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C MCS-3285, 유통 사업자가 생각했던 컴포넌트 시스템 - 빈티지 오디오 콘텐츠와 판매, 오디오퍼브

글쓴이 : SOONDORI

MCS는 Modular Component System의 약어. 누군가 그것을 오디오 모델명들에 마구 섞어 놓았다 함은 분명 무엇인가를 심히 강조하고 싶다는 뜻이겠다.

이 MCS-3285의 제작사는 분명 일본 NEC. 산업시스템 분야의 강자였던 NEC가 흔히 사용되는 Slot 방식 기능화 모듈들을 사용했다는 뜻일까?

그런데 속내를 보면 기대했던 슬롯은 없고… 디자인만 독특한, 약간 어수선하기까지 한 평범한 리시버일 뿐.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pinterest.co.kr/pin/441775044679878257/?lp=true)

* 관련 글 : 모듈화 그리고 Meridian MCA-1

(출처 : ebay.com)

더하여 ‘MCS’를 전면에 내세우는 별별 모델들이 다수 있으니… 어찌 된 일일까?

(MCS 3245. 제작사 테크닉스? 출처 : https://picclick.com/MCS-STEREO-RECEIVER-MODEL-3245-AM-FM-VINTAGE-1980-181564054243.html)

(MCS 3253. 출처 : http://salvage77.com/wp-content/uploads/2013/01/mcs.jpg)

(▲ MCS 3246, 출처 : https://www.ebay.com/itm/284241757649)

MCS는 기기 내부 모듈화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고 그저… 미국 유통업체 J. C. Penny(*)가 NEC, Technics, Panasonic, Fostex 등 일본 제조사들로부터 단위 기기들을 받아 ‘JC Penny MCS’라는 단어 밑으로 묶어버렸던, 유통 사업자 관점의 시스템화 개념이다. 주목할 것은 기기 전면에 통합 브랜드 로고, 제조사들의 로고도 없다는 점.

* James Cash Penney, William Henry McManus가 1913년 설립한 미국 백화점 체인.

생각해보니 Modular와 Component의 의미 충돌에, “손님, No Brand입니다. 제작사는 생각하지 말고 섞어가며 마음껏 골라 쓰세요”라고 했다 한들… 너무 나갔다. 이쯤 하면 MCS는 “미국 유통업체 밑에 깔린, 일본 제조사들의 집단 OEM’을 뜻하는 어불성설의 용어가 된다.

특히 제조사 명칭을 삭제했다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 이것은 Sear 백화점에 LXI 브랜드명으로 제품들을 공급했던 인켈의 사례을 생각하게 만든다. 아무려나… 살아남기 위해 무조건 뛰어야 했던 일본 제조사들의 입장에서 1970년대, 거대 미국시장을 쥐락 펴락했던 큰 손들과의 연합에 의한 유무형 이득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

확실한 오디오 쇠락기인 이 즈음에 40여 년 전의 ‘제조사들 위에 있는 유통사’ 프레임이 반복되고 더 강화되고 있는데… 엔지니어링 편향의 감정을 갖고 있는 자 입장에서는 왠지 모르게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