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1976년 소개되고 1977년 Good Design상을 받았다는 소니의 2단 분리형 라디오. 1970년대 중반이라면… 당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넘사벽이었던 기술력을 가진 일본 메이커들이 온갖 아이디어를 쥐어 짜내기 시작했던 시절이다.
(출처 : https://i.pinimg.com/originals/d0/e6/71/d0e6716154be338c27b1d62c3a6db144.jpg)
본체를 분리하고 이어폰 청취용으로, 예를 들어 통근용으로 쓰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스피커 모듈을 결합시키면 일반 라디오처럼 쓸 수 있다는 발상. 문화적 관점에서는 만화영화 ‘마징가 Z’ 조정머신(Hover Pileder)의 분리와 결합을 연상케 하는 기술이겠고 기술적 관점에서는 부품집약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Hover Pileder. 초안에서는 바이크였다고 한다. 말이 나온 김에… Pileder는 사전에 없는 용어? Piled(적재된, 보플…)에 +er을 붙인 일본식 조합어로 추정됨.
(출처 : http://shinopin.c.blog.so-net.ne.jp/_images/blog/_b96/shinopin/DSC01859-f015b.jpg)
고성능 라디오를 만들려고 작은 부품들, 특수한 부품들을 많이 쓰게 되면 제조단가가 올라가고 보편적인 수준의 상용기기에 만드는 데 있어 넌센스가 되는 지점을 만나게 된다. 그러므로 2단 분리하여 체적공간을 키우고 평범한 부품들을 쓰는 방법이 합리적이다. 사용자의 자유로운 취사선택이라는 요소도 있다.
키워드는 ‘양수겹장’
어댑터 모듈은 스피커, 앰프, 안테나 세 가지 요소를 담고 있는데 본체 작은 커패시터에 연결된 라인이 FM RF와 연결되어 있어서 분리시에는 이어폰이 안테나 역할을 한다. 이때 이어폰 JACK은 외부안테나와 외부 증폭기 접속을 동시 절환하는 셈.
사용된 IC는 CX161(FM IF Amp), CX162(AM/FM IF AMP), 검파는 비율검파로 특이하게도 스테레오 분리회로는 없다.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되는데… MPX를 넣는 것이 무용하다고 판단했던 것일까? 1) 당시 스테레오는 훨씬 더 값어치가 있는 기술이므로 아껴두는 차원에서? 2) 이어폰만으로도 충분히 좋다 생각했던 소비자가 많았던 시절이라서?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다른 판단이 있었을 듯.
한편, 이어폰 구동에 일반 오디오 앰프회로나 다름없는 구성의 푸시-풀 회로를, 어댑터 블록에는 트랜스포머를 쓴 구형 증폭회로를 사용하였다. 추측컨데 3V 저 전압 구동을 염두에 두되 1) 이어폰 청취시 왜곡없는 깨끗한 음을 들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2) 250mW 대출력(포켓 라디오치고는 큰 편)을 뽑아내기 위한 설계상의 고민들이 반영된 결과일 것이다.
(서비스매뉴얼 다운로드 : https://www.hifiengine.com/manual_library/sony/icf-7500.shtml)
결론적으로 이 모델은 꽤 높은 설계수준이 적용된 고급형 라디오. 1970년대 중반 이전에 설계되었으리라는… 착수시점을 감안하면 분명히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