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맥킨토시에 대한 로망’이라는 게 있다. 특별한 고급 오디오라는 인식에… 어찌보면 사람들은 맥킨토시 기기 자체가 아니라 맥킨토시라는 특별한 단어를 탐하는 것인 지도 모른다.
음 품질, 기능은 차치하고 한 눈에 봐도 공 들여 만들었다 생각하게 만드는 속내 그리고 달리는 벤츠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 멀리 떨어져서, 그 어디에서 바라보든 한 눈에 쏙 들어오는 독특한 디자인이 어우러져 인구에 회자되는 명성을 만들어 냈다고 본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나게 된 Mcintosh D-150 디지털 프리앰프. 조금 묘한 수식어 ‘Digital Pre-amplifier’가 붙어 있는데…
32비트/384 kHz DAC, DHT 0.0015%, 4~68Khz, S/N 110dB, S/PDIF, XLR 입출력 등, 6.1Kg
(흠… 비주얼으로는… 출처 : http://www.audiovideopassion.com/wp-content/uploads/2016/08/mcintosh-d150.audiovideopassion.com_.jpg)
Optical, Coaxial, USB 입력을 받아서 무조건 XLR 아나로그 출력으로 바꿔 내보내는 일종의 DAC 장치 혹은 Pre-Processor장치일 것인데 셀렉터와 볼륨 붙여 놓고 극구 ‘프리앰프’라 한다.
맥킨토시는 수 년 전, 이 3천 불 짜리 기기를 만들면서 LP, CDP, Tuner라는 전통적인 아나로그 소스들은 버리고 全 디지털 소스들만 바라보기로 했나 보다. “시대가 바뀌었다” 또는 “확실히 바뀌어가고 있다” 판단했을까?
그러든 말든 이후 떠오른 생각은…
시장 판매 걱정 없는 조건이라면, D-150 정도 기기는 국내의 건실한 연구형 중소기업들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상상. 이렇듯 ‘보편적 능력 균등’을 가정하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 D-150이 오픈-솔루션 기반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맥킨토시라고 해도 DAC 등 핵심 솔루션은 남이 만든 것 써야 하고 그런 것들은 차고 넘치며 주문만 하면 개발실로 날아 온다. 음 품질은… 누구는 귀가 없나?
이러하니 ‘MP3/디지털 시대의 맥킨토시’는 ‘진공관/트랜지스터로 기기의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었던 시절의 맥킨토시’와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C2600 아나로그 진공관 프리앰프)
누구나 만들 수 있고 누구나 조작하고 누구나 쉽게 전파할 수 있는 디지털 음원들이 주도하는 세상이다. 과거에 비해 소스와 스피커 사이 신호흐름들의 종합통제가 어려워졌다. 기기 잘 만들었어도… 정작 최종 음 품질은 출처불상의 ‘누구나표’를 따라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말씀. 가끔 맥킨토시 설계자들이 억울해 할 일도 생길 듯.
(그리고 디지털 입출력)
디지털 오픈 솔루션의 의존도는 높아지고 내부가 비슷해지며 음 품질 보장, 배타성 확보 등 가능성은 점점 작아지고… 수 십 년 후, 맥킨토시는 무엇에 기대고 있을 것인지? 혹시 눈에 보이는 껍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