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어떤 공공부문 R&D와 관련된 대화에서 짐짓 흥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상대방)… 어쩌고 저쩌고… FM이 WiFi, Bluetooth 등에 비해서 음질, 성능 많이 떨어지고… 뭐… 그렇다고 이쪽 엔지니어들이 이야기를 하는데?”
“그래요? 그들이 제대로 된 안테나, 건강한 빈티지 FM튜너로 방송을 들어봤다 합니까? 조용한 밤, 간들어진 바이올린 소리, 첼로 소리에, 침 넘어가는 소리, 바스락거리는 소리 등등”
“(상대방) 일단 주파수 대역 비교가 안된다고 하는데?”
“헛참! 원음재생의 의미가 뭐예요? 악기소리를 악기소리답게 만들면 되는 것이죠. 특히 클래식 악기들의 음역대가 어찌되는지 아느냐고 물어보세요? 그래요… FM이 20Khz 송출과 재생은 규정상 안되겠지만 논리상 18.9999Khz까지는 처리가능하죠. 19.0Khz는 파일론-톤이라는 게 잡고 있네요. 그리고 실제로 18Khz까지 재생 가능하다는 자신하는 일산 튜너가 판매된 적 있습니다. 저는 개발목표상 20Khz와 15Khz를 구분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상대방)…어쩌고 저쩌고…”
“거참… 화이트노이즈 틀어주고 그것 듣고 있자는 것 아니고… 음악의 악기, 사람 목소리 등 매 시간 재생영역이 가변적으로 변하는데 매 시간 귀 쫑긋하고 듣는답니까? 15Khz, 18Khz가 어떤 정도로 높은 음인지 알기나 하고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작금의 FM방송국들은 바보 멍청이인가요? 듣는 사람들도 그렇고요? 3분 음악 듣는데 19Khz, 20Khz가 얼마나 나온다고 그래요? 그들은 소리와 감성의 영역을 모르는 일자무식한 엔지니어들입니다. 라디오를 연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고 특히 교과서적인 수치만 맹신을 하는… 그리고요. 디지털은 알아서 다 해주기 때문에 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되었을 것이네요. 일견 게으른 거예요”
“(상대방)……..?”
“FM은 충분히 실용적으로 대역을 처리할 수 있고 반 세기에 걸친, 단단하게 굳어진 기술들이 집적되어 있고 그리고… 음이 좋다 나쁘다를 교과서적인 주파수재생특성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저음, 중음, 고음 등 사람이 느끼는 조합과 계측기로 읽히는 조건이 100프로 달라요. 스피커, 앰프 특성도 있고 장난치자면 톤을 얼마든지 다르게 할 수 있죠. 아무튼 뭐가 좋다고 또다른 뭐가 무조건 좋은 게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아무튼 이런 저런, 나열하자면 일 만가지쯤일 이유로 그들이 정말 무식하다고 했네요.”
“(상대방) CD가 어쩌고 저쩌고……..”
“말씀 드린 것처럼 20Khz가 반드시 좋은 음을 담보다는 게 아니라고요. FM 15Khz가 수치로는 처지는 것이 맞지만 좋은 음을 듣는다, 깨끗한 음을 듣는다는 전혀 다른 관점의 사항입니다. 블랙박스 프로세스를 상정하고 인풋에 해당하는 음원, 아웃풋에 해당하는 앰프, 스피커 등 변수가 많아요. 제가 보기에 개발주제 충당은 15Khz로 충분하죠. 그외 이런 저런 장점들이…”
이 대화에서 30~15Khz 정도를 간신히(?) 재현하는 방송규격 준수 아나로그 FM과 20~20Khz를 우습게(?) 재현한다는 WiFi, BT, 기타 디지털 무선전송기술이 충돌했다.
기술적인 내용을 잘 알지못하는, 중간에 있는 상대방에게 불끈 성질을 낸 것이 좀 미안하긴 하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그 뒤의 엔지니어들이 WiFi, Bluetooth, 기타 무선과 최근 LoRa WAN 등 디지털 무선을 경험한 자이되 본질은 열혈 아나로그 FM 애호가인 자에게, 가뜩이나 성질 칼칼하고 시니컬한 자에게 뭣도 모르고 ‘디지털 재생주파수 카드’를 들이민 게 잘못이다.
디지털 무선이나 디지털 CDP와의 비교에 있어서 청자 기준으로는 “가히 버금간다”는 표현이 합당한, 매우 안정된 솔루션인 FM을 그리 쉽게 무시를 하다니… 감히! 결국 접수문서는 FM을 담았다.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usercontent2.hubimg.com/4368303_f52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