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오디오유통사 하이파이클럽이 주관하고 있는 오디오쇼(03.08~03.10, KOEX). 어떤 범위에서, 어떤 제품들이 전시되고, 어떻게 행사가 진행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예약관람을 신청했다.
출입구 우회전 통로들 사이사이 공간을 걸으며 찍은 몇 장 사진들과 떠올랐던 생각의 단편들을 정리해본다. 이런 글에는 흔히 주목받지 못하는 작은 제작사들의 제품들, 순수 국산품들이 최대한 많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물론 그럴 법한 이유가 있고 그것은 아래쪽에 정리.
(직사각형 격자 구조 전시장. 주최자측도 애로가 있었을 것이지만… 동선 꼬이기 십상인 그리 편치 않은 공간이다. 본래는 KOEX 컨퍼런스-룸들이 있는 곳으로 청음실 활용하려는 회사로서 비용을 댈 형편이 되는 회사들 위주로 장소섭외가 된 탓으로 추정된다)
(청각의 흥을 돋우기 위한 시각 소재들)
기억을 더듬어 보면… a) 금잔디음향, 칼라스(www.callas.co.kr), b) 서병익오디오, c) 이연구소, 나름 명성이 있는 세 기업들과 몇 개 신생 회사들이 ‘진정 국산품을 만드는 제조사’격로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더 있었을까? 빠른 발걸음에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 칼라스, 금잔디음향
친숙하고 언제나 롱런을 기대하는 대한민국 대표기업.
(바쿤 앰프를 사용했다는 점 특이하다)
■ 서병익오디오
늘 관심을 갖고 있었던 진공관 앰프 전문 제작사. 마냥 ‘진공관’을 전면에 내세우는 싸구려 반도체 앰프들이 이런 제작사들을 괴롭힌다. 시장등급은 다르다지만 본질을 호도하는, 위장된 앰프가 만들어 낸 입문자의 첫 느낌은 평생 갈 것이니… 위험하다.
(마무리 훌륭하다. Knob들을 돌려본다. 역시 미려한 디자인만큼 섬세한 터치감이 돋보이더라는…)
■ 이연구소
‘트랜스 사용 프리앰프’가 전시품 차별화의 키워드.
(전문 디자이너의 감이 아닌 엔지니어의 감에 의한 다자인으로 인지된다. Knob 조작감에서 느껴지는 품질이… 아무래도 기기 포장에 미흡함이 있다는 판단)
■ 아날로그코딩
풀레인지와 자작나무의 결합. 국산품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히 있을 것이지만 여타 매체들이 제대로 내용전달을 안할 듯하여 일부러 기록해 둔다.시끌시끌 현장 여건상? 차분하게 들어야 하는데… 소리는 그냥 그랬다.
■ SAL
완벽하게 지나쳐버린 부스. Simon Audio Club은 에이프릴뮤직 전임 대표였던 이광일씨의 회사로 공식 사이트는 cafe.naver.com/simonaudiolab
* 관련 글 : 국산 오디오를 만드는 장인들(6), April Music
이쯤에서 개인소감을 적어보자면…
이 행사는 ‘큰 수입유통사들이 주도하는, 자사 청음실에 걸 맞을 제품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자랑하는 전시회’로 정의할 수 있겠다. 폄하성 발언으로서 나머지는 구색 갖추기.
그러므로 광범위한 의미를 담는 ‘Audio Show’를 타이틀에 붙이는 것이 다소 어색하다. 크기 상관없이 명확하게 독립감을 주는 부스(Booth)를 쓰는 것과 통로 사이 탁자들 쭉 놓는 것은 의미가 많이 다른데 Room을 차지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가 극명하게 갈리며 그 사이 사이에서 현장판매를 하거나 자족감, 참여의 의미를 되새기는 업체들이 모여 있는 전시공간이었다.
주관사가 나름 열심히 기획하고 행사 진행하는 것 자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다만, 은밀하게 감지되는 수입 유통사와 국산 제작사간 세력 불균형에 대하여…
공공성 부족 때문일까? 제도적 승인을 득한 공공형 전시회에서는 국가, 지자체 등의 부스비용, 홍보물 제작비용 지원제도를 활용함으로써 참가 회사들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데 아무래도 그런 여건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게 맞다면 수입유통사 주도 행사라는 변수가 작용했을 것.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논리로 국가는 국산제품의 제작사는 열심히 도와주지만 수입품 유통사를 도와주지는 않는다.
요즘 이 오디오 세상의 돌아가는 모습을 보건데… 어쩌겠는가? 부품 제조, 전문 가공, 전문 계측 그리고 모든 것 담아내는 작고 더 작은 국내 제작사들이 희소해진 만큼 수입사 대 제작사, 수입산 대 국산품이 반분(半分)이라도 되는 조건으로 유사 규모 오디오 전시회가 열리는 날은 절대 오지 않을 듯하다. 안타깝지만 현실이 그렇다.
기타 부스들은 너무 뻔한 것들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무덤덤하게 장면들을 나열한다.
이후 인터넷에는 잘 찍은 사진들과 이런저런 유혹의 글들이 역인, 돈을 충분히 낼 수 있었던 기업들의 홍보 콘텐츠들이 널리 퍼지게 될 것이다. 그 홍보비는 다 어디서 나오는지?
(SCC : 소재 우수성 때문에 자동차용 스피커의 음 품질이 탁월해졌다는 설명)
(Roon Core 기반 DSD(Direct Stream Digital) 플레이어. 여기는 제작사인가 유통사인가? 본래 인티머스는 스피커제작사로 과거의 크리스(Criss) 스피커와 관련이 있다)
* 관련 글 : 다시 보고 싶은 국산 모델들, CRISS스피커
(이 역시 제작사인가 유통사인가는 불명료)
(너무 소박해서 한 컷)
(그러고 보니… 무심결에 스쳐지나갔던 사운드 포럼 부스의 앞 테이블. 무엇을 전시하려는 것인지 모르겠다. 관심 가는 왼쪽 풀레인지 스피커 후면에는 Zimmer** 각인되어 있다)
(믿을 만한 독일 WBT社 제품들. 케이블이 아니라 접속재의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
(판매용 장치 아니면 데모용 장치? 정작 중요한 노이즈 필터는 없다 이 실용주의자에게는 과한 느낌뿐)
(뭔가를 설명해주는 곳과 아닌 곳이 있다)
(각 부스별 소스, 앰프의 조합에 따라 달라질 일이기는 하지만… 가장 마음에 드는 소리를 들려 주었던 ATC SCM110 ASL 스피커. 꼬리표 2,600만 원)
(뜻밖에도 시원하게 속내 보여주었던 Aqua社 Formula DAC)
(미국 턴테이블 제작사 뮤직홀社의 제품들이 전시된 작은 공간)
(독일 Audio Desk System社의 LP 클리너)
(이 스피커 소리는 그럭저럭 좋았다. 방문했던 몇 몇 부스들의 경우, 뭘 주장하자는 건지? 음 날아다니고 살짝 피곤하더라는)
* 관련 글 : 이스라엘 브랜드, YG Acoustics
(좌우 양 끝은 무선기능이 내장된 파워드 스피커. 요즘 대세가 그렇다)
(골드문트 TAD의 소리가 좋았는가? 현장 여건을 감안해도 SO SO)
(30주년이라… 가장 큰 부스를 차지한 로이코. 그 동안 돈을 가장 많이 벌었을 터)
(요즘은 무선, 파워드가 키워드. 매킨토시도 그 트랜드를 따를 수 밖에 없다)
(속도계형 파워미터의 움직임을 보면 스스로가 자동차 엔진이라도 된 양…)
마지막으로… 역시나 눈에 들어오는 독립 CDP 없고 당연히 독립 튜너도 없다. 빈티지의 두 주축 키워드가 완벽하게 사라진 것. 너무 당연한 일이다. 대신에 무선, 네트워크, DAC, Powered, 기능적 복합이 중심에 자리를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