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관심받지 못하고 사라져가는 국산 튜너들… 1988년 10월의 출고가 약 7만 원 대인, 약간의 특별함이 숨겨져 있는 어떤 인켈 튜너의 관찰과 학습기록 등을 정리해 둔다.
뚜껑 열고 머리 속을 빠르게 스쳐 지나간 생각들은,
커다란 Wheel을 목격했을 때의 작은 놀라움, 뜻밖의 복잡도, 제짝 인티앰프 AD-5250과 같은 수준으로 잘 디자인된 레이아웃 정도. 밖으로는 특별할 게 없지만, 속내는 약간 다르고 확실히 내부 만듦새 좋은 편이다. 아무래도 1980년 대 말, 인켈의 제조 공법에 많은 개선이 있었던 듯.
에어 바리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내구성이 떨어지는 폴리 바리콘을 쓴 배경을 상상해보면…
1) TV/AM/FM용 다련 에어 바리콘을 쓸 경우 덩치가 커지고 그것은 다른 회로들의 공간 할당에 부담이 된다. 즉, PCB 공간 부족 우려, 2) 7만 원 대 단가를 맞추기 위한 고육지책일 가능성, 3) 많이 팔릴 기기가 아니었던 만큼… 그냥 싸게?, 4) Yamaha 연결고리를 생각하면 OEM/ODM 발주사의 요청 또는 해외시장 내 제품 포지셔닝에 대한 판단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2020.05.06, 내용 추가) 다시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음질 우선 FM이 아닌, 대충이라도 목소리 잘 들리면 좋은 TV 수신에 방점이 찍혀 있는 기기이다. 그래서 폴리 바리콘 2련으로 충분하다 생각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 관련 글 : 인켈 TD-5100 튜너와 Yamaha의 관계식은?
(Mitsumi 제품으로 추정되는 거대(?) 폴리바리콘. (2020.05.06 내용 정정 = (주)한국마벨 제조품) 현시점에서는 고장 나면 대체 불가능)
(Flywheel 무게 추가 없는 것은 원가절감 차원도 있겠지만… 빠르게 돌리면 접촉면들 많은 폴리바리콘은 아주 빨리 손상될 것이다)
* 관련 글 : 망가진 한국마벨과 망가진 폴리 바리콘
(깔끔하게 후처리된 PCB 밑면. 기기 하판 커버가 있어서 보수성이 매우 좋다)
* 관련 글 : 롯데전자 LT-350 TV 수신 튜너
그나저나 왜 IC들 잔뜩일까?
MTS(Multiplex TV Sound) 기능 때문에. 어쩌다가 FM 대역과 겹치는 아날로그 TV 대역의 음성을 대충 Mono로 듣는 게 아니라 NTSC TV 신호에 담긴 스테레오 음성 신호를 추출하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MTS로 명명된 스테레오 디코딩 기술을 생각하면 확실히 표준 AM/FM 회로에 추가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
FM 기준 신호 흐름은 Front-End → 세라믹필터 → LA 1265 AM/FM IF IC → HA 11225 FM IF IC + 복동조 직교검파 → HA 12016 MPX → JRC OP.AMP로 구성된 포스트앰프 → TV/FM 등 회로 절체를 위한 GD4066B Quad Bilateral Switch IC → 출력단자 순. 나머지는 NTSC 방송신호를 디코딩하고 스테레오 음성을 만들어내기 위한 회로들이다.
(AM/FM IF 처리)
(FM IF 및 검파처리)
(MPX 처리)
(Post 앰프부 + TV 디코더 신호 절체를 처리하는 IC 릴레이의 조합)
(MTS 기능의 핵심 영역, NTSC 방송신호에서 스테레오 음성신호를 추출하는 디코더 IC, TDA2795)
본질은 보급형 내지 염가형 튜너일 것인데… 첫 만남, 음질 평가는? 좋게 말하면 풍성한 편, 나쁘게 말하면 흐릿한 편. 약간 어색하다. 한편으로 포터블 기기들에 친숙한 폴리 바리콘을 보고 즉석 상상한 바로는… ‘초고성능 거치형 스테레오 라디오’? 단, 어떻게 이야기해도 이 기기는 확실한 史的 가치가 있다. 그 이유는 다음 글에서…
* 관련 글 : 인켈 TD-5100B 튜너 (2), 잊혀진 TV 음성 수신기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