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220V 상용전원을 사용하는 어느 중국제 초저가 올인원 앰프. 알리익스프레스 40달러. 환율 고려 5만 원으로 간주하면… 완성도와 품질이 많이 떨어진다 한들 그 어떤 국내 기업도 절대 충족시킬 수 없는 가격이다. 어떻게 이런 것이 가능할까?
(FM, USB, SD카드, Bluetooth, 리모컨 제어 등 흔히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은 다 들어 있다. 기본 출력 100W@채널이나 피크 출력 400W를 가지고 곱하기 2. 그래서 어거지식 800W라는 한다. 대륙의 허장성세, 호도성 광고)
○ 공유/협업 구조
누군가 프로토 타입을 하나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그것을 여러 업체들끼리 공유한다. 내수시장,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들이 붙고… 다 끌어 모으면 막대한 수량이 된다. 그러면서 A사, B사, C사로고를 달고… 약간의 디자인 및 기능의 변화(OK-309A, BT-298A, G-30, AK-698 등)를 주겠지만 회로의 실체는 달라지지 않는다. One Source, Multi Uses 전략에 많을 다(多)가 겹쳐진 결과는… 한때 중국 중소기업협동조합의 미국산 Chip 구매력이 삼성전자를 능가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만큼이 된다.
○ 필요 비용들의 무시
개발비, 품질 관리비, 기술지원비, A/S 비용, 폐 처리비, 미래 업그레이드 비용 등 어떤 유형물 장치가 있음으로 해서 부가되어야 할 무형의 제 비용들이 무시된다면 그것은 고스란히 판매가 감액 요인으로 작용한다.
○ 자체 소자 생산
이미 널리 쓰이는 칩 소자들을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는 산업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더 이상은 미국, 일본 등 외산 솔루션에 절대적으로 기대지 않아도 된다. 예를 들어 블루투스 칩 하나의 양산단가가 불과 몇 백 원쯤이라면? ‘대륙의 굴기’ 그런 자신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닌 여건이다.
○ GDP와 자원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권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자국 자원이 풍부했기 때문인데 중국도 매 한가지이다. 그들에게는 풍부한 광물과 가공설비와 ‘농공’으로 대표되는 인력들 그리고 학습된 선진 기술들이 있다. 더불어 상승 국면이라고 해도 여전히 상대적으로 낮은 GDP 수준이 있으며… 그런 모든 것이 초저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원동력. 물론 언젠가 동이 날 것이지만 지금 당장은 유효하다.
○ 셀프소비
중국 스스로가 거대 생산공장이자 소비시장(*). 품질 불문하고 다량으로 소비가 된다면 기기, 장치들의 단가는 무조건 기하급수적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다. 예를 들어 국내 기업은 감히 생각도 못할, 그들에게는 부담이 없는 미니 앰프 100만 대쯤을 만들고 일부는 내수시장에 풀고 일부는 보드 형태로 또는 완성품 형태로 글로벌 시장에 방출한다면? 이해 안될 낮은 가격임에도 얼마든지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다. 그리하여… 가격 구조가 이해 안된다는 것은 오로지 다른 나라 사람들의 입장 내지 생각일 뿐이다.
* 2017년 기준 약 14억 명. 2015년 기준 1인 가구수 7,442만/총 가구수 4억 6천 만. 정부의 강력한 탄압정책에도 불구하고 올인원 앰프가 사용될 수 있는 교회의 신도만 2500만 명(2014년)
(그럴 듯한 함체가 함께 제공되는 27달러 짜리 CLAITE YD 800W 앰프 예시. 도대체 공장 출고가는 얼마? 그 외 수 달러~수 십 달러 완성품 앰프, 앰프보드들이 널려 있는 AliExpress의 세상이다)
이쯤에서 호기심 상상을… 5만 원 짜리 올인원 앰프를 팔면 얼마나 남을까? 공장 출하가를 2만 원 미만 혹은 백보 양보해서 2만 원 대 초반으로 보면 나머지는 이렇게 저렇게. 되는 장사, 되는 사업이다.
이에 대비되는 국내 형편은?
“굳이 왜 만들어야 하지?” 국내 기술진이 설계하고 제작하고 누군가 유통을 하고… 전형적인 비즈니스 룰에 따라 움직이면 필히 망할 수 밖에 없다. 동일 규격, 동일 품질 국산 기기라면 못해도 15만 원쯤에는 판매해야 하는 것이 작금의 국내 제조업계 형편이다. 차라리 중국제 반제품들을 들여와 가벼운 조립, 리터치를 하고 남들이 뭐라하든 ‘국산품’으로 간주, 유통하는 것이 살아남기에 있어서 타당한 방안. 이 말은 곧, 소소한 미니 앰프 시장에서조차 “100프로 국산품’은 없을 가능성 크고 여러가지 호도성 포장들 안에는 감춰진 ‘국산품’ 실체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뜻.
이런 글을 쓰게 된 배경은,
우리나라 중소기업들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니까 일견 이해는 되지만…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중국제를 국산품으로 둔갑시킨 후 포털 등 이곳 저곳에 그럴 듯한 광고를 하는 업체들이 다수 눈에 들어온다. ‘Made in China’는 어떻게든 감추고 ‘한국산’이라는 아주 묘한 꼬리표를 붙여가며… 예를 들어 중국 현지 출고가 3만 원 짜리를 들여와 30만 원쯤에 팔아치우려 한다. 이런 ×10은 이른 바 한탕주의 중국제품전문 유통업자들의 뒷통수치기?
왜들 그러시는가? 그런데… 싸잡아 양심불량 운운하기에는 시장 상황이 워낙 어렵다. 제3자의 주제넘은 잣대질일 수 있다. 정히 못할 짓 하는 것도 아니라니… 참으로 판단이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