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이 알펙스-테크닉스 인티앰프는 아남전자-테크닉스 협업 제품들의 간판주자이다.
평생 처음 가져본 시스템 컴포넌트의 구성물로서 지나간 1980년대를 추억하게 만드는 매개체, 다국적 협업 모델로서의 역사적 값어치, 오랜 만에 다시 만나니 이유없이 좋다… 등등 몇 가지 생각과 상념들이 재빠르게 스쳐지나갔다.
“…볼륨이 8~9시 방향일 때에는 한쪽 스피커만 나오다가 9시를 넘어서면 정상적으로 좌우로 분리… (의뢰하신 분의 말씀)”
뭐가 뭔지도 모르던 시절의 이야기로서… 수 십 년 전, 릴레이 접점편 접촉불량으로 고생 좀 했는데 이 기기도 증상이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거슬리고 불쾌하고 답답한 상황들… 접점에 폭포수처럼 강한 전기적 압력(=전기는 물과 같다. 볼륨 UP!)이 가해지면 숨통이 트이면서 소리가 그럭저럭 들리지만 볼륨각도가 작을 경우 전달경로가 좁아진 상태, 말하자면 고저항 상태가 되어 음 찌그러짐, 밸런스 틀어짐이 반복되며 사람을 괴롭힌다.
이것이 대부분 SU-Z65에서 공히 목격되는 현상이라면 당시 사용했던 릴레이가 가히 리콜감이었다는 뜻이겠다. 아마도 “예스”?
■ 뚜껑 열고 감상
“이건 뭐지?” 끊어진 전원코드를 다시 연결했다함은 폐기도중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기기처럼 보인다. 외관상태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내부는 깨끗하므로 혹사당한 앰프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 레어아이템이 근 35년의 시간 동안 별별 일들을 다 겪었을 것인데… 사멸되지 않고 아껴줄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으니 천만다행이다.
(개인적으로는 New Class-A라는, 일종의 편법 바이어스 기술에는 큰 관심 없다. 어차피 기본은 통상의 A/B급 앰프일 뿐인데… 그 보다는 이런 히트-파이프를 써서 내부 구성요소 배치의 자유도를 높힌 것이 그럴 듯해 보인다. 물론 고육지책이었겠지만)
* 관련 글 : Technics New Class-A 앰프의 히트-파이프 냉각
(릴레이가 두 개. 하나는 스피커, 그러면… 다른 하나는?)
(한 곳에 몰려 있는 출력 트랜지스터들. 가변저항은 무엇을 조정하는 것일까? 서비스매뉴얼 어딘가에 표기되어 있을 것)
(면을 확보하는데는 유리하겠지만 따지고 보면 이런 식 Daughter Board 방식은 조립 품, 관리 품이 많이 들어간다)
(왼쪽 쪽보드는 4오움, 8오움 스피커 임피던스 자동감지회로, 오른쪽은 통상의 스피커 보호회로. 뭔가…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OP. AMP를 사용한 포노앰프 보드)
(아무튼… 기구적으로는 꽤나 복잡한 구조. 볼륨은 품질이 좋아보인다)
■ RELAY 접근
하판 볼트 몇 개를 풀어내면 PCB 후면에 접근할 수 있다. 바닥면 유지보수판 있고 없고의 차이가 하늘 만큼, 땅 만큼이다. 대책없는 한심한 기기들이 널렸으니 설계자에게 가점을 주고 싶다.
(좌측 스피커 제어=RLY301, 우측 전원 제어=RLY302)
(서비스매뉴얼상 연속출력 50W@8오움, THD 0.007%@8오움인데… 오리리널과 국산품의 수치가 다르다?! 소자를 바꾼 게 아니라면 정격출력 대 최대출력, 측정기준을 달리한 뻥튀기려니 하고… 그나저나 ‘TD 0.1%’는 오타?)
(그 시절엔 일자무식이라 여기에 왜 불이 들어오나? 그랬다)
■ 배보다 더 큰 배꼽
회로도를 보니 a. 종단 트랜지스터 출력라인과 b. 공급전압을 달리하기 위한 목적의, AC 전원부 절체(35.9V 또는 28.7V)에 총 두 개 릴레이들이 개입되어 있다. 이런 식이면 렐레이 단품의 품질불량에 번잡스런 회로구성이 얹혀진 문제일 수도 있겠다 싶고… 릴레이가 두 개면 오작동 가능성 두 배.
“그나저나… 아니, 뭘 이렇게까지?”
테크닉스가 New Class-A 기술을 표방하고 나올 때는 유사 A-클래스 회로로 예쁜 음 만들겠다는 것 아니었는지?
(스피커 임피던스를 자동 감지하고 Idle Current를 적의 조절하여 New Class-A 동작을 담보하는 회로들이 부가되어 있다. 자동감지, 그게 그렇게나 중요했던 것일까?)
* 다운로드 : Technics SU-Z65 Service Manual(출처 : www.vintageshifi.com)
소리가 좋은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식이라면 Pure Design, Pure Sound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진다. 그러다가 모든 게 그저 팸플릿에 장광설 적으려는 핑계로 보이고 날이 더워서 그런지… 뭔가 너저분하게 잔뜩 걸려 있는 느낌뿐.
(과거 오리지널 파이오니어 SA-710(=롯데 파이오니어가 국내용 생산)보다 음 품질이 한 수 밑이었다는, 명확한 기억이 있다)
개발자원 배분의 적정성 평가에 대해서… 비유하자면 1만 원 제작비를 가지고 엇비슷한 경쟁모델 롯데 파이오니어 SA-710(또는 SA-930)과 이 모델을 만들었다 할 때 이 기기는 THD 0.00?% 그리고 Class-A 강조에 9천 원쯤 쏟아부은 느낌이다. 그런데 좋은 앰프라는 평가와 메이커 제시 수치 사이에 ‘무조건 1:1’이라는 게 없으니 낙망. 무릇, 모든 물건 제조에 있어서 설계 과욕, 상품포장 과욕은 종국에 모두 다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다시 보니 반갑고 좋은 내 생애 첫 번째 오디오… 좋게 봐주고 아껴주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욕구에도 불구하고 시각적 인지에 의한 머리 속 첫 인상은 그렇게 시니컬했다. 튠업하고 좋은 소리 듣게 되면 군더더기 회로들의 필요성을 깨닫게 될까? 솔찍히… 잘 모르겠다.
■ 접점저항 측정
너무 옆길로 샜다. 다시 돌아와 릴레이를 점검하려는데… 뜯어서 접점 저항값을 측정하는 게 좋겠지만 마운트된 상태에서 임의 접점편 저항이 0.0오움에 근접하는지만 확인해도 ‘불량 가능성’을 얼추 가늠할 수 있다.
일단 Power OFF 상태에서 측정한 두 릴레이 임의 핀의 저항값은 0.6오움~1오움이다. (참고로 신품이라면 0.2오움 내외) 그 다음, 보호커버 분리하고 핀셑으로 가동부 살짝 누르면서(=기계적인 동작에 의해 접점편 이동된 상태) 측정한 값은… 스피커쪽 RLY 301은 3.x오움, 56오움이고 전원부쪽 RLY302는 정말 정신없는 수백 오움대 오락가락.
유의미한 편차에 오락가락이라… 이 정도라면 비교기, 제어기 등이 조합되어 트랜스포머 인출전압을 달리하는 New Class-A관련 로직이 제대로 작동이나 했을까 싶다.
이상의 결론은 ‘Relay On일 때의 접점저항 엉망’이고 유사 신품 교체 또는 (맞는 게 없다면) 접점청소가 정답이다.
(전원부 제어릴레이는 60V/15A/AC 3P 연동, 오른쪽 스피커 릴레이는 60V/6A/AC 3P 연동. 참고로 앰프부 구동전압은 DC ±47V)
* 관련 글 : ALPEX Technics SU-Z65 인티앰프 수리 (2), 릴레이와 튠업
■ 오리지널 앰프의 스펙
■ AC 전원 스위칭 동작에 대하여
Power-Off시 Release 상태에서 릴레이 접점은 IC301 Voltage Comparing 회로에 연결되어 있다. 그러므로 (Main/Sub 버튼 모두 Off가 아니라면) 스피커는 동 회로에 연결되어 있는 셈이다. 전원을 투입하면 IC401 Muting/Relay Drive회로가 일정한 시간지연을 만들어내는데 그 짧은 시간 동안 IC 301회로는 다음과 같은 일을 처리한다.
Tone Generator(예: 1Khz) → 스피커 → 기대값과 관측값의 차인 Error Voltage 검출 → 아나로그적 판단에 따라 RLY302를 가동시키고 트랜스포머 High(AC 35.9V) 또는 Low(AC 28.7V) Tap 중 하나를 선택 → 파워앰프 구동전압의 변화(아마도 8오움에서 35.9V, 4오움에서 28.7V) → Synchro Bias회로의 동작환경 변화 → 테크닉스 엔지니어가 기대하는 New Class-A회로의 최적 운용조건(?) 유지.
■ New Class-A 회로
그렇다면 그들이 자랑하는 New Class-A의 정체는 무엇인가? 실은… 고속 스위칭 다이오드를 두 개 사용하여 아이들 커런트를 선제적으로, 재빨리, 적절히 조정하는 생각보다 간단한 회로이다. 앰프 동작전압에 따라 그 반응특성이 달라질 것이니 굳이 4오움과 8오움을 구분하고 있는 것일 터.
* 관련 글 : JVC, Pioneer, Sasnsui의 유사 Class-A 기술
이 번거로운 회로는 1) ICQ로 표기된 가변저항의 설정이 최적화되어 있고, 2) 릴레이 접점이 언제나 깨끗하고 건강하다는 절대 전제를 달고 있다. 실제로 그러한가?
콘덴서 노화 트러블과 같이 릴레이 접점 트러블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게 문제. 이상과 현실은 크게 다르다. 그래서 모든 부담이 결국은 소비자에게 돌아간다고 했고 이런 장광설을 만들어내는 비용을 아껴서 더 좋은 트랜스포머, 더 좋은 소자 적용에 투입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SU-Z65 인티앰프……
저도 신혼시절 처음으로 새제품을 구입하여 마샬 스피커(수퍼클래식 10) 와 함께
경험했던 추억의 앰프 라서 특별한 관심으로 보게 되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