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대단하신 사령관님 탑승하시고 다양한 색상 깃발들 이용하는, 안전한 의사소통 방식을 활용했던 가장 큰 크기 범선은 누가 봐도 가장 크니까 ‘거함(巨艦)’이라 했으렸다. 그리하여 거함이자 깃발까지 날리던 기함(旗艦) 즉, 플래그쉽(Flagship)은 크기가 암시하는 절대적 우월함과 탁월한 리더로서의 관념적 상징어가 되었고…
시대 불문하고 감히 ‘기함급’ 또는 유추된 ‘거함급’ 칭호를 받는 오디오 기기들 대부분은, 43cm 가로 폭 엇비슷하나 월등히 높고 뒤로 깊고 후광 찬란하며 뭔가 잔뜩 들어 있음인지 대단히 무겁다. 최상위 모델은 고철값만 상상해도 끄떡끄떡 수긍 할 만큼에, 당연히 가격도 비싸다. 모든 게 사령관님 탑승하셨던 그 특별한 범선, 철선과 같다라는?
아무튼 그러다가… 실상 바보 기기임에도 덩치 좀 있다 싶으면 “보세요. 거한급 기기죠? 돈 더 내세요” 라고 한다. 신품, 중고품 장터들에서 난무하는 다분히 관성적이고 식상하고 뻔한 돈벌이의 상습적인 멘트들. 와중에 ‘거한(巨漢)급’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그래요? 가정용 오디오로서, 큰 덩치와 음품질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