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정말 나태하시네요” 이렇게 밖에는 말을 못하겠다.
노멀 앰프였다면 일방적으로 구동전력 공급하는 구조상 스피커단자 저항들 약간씩 오락가락한들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것을 센싱하는 회로의 배치를 생각했다면 경로가 10년, 20년… 언제나 무조건 0.0오움일 것이라 간주하는 것은 큰 착각에, 실수에, 설계상의 나태함 그 자체.
■ 스피커 터미널 분해청소
접점 개선을 위해 스피커 터미널을 분리하였다.
(하나만 테스트해 보았다. 수 십~수 백오움 오락가락에, 가끔은 ‘OL’도 표시된다)
이런 고(高) 저항은 어디서 생기는걸까? 동(銅) 절편은 부식에 취약하다. 그것이 물리는 반대편의, 일반 금속절편도 그렇다. 얼핏보아도 반짝거림없고 뭔가 흐릿한 만큼.
(CAP 끝 부분이 살짝 부러져 유실된 상태. CAP을 돌릴 때, 전선을 물릴 때 끝 부분이 부하를 받는 구조)
절편들 표면상태를 개선시키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까? 없다. 양쪽 단자들의 표면을 살짝 갈아내고 WD-40 소량 바르면서 8개를 분리, 재조립했다. 훗날의 참조를 위해 작업방법을 적어 놓자면…
○ CAP을 끝까지 돌린다 → 긴 절편을 당긴다 → CAP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홈이 가공되어 있으니 CAP 돌기가 절편의 돌기를 넘어서도록 하면서 약간 더 돌린다.
○ 동(銅) 절편을 당기면 빠진다. 이후 양쪽 절편들에 대해서 적당한 청소작업 진행.
○ 동 절편을 넣고 CAP을 홈에 맞춘 후 살짝 누른다.
○ 긴 절편을 당기면서 이번에도 CAP 돌기가 절편 중간에 마련된 작은 돌기를 넘어서도록 CAP을 돌린다. 이후 절편 돌기 때문에 CAP은 분리되지 않는다.
작업 후 저항값은 0오움. 그래서… Impedance Detection Board의 반응은?
L-채널 -10.1V ~ +13.6V 정상 가변, R-채널 -14.4V ~ +11.4V 정상 가변된다. 휴~ 이제 서비스매뉴얼대로 맞추면 된다. 말 그대로 식은 죽 먹기.
참고로 (1) 임피던스 감지보드 조정값은 L-채널 -0.1019V(≒0.1V), R-채널 -2.9mV(≒0V). (2) ICQ는 L-채널 +1.1145mV, R-채널 -0.179mV.
-0.1V, 0V 편이를 둔 것은 오차를 고려 Min/Max 감지레인지를 준 것으로 추정된다. 릴레이는 하나. R/L 어느 하나만 반응하면 되고 소비자는 보통 동일 임피던스 스피커를 쓰니까 그럴 법하다.
한편으로 4오움 선별을 위해 테크닉스가 큰 무리수를 두었는데… 어쩌면 4오움에서 Fast Switching Diode 동작에 관련된 모종의 한계지점을 만났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하여 전압을 강제 조정하는 편법을 쓰게 되었다는. 그렇게 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이상, 무척 황당했던 튠업작업 종료.
■ 옛소리는?
그 시절의 소리를 들어봐야 한다. 비교조건을 만들어 놓고… 잠시 감상을 해보았다.
그룹 ‘Everything but the girl’의 Walking Wounded 음반 3번 곡, ‘Single’에서… 기대했던 것은 어떤 구간의, 깜짝 놀랄 만큼인 저역 타격감과 이후 적절히 어울리는 저역과 하이톤 음들의 조화였다. 아… 그런데…
한 마디로 재생 대역폭이 좁다.
저음 흐릿하고 고음도 선명하지 않아 전체적인 음 품질이 미흡하고… 본래 이런 정도였던 것일까? 현 조건 그대로는, Tune-Up된 인켈 AD-400에게 확실히 판정 패이고 음 품질이 AD-400 이상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오버-홀된 Pioneer SA-930에게 대적하는 것은 무리이다.
80년대 Top of the Line이었는데 흔한 보급형 앰프 수준인 소리에 갸우뚱… 더 나아질 여지가 있는 것인지? 추억 속 앰프이니 충분히 좋은 음이 나오면 좋겠다. 그래서… 커플링 등 신호경로를 살짝 확인해보기로.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 판단되면 앞으로는 테크닉스 설계자가 엉뚱하게 자원 배분을 한 탓으로 치부할 터이다.
* 관련 글 : ALPEX Technics SU-Z65 인티앰프 수리 (7), 신호경로, 마지막 청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