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독일 타이달오디오社(www.tidal-audio.com)가 만든, 절대존재 ’La Assoluta’ 꼬리표가 붙은 거대 스피커 한 조 가격은 2017년 기준 55만 달러, 현재 환율로는 약 6.2억 원쯤이다.
“시장가치가 아니라 합의된 가치를 사는 행위”
사실 Super, Ultra, High End 꼬리표들을 붙이고 갖가지 치장 요소들을 더하고 더하면 10억 원, 100억 원도 될 수 있다. 어차피 이런 부류의 제품들은 순 R&D 비용이나 순 제조원가를 가지고 가격을 정하는 것이 아니다. 가격 불문하고 사는 사람들과 오히려 “너무 싼 것 아닌가? 더 비싼 것 없어요?” 반문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을… 매우 특별한 시장의, 매우 특별한 제품으로 간주하는 것이 좋을 듯.
아무리 그래도 가격 책정의 배경은 설명되고 이해되어야 한다.
한 덩치하기에 당연히 가치가 올라간다 하면 설득력이 없다. 수 년 전, 이건희 회장의 성 매수 사건을 보도하는 기사에서 살짝 보였던 프랑스 Focal社 Grand Utopia EM이 2억 5천쯤이라 했는데… 그 스피커도 충분히 크고 충분히 무겁지만 가격은 절반 밖에 안된다.
그런 반문(反問)의 상상들을 하면서 회사 사이트에 제시된 몇 가지 정보들을 가지고 실체를 추정하며 개인 의견을 정리해보았다.
우선 Jorn Janczak이 1999년 설립한 타이달社가 높은 가격에 대해 타당성을 부여한 논거들은…
○ 오랜 시간 수작업 방식으로 생산. Craftmanship을 강조한다.
○ 열심히 칠하고 열심히 광택을 낸 특수 라커층 적용.
○ Tidadur라는 고강성 복합소재를 이용한 엔클로저 설계.
○ 정밀 네트워크 설계를 포함하는 고수준 엔지니어링, 고성능 스피커 유닛을 포함하는 이런 저런 고급 부품들 사용.
○ 그 모든 것들이 종합된 채색없는 원음 전달. 예를 들어 그들의 표현으로는… “a pure glass of water”, “one hundred percent transparency, zero percent colouration”.
대체적으로 기본적인 기술스펙조차 제시되지 않는 장광설들이다. 그래서 핵심은?
우선, 장시간 노동투하와 고급 라커층 생성 등은 기술적 관점에서 군더더기. 여기에 디자인이나 엔클로저 설계 등은 난다 긴다 메이커들이 엇비슷한 수준이라고 간주하면… 키워드 두 개만 남는다.
○ 생소한 단어 Tiradur : 카본 파이버 구조물 제작을 연상케 하는 바, 여러 개의 특수 필름들을 겹겹이 발라 붙이거나 압착하여 만든 강성 구조물을 그들만의 용어로 정리한 것으로 추정. 그게 맞다면 당연히 수작업으로 할 수 밖에 없고 그 만큼 시간도 많이 소요될 것이다.
○ 다이아몬드 다이어프램 : 강성 최고 다이아몬드를 연마하여 초경량 Rigid Diaphragm 중음 유닛을 만들었다고 살짝 언급하고 있다. 남들도 다 해본 것이지만 자신들은 특별히 잘 선별된 고품질 다이어몬드를 이용해서 뭔가 다르다고 한다. 특히, 한 조에 총 54캐럿 다이아몬드를 사용했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연마 전 수치인지 연마 후 수치인지는 알 수 없다. (설마 연마 전?)
일단 여기까지만. 자칭 하이엔드 제조사들의 정보 비공개 전략 때문에 이쪽 시장 제품들을 독립적으로, 객관적으로, 절대적 관점에서 평가한다는 것은 본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타이라듀어, 다이아몬드 두 키워드 중심 타이달 스피커보다 네 배쯤 비싼, 200만 달러(약 22억 원) Transmission Audio社 ‘Ultimate’ 스피커와 절반 가격대인 25만 달러(약 2.8억 원) Kyron Audio社 Gaia 혹은 비슷한 가격대의 이건희 포컬 스피커의 설명문을 읽고 각자 이야기하는 바의 논거와 타당성을 상대비교 관점에서 가늠해본 다음 계속하기로 한다.
* 관련 글 : Tidal Audio La Assoluta 스피커, 초고가 하이엔드의 타당성은? (2)
사족으로서, 이 즈음 오디오 메이커들의 생존 전략은 중국식 초저가 시장을 선택하고 1원 × n개 마진을 취하거나 도도한 하이엔드를 내세우며 극단의 확율론적 마진을 챙기는 방법 두 가지 밖에 없다. 어느 경우든 논리적으로 납득할 수 없으면 나머지는 완벽한 거품이거나 어떤 이의, 소유에 기대는 혼자만의 가치이거나 혹은 막연한 포만감일 것.
“도대체 합의된 가치는 누가 만드는 것일까?”
“모른다. 분명 합의는 있지만 정보 부재의 일방적 제시에서 시작하고 비교도 어렵다” 그래서 종종 드는 생각 하나는… 작금의 오디오 시장에서는, 사자가 없으니 여우들이 왕이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