회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라디오 방송(DMB)이 협의의 개념인 오디오로 많이 사용되고 있고 또한 데이터 방송 등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특성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오디오,비디오, 데이터방송을 모두 포괄하는, 영문으로 DMB, 우리말로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으로 명명하기로 통일하였다. 방송위원회는 DMB를 ‘CD수준의 음질과 데이터 또는 영상 서비스 등이 가능하고 우수한 고정 및 이동 수신 품질을 제공하는 디지털방식의 멀티미디어방송’으로 정의하고 DMB를 전송수단에 따라 지상파 DMB와 위성 DMB로 구분하였다.
2004년 3월 2일,16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DMB을 이동 멀티미디어 방송으로 새롭게 규정하였다. 방송위원회에서는 2004년 3월 22일에 이동 멀티 미디어 방송의 근거규정을 마련하였다.
2005년 3월 28일에는 방송위원회가 지상파 DMB사업자로 KBS, MBC, SBS, YTNDMB, U1미디어, 한국DMB를 선정하였다. 2005년 5월에는 위성 DMB의 본 방송이 시작되었고 2005년 12월 1일 서울을 시작으로 지상파 DMB본 방송이 시작되었다.
지상파 DMB를 이용한 재난경보방송의 경우, 2006년 12월에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 방송(DMB) 재난경보방송 표준이 제정되었으며 2008년 11월부터 제주도 지역에서 시험서비스가 실시되었다. 2009년 6월부터는 제주도 지역에서 시험방송 실험이 확대되었고 2009년 8월에는 전국 단위의 시험방송이 실시되었다.
3.재난방송 매체로서 DMB의 장점
DMB의 특성 중 재난방송 매체로서 유리한 점을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DMB는 ‘디지털 방송’이다. 동영상이나 소리뿐만 아니라 문자, 그림은 물론 웹사이트까지 전송할 수 있다. TV, 라디오도 각각 동영상과 소리를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하지만 DMB는 하나의 기기에 여러 형태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전송에 다중화 방식을 이용한다. 다중화 방식이란 한 채널에 여러 가지 정보를 동시에 보내는 것으로 현재 방송중인 프로그램이 중단되지 않고 재난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는 휴대전화로 DMB를 시청하는 중 재난 문자메시지를 수신하는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뉴스 등의 보도 프로그램이 아닌 광고가 방송되는 중에도 재난정보를 수신하여 표시해 줄 수 있다. 또한, DMB는 방송이기 때문에 제한된 전파 자원을 이용해서 일대다의 효율적인 정보전달을 할 수 있다.
둘째로 DMB수신기는 ‘휴대용’이다. DMB수신을 위해서는 동전보다 작은 크기의 칩 하나만이 필요하다. 따라서 작은 크기의 휴대용 수신기를 만들 수 있다. 작은 크기로 휴대가 간편하기 때문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도 재난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휴대용이기 때문에 배터리를 가지고 있다. 배터리가 있으면 재난 시 쉽게 발생할 수 있는 정전상황에서도 재난방송을 수신할 수 있고 대기 상태에서 적은 전력소모로 재난상황만을 감시할 수 있어서 재난상황 시 자동으로 수신기를 켜 재난정보를 받을 수 있다.
셋째로 DMB수신기는 ‘이동형’이다. 시속 200km로 이동하는 중에도 수신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개발되어 자동차나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재난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따라서 자가용 운전자를 대상으로 교통 관련 재난정보 서비스를 하는데 유리하다. 이동형이라는 특징이 방송과 결합되면 새로운 재난방송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현재 근해를 운항하는 선박을 위한 재난 서비스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DMB를 이용하여 넓은 바다를 이동하는 선박에 대해 효율적으로 재난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넷째로 DMB수신기는 ‘복합기능’의 수신기이다. 수신 모듈이 매우 작기 때문에 DMB 수신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보다는 휴대전화나 차량용 내비게이터,PMP 등과 결합된 형태가 많다. 휴대전화의 통신 기능이나 내비게이터 기능을 활용하면 새로운 응용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 DMB수신기와 내비게이터 결합될 경우 위치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자동차 탑재형 내비게이터에 DMB수신기가 결합되면 현재 사용자가 위치한 지역에 재난이 발생하였는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출발지, 경유지, 도착지에 대해 재난 상황을 파악하고 교통에 방해가 될 만한 재난인 경우 대체 경로를 추천할 수도 있다. 휴대전화 결합형 DMB수신기는 휴대전화의 통신 기능을 이용하여 보다 자세한 재난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섯째로 DMB수신기는 개인용이다. 휴대가 가능하고 보통 휴대전화와 결합되기 때문에 타인과 공유하지 않고 자신만의 수신기를 가진다. 분당에 집이 있고 서울로 출퇴근하며 충주에 자주 낚시하러 다니는 사람은 다른 지역의 재난정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제주도에 사는 사람은 제주도의 재난정보 외에는 큰 관심이 없다. 개인용 수신기는 이런 다양한 경우에 맞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여섯째로 일반 DMB수신기에 재난경보방송 수신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하드웨어 없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가능하다. 재난방송은 중요한 서비스로 비용에 상관없이 반드시 탑재되어야 할 기능이지만 그 비용은 국민 전체에 큰 부담이 된다. 그러나 기능 추가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만으로 가능하다면 비용은 최소한으로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수신기 제조업체들도 부담 없이 기능을 추가하고국민들도 큰 부담 없이 재난방송 수신기능이 탑재된 수신기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