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스위스인들이 포켓 라디오만한 작은 케이스 안에 고압 음극선관 집어넣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TV겸용 라디오를 만들었다는, 인터넷을 떠도는 사진 한 장이 있다.
‘1976년’이라는 꼬리표를 감안할 때… 정말일까?
그들이 작은 보석이나 작은 시계를 잘 만진다는 점, 흰색 와이어가 이어폰이 아니라 따로 준비된 배터리 연결선이라는 설명 때문에 잠시 동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모델명 Driva Geneve와 같은 빈티지 시계 브랜드가 있고 아무리 봐도 파지 각도가 많이 어색하니 시계 광고용으로 조작된 사진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나마 1%쯤 조심스러운 것은, 1970년대에도 작심하고 만든다면 필요한 원천 기술들은 다 있었기 때문.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오로지 작은 부품이 없어서 문제였을 것이니 TV, 라디오 수신 회로는 따로 배치하고 최종 신호만 사진 속의 장치로 보내주는 구조를 취하되, 장치는 수제작된 작은 음극선관, 아주 작은 스피커, 약간의 버튼들로 구성했다면 어떻게든 한 대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갈팡질팡하다가… 다음 사유로 조작 사진으로 결론을 내렸다.
아래는 1970년대 난다긴다하는 일본 메이커들이 ‘작게 만들기 경쟁’에서 선보였던 제품들. 당시 부품의 크기 때문에 정해지는 절대 체적이 있었을 것이다. 스위스인들이라도 모든 부품을 확실히 줄일 수는 없었을 것이니 커다란 안테나까지 달려 있는 작은 포켓 TV-라디오의 제작은 불가능하다. 접이식 안테나라면 수납조차 불가능한 구조.
아무래도 그녀의 스티커 사진이 붙어 있는 크리스털 라디오가 아닐까 싶고 그게 맞다면 인터넷 정보는 늘 의도된 오류나 실수가 많음이겠고…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flashbak.com/the-1976-tv-watch-by-driva-geneve-of-switzerland-32025/)
(1974년 파나소닉 초소형 브라운관 TV, http://www.tvhistory.tv/1974_Panasonic_TR001.JPG)
(World Smallest! 1981년 파나소닉 TR-1030 TV. 뒤쪽으로 길다. 그 만큼 필수 체적공간 확보가 절대적이라는 의미. 출처 및 좋은 글 : https://www.antiqueradio.org/PanasonicTR-1010PTelevision.htm)
* 관련 글 : Panasonic TR-001, 최첨단 꼬맹이 아날로그 TV와 우주 경쟁 그리고 무서운 소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