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PC용 모니터는 1) LCD 패널, 2) 신호변환 보드, 3) SMPS 전원부 세 가지가 조합된 장치. 오래 사용하다 보면 화면이 깜빡거리거나 은근히 어두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다.
냉음극 백-라이트(CCFL; Cold Cathode Fluorescent Lamp)를 쓰는 모니터들은 LED방식보다 짧은, 분명한 수명 한계가 있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갑자기 점멸하는 것은 SMPS 전원회로 불량에 기인했을 가능성 크다.
전원보드를 분리하여 살펴본 결과 트랜스포머 2차측 평활회로에 사용된 CapXon(1980년에 설립된 대만회사) 커패시터들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해액 누액이 보인다. 평활작용이 원활하지 않아서 동작전압이 불안정해졌고 디지털 보드(*)가 오작동하면서 화면이 점멸했던 것.
* Analog to Digital Board. 흔히 ‘AD 보드’라고 한다.
(갈변흔적. 과전압 등 모종의 사유로 전해액이 끓어 오르면 내부 압력이 증가하는데 한계치를 넘어서면 상단 홈이 벌어지고 전해액이 누출된다. 이것은 안전을 위한 조치)
(모두 측정 용량값이 규격의 1/2 미만이다. 동일 용량으로 하되 85도 등급을 105도 등급으로, 또는 내압을 더 높은 것으로 바꿔주는 게 유리하다)
일괄 신품 470uF/50V로 교환. 정상 작동한다. 노후 커패시터가 만들어내는 이런 부류의 트러블은 오디오 기기에서도 종종 발생하는데… 예를 들어 Stand-By/On이 기본인 빈티지 AV기기들은 회로 일부가 365일 통전 상태에 있어야 하므로 몇 몇 커패시터들은 한계수명에 빨리 도달하게 된다. 그리하여 전해액 일부 누출되거나 서서히 용량이 감퇴하거나. 어느 날은 무반응이 된다.
(과거 모든 캐패시터가 반쯤 절명상태로 있었던 Marantz SR-930 파워컨트롤 보드)
위 사례처럼… 기종, 연식, 구조 불문하고 빈티지 기기로 좋은 음을 들고자 한다면 마음먹고 노후 커패시터를 교환해주는 것이 좋다. 작업은 예를 들어 인켈 AD2를 기준으로 부품비 3~4천 원쯤이지만 전원부 위주 작업에 두 시간쯤, 전체 교환작업에 반나절 정도? 속이 복잡한 기기 또는 기기 하판 분리가 안되는 경우라면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5만 원 짜리 중고기기에 또 10만 원을 들여야 합니까?”
“네. 원상 회복된 상태에서 건강한 음을 듣고 싶다면… 그렇습니다! 노후 커패시터는 혈관에 축적된 콜레스테롤 덩어리나 다름없으니까요”
50~60살 나이를 먹은 기기를 가지고 “정말 구수한 소리가 나서 좋다’는 말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것은 불량 커패시터가 만들어 내는 불량한 음을 듣고 있는 상황인지도 모른다. 아마도 구수한 소리는 Low, High가 Cut-Off된 경우 혹은 재생대역 일부 구간에 왜곡이 생긴 경우일 것. 커패시터의 고질적인 문제이자 한계를 잘 알고 있으되 기기 오리지널리티를 중시하여 그냥 쓴다는 분도 있고…
어쨋든 원론은 원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