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도축업자들끼리만 몰래 먹는 뒷고기가 맛있다 한다. 그것처럼 존재는 하지만 흔히 목격되지 않아서 찾을 생각을 못하는, 아는 사람만 쓰는 ‘뒷고기 스피커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마샬 스피커.
다음은 마샬음향이 공식 사이트에 적어 놓은 마샬 브랜드의 대체적인 이력이다.
“1960년대 말 창업(박병윤), 1974년 고려전자 주식회사 법인인가, 1983년 EV( Electro-Voice) 한국총판, 1985년 동양마샬과 한국마샬로 분리, 1986년 동양마샬 DME상표로 제품생산…”, “마샬음향은 50여 년 전에 창업되어 한국의 음향산업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였으며 스피커 국산화의 한 축을 담당하여 왔습니다… 국내 오디오 시장의 4대 메이커(인켈, 롯데파이오디아, 아남전자, 태광 에로이카)에 OEM 납품을 함으로써 대기업으로부터 기술과 품질을 인정받았습니다…”
시작일이 1960년대 말(*)로 모호하게 적혀 있다. 그 흐릿한 기억의 배경은 따로 있을 것인데… 아무래도 부도난 회사의 뒷처리, 남은 자원들의 배분이라는 것이 그렇고 그런 것이다. 그래서 한 지붕 세 가족 동거. 한국마샬이 변신한 현재의 마샬음향(대표 임채호), 원년 고려전자공업/마샬을 뒤로 하고 새로 태어난 마샬전자(대표 박병윤) 그리고 DME를 쓰는 동양마샬 사이에는 물 밑 연결고리들이 있다. 그 동안 부침이 많았다는 뜻.
(고려전자/마샬의 국산 명품들을 만들어낸 박병윤(2018년 91세). 마샬전자음향연구소와 마샬전자 운영 중. 출처 : http://cafe.daum.net/marshallLAB)
[ 관련 글 ]
[오디오의 역사를 만나다] 고려전자 마샬, 박병윤 (1)
[제품소개] 마살전자 음향연구소의 2022년형 신제품들
(3년 전 개발제품의 서명. 사업 시작일을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된 1956년으로 생각하고 계신 듯. 출처 : https://www.soriaudio.com/index.php?mid=audio&document_srl=22412892)
참고로 엘렉트릭 기타용 앰프로 유명한 영국 브랜드 Marshall도 있는데 철자는 같지만 로고 표현이 다르고 국산 마샬 브랜드와는 관련 없음이다.
이하, 입수 가능한 사진자료들 위주로 세 가지 Marshall 즉, 일종의 공유 브랜드들이 만든 스피커 모델들을 정리한다.
■ 고려마샬 Super Classic 10/12, Classic 10/12
(1975년판 카탈로그 자료. 출처 : http://www.marshallsound.net/type6/board/board_view.php?code=1&num=1&view_no=283&page=1&)
■ 고려마샬 M-165
4 Ways 5 Speakers(40.6cm Woofer, 14cm Mid, 5.08cm 트위터, 슈퍼-트위터 7.6cm 2개), Bass Reflex, 최대입력 120W, 8오움, 20~35Khz, 97dB, Cross-Over 500hz, 5Khz, 10Khz, 460 × 780 × 395, 무게 35Kg
(출처 : http://itempage3.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B243917302)
■ 고려마샬 M-124
4 Ways 4 Speakers(12″ 우퍼, 4.5″ MID, 2″ 트위터, 3″ 슈퍼 트위터), Bass Reflex, 최대입력 100W, 8오움, 25~35Khz, 95dB, Cross-Over 700hz, 5Khz, 10Khz, 400mm × 735 × 325, 무게 24Kg
(출처 : https://www.soriaudio.com/files/attach/images/…/eb3f8ebbed7ffa91422a0aa457817c5b.jpg)
(출처 및 기타 자료 : http://www.wjaudio.com/bbs/view.php?idnum=4&page=11&idx=5&part=2&key=&searchword=&PHPSESSID=c436a2bcbbd18df59d164dc37ceaeb63)
■ 고려마샬 M-104
80W, 8오움, 약 35cm × 69× 31, 10인치 우퍼.
(출처 : http://image.auction.co.kr/itemimage/12/5e/af/125eafa256.jpg)
(출처 및 기타 자료 : http://www.wjaudio.com/bbs/view.php?idnum=5&page=11&idx=5&part=3&key=&searchword=&PHPSESSID=c31aa8a7b22c2879bf490fa12065b552)
■ 고려마샬의 기타 모델들
1970년대 모델들로서 일부 모델은 80년대 이후에도 계속 또는 재해석 생산되었다.
(출처 : http://www.marshallsound.net/type6/board/board_view.php?code=1&&view_no=283&num=1&)
■ 마샬전자 Monitor-16/Monitor-12
1980년대. 16인치 우퍼.
(Monitor-16. 출처 : https://www.soriaudio.com/files/attach/images…/1984fa9cbd95b9a6fca2243b8320ad15.jpg)
■ 마샬전자 MS-1300A
3 Ways(250mm 우퍼, 100mm 미드, 70mm 트위터),Bass-Reflex, 최대입력 160W, 8오움, 약 36cm × 74 × 29.
확인된 생산년도는 1980년대 후반. 이것으로 마샬전자가 설립된 시점을 가늠해볼 수도 있겠다.
(출처 : https://www.soriaudio.com/files/attach/images/…/68bfedae31bcfd0c06e36371ec92cb2a.jpg)
■ 마샬전자 KSP-1/KSP-1 MK II
KSP-1은 80년대 모델. (KSP-1 MKII 기준) 2Ways, Bass-Reflex, 최대입력 100W, 8오움, 92dB, 35~20Khz, Cross-Over 2.2Khz, 215mm × 400 × 282, 9Kg, Audax/Peerless 유닛 사용. 특이하게도 MK II는 2001년 사업을 개시한 인터넷 쇼핑몰에서 공동구매 DIY 키트로도 판매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영동’님의 글 참조 : http://www.audiojournal.co.kr/bbs/zboard.php?id=ydlee_diy&no=4)
(출처 : http://www.audiocamp.net/data/market/1129514514/market_224_29967_2.jpg)
■ 마샬전자 M-802
최대입력 50W, 8오움. 많은 이들이 찾는다는 모델.
(출처 : http://itempage.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A141532428&vero_lang=en)
■ 마샬전자가 납품한 태광 쾨헬 K-300S/K-200S
1998년도 라스베거스 CES에 출품된 Horn 및 백로드 조합 스피커. 정격입력 100W, 최대입력 200W, 97dB, 8오움. 태광 TSP-4300과 모양이 유사하고 서브버전인 K-200S도 있다.
(쾨헬 K-300S. 출처 : http://usr.audioasylum.com/images/y2015/06/134612/kochel-300.jpg)
(쾨헬 K-200S. 정격 입력 N/A, 8오움, SPL 95dB, 50~20Khz, 2000년대 극초반에 4500불. 출처 및 글 : http://www.soundstage.com/revequip/kochel_k200.htm)
■ 마샬음향 FIVO-1030F
FIVO는 마샬음향의 등록상표. 우퍼 10인치, 최대입력 300W, 8오움, 93dB.
(출처 : http://itempage3.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B358861923)
■ 마샬음향 FIVO-602
최대입력 200W, 8오움, 93dB, 30~20Khz, 우퍼 6.5인치.
(출처 : https://www.soriaudio.com/?mid=b_09&page=6&document_srl=24310790)
■ 동양마샬 MINI-150DLX
이 모델은 1975년 고려전자/마샬 카탈로그에 수록되었다. 동양마샬(DME) 분리가 1985년이므로 한 지붕 세 가족 스타일, 원년모델 재해석 버전들 중 하나라는 뜻.
(출처 : http://image.auction.co.kr/itemimage/12/85/a5/1285a53f70.jpg)
* 관련 글 : 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동양마샬 MINI-150DLX 스피커 (1)
(이런 디자인도 있다. 사각 테두리 우퍼 대 원형 테두리 우퍼, 상단 명판의 모양새 차이 정도. 출처 : http://itempage3.auction.co.kr/DetailView.aspx?itemno=B243907097)
■ 동양마샬 M-12
고려전자/마샬의 재해석 버전.
(출처 : https://www.soriaudio.com/?mid=b_09&category=655&document_srl=26113370)
■ 동양마샬 M-103
3 Ways 3 Speakers, 최대입력 100W, 정격 50W, 8오움, 92dB, 약 35cm × 73 × 26.
(출처 : http://odoo.co.kr/bbs/board.php?bo_table=o_ku&wr_id=89735&sfl=&stx=&sst=wr_hit&sod=desc&sop=and&page=411)
■ 동양마샬
명판에는 모델명이 적혀있지 않다. 기타 참조정보도 부재.
(출처 : https://www.soriaudio.com/index.php?l=es&mid=b_09&document_srl=29354402)
(내용추가, 2018.03.31) 70년대 모델들에 있어서 네트워크가 다소 부실하고 여러 개 유닛들을 조합했던 것은 당시의 일본풍(가라오케 스타일) 스피커 제작 트랜드를 따라갔던 것으로 추정된다. 함부로 이야기할 것은 아니지만 4Ways, 5Ways 거대한 스피커들이 탁월하게 소리가 좋을 이유는 없어 보이고 차라리 2 Ways KSP-1, M-802이 요즘 트랜드에 잘 맞을 듯하다.
이후, 박병윤선생(이제는 대표가 아니라 존중받는 국내 오디오 설계자로서)이 2Ways 그리고 혼-스피커, 백-로드 설계를 애용하는 것은 설계 철학이 달라진 것일 수도 있다. 국산 스피커의 전설인 사람… 어쨋든 90이 넘은 나이임에도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외에서 High-Quality를 인정받는 마샬전자 박병윤 사장 (2003년 2월14일 자, 출처 :http://kr.aving.net/news/view.php?articleId=116)
최근 오디오관련 국내 브랜드 업체들이 해외수출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 해외에서 국내브랜드가 호평을 받기란 쉽지 않지만,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뛰어난 기술력으로 해외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인정받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국내 제조업체인 마샬전자! 오디오 음향관련 분야에 40년을 몸담아온 마샬전자 박병윤 사장을 만나보았다.
북쪽 “원산”이 고향인 박병윤 사장은 유선방송 초창기 때부터 국내 국산스피커 제조업 시작을 필두로 최초 마그네틱형 스피커를 제조했고, 공보부 산하 유선정보협회를 통해 국내 최초로 유통시킨 장본인이다.
마샬전자는 오디오 시장의 또 다른 틈새시장이라고 얘기하는 매니아쪽의 고부가가치가 있는 고품질, 고성능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현재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태국, 싱가폴, 호주 등 해외에 수출되고 있는 브랜드 역시 고급제품에 한한다. 제조단가가 비싼 부품들은 수입하고, 양산은 아웃소싱하는 마샬전자의 Flow는 40년간의 노하우를 기업경영에 그대로 실천함을 보여준다.
“저가품이나 보급품은 취급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제조되는 값싼 스피커과의 경쟁에서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죠. 성능도 성능이지만,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경쟁하는 그들에게 이기기란 힘든 일입니다.”
오디오 시장의 흐름은… 박병윤 사장은 중국제품이나 일반 보급제품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95%인 반면, High-Quality 제품을 사용하는 매니아들은 5%에 불과하다고 얘기한다.
“앞으로 오디오분야도 상당히 PC중심으로 갈 것입니다. 최근 사운드카드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PC스피커의 유닛도 굉장히 좋아지고 있고, 특히 가격이 싼 까닭에 대부분 PC분야로 갈 것입니다. 그리고, 중국이나 해외 값싼 제품들도 일반인들이 대부분 사용하겠지만, 매니아쪽은 철저히 하이엔드 및 AV(고화질, 고성능)로 갈 것입니다.”
AV시장의 흐름은 디지털TV쪽의 변모가 먼저 선행될 것이라고 얘기하는 박병윤 사장은 디지털TV의 발전은 결국 화질에 만족하는 사용자들이 그 화질에 걸맞는 음질쪽도 요구하게 될 것이라 예측한다. 이러한 그의 예측은 지금 시장에 그대로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디오문화를 위해… 오디오문화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국내 오디오샵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우리나라만큼 엉터리 Shop이 없습니다. 전시만 해 놓았지 리스닝 룸도 제대로 갖추어 놓은 곳이 별로 없어요. 아직은 우리나라가 초보단계라고 봅니다. 샵 오너들이 투자를 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은 브랜드, 가격만 따지지 정말 제대로 된 음향을 따지기도 힘들고 따지지 않거든요. 일본 같은 경우만 해도 제대로 된 리스닝 룸이 없으면 비즈니스를 못합니다. 그래서, 소비자보호가 되는 것 아닌가요? 설치만 해주고 오는 것은 소비자를 위한 비즈니스가 아니죠.”
오디오분야 40년을 보내면서 어려웠던 점을 꼽으라면 단연 국내 브랜드가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고, 노력한 것 만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점이라고 한다. 해외 브랜드에 의존하는 국내 의식과 오디오에 대한 철학이 없는 제조업자 및 유통업자 때문이다. 그래서 박병윤 사장은 내수도 내수지만, 해외돌파구를 찾아 나섰다고 한다. 해외시장에서는 제품의 질에 대해 제대로 가치를 평가해주기 때문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지난 후 Made in Korea가 많이 알려졌다고 한다.
부탁의 당부… 이 분야에 새롭게 시작하려는 분은 제발 쉽게 생각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한다.
“소리는 국민학생이 조립해도 나오지만, 정확하고도 철저한 이론을 겸비해야 하고 경험이 필요하며 특히 열정(Passion)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세계명품을 만든다는 신념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가격으로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힘들기 때문이죠. 그리고 시간투자 및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뜻 있는 많은 젊은이들의 활약을 기대합니다.”
마샬전자는 현재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더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다. 해외 잡지 리뷰 뿐 아니라 많은 언론기사에서 마샬전자의 제품에 찬사를 보내며 취재를 앞다투고 있다. 그만큼 기술력에서 자신있고 기술로 승부하는 회사임을 입증한다. 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과 자신감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을 향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일찍이 몸소 실천해 온 그의 모습에서 아직도 저변에 깔린 젊음과 역동적인 힘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국내 브랜드로 해외에서 Made in Korea를 걸고 당당히 승부하는 마샬전자를 통해 국내 오디오시장의 한층 업그레이드를 기대해본다. (AV정보 김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