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우리에게 익숙한 발음 ‘오리온 전자’. 1913년, 헝가리인 야노스 크레메넥스키(János Kremeneczky)가 설립한 전구 제조사에서 출발하였다.
1920년대에는 엔틱급 라디오들, 전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간 진공관을 생산하고 구 소련 영향 하에서 공산권 기업들의 행보 그대로, 사뭇 본업과 무관한 사업들도 병행하였으며 1950년대를 기점으로 이후 수 십 년간, 그 시절 최첨단 기술의 세상이고 누구에게든 큰 돈 벌이가 되었던 TV 등 가전 제조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다. 1960년대 또 다른 헝가리 거대 브랜드 비디오톤(Videoton)과의 거래도 있었고…
러시아, 소비에트연방 그리고 유럽, 그 거대 시장 안에서 TV, 오디오, VHS 플레이어, CDP/DVDP, MP3 등을 만들며 잘 나갔지만 80년대의 ‘글라스노스트’를 경유하는 소련의 해체(1991년)를 거치면서 결국은 제품 경쟁력 취약을 사유로 1997년, 태국 Thakral 그룹에 매각되었다.
* 관련 글 : 헝가리 브랜드, Videoton
참고로 헝가리인들에게 소련 속 러시아는 억합의 대상이자 거대 소비시장의 중심축. 1956년,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려는 ‘헝가리 혁명’이 있었고 1989년 국경 강제개방 시점에 맞물린 삼성전자와의 50:50 합작 유럽권 TV 조립공장 운영사례도 있다. 그리고… 현 시점의 오리온은 제대로 된 자사제품을 만들기보다는 글로벌단위 생산 및 유통 대행사업자 정도로 활동 중이다. 회사 사이트는 emsl.orion.hu.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ebay.com/itm/ANTIQUE-ORION-MODEL-LT-14-14-TRANSISTOR-RADIO-BLACK-/283426182276)
(1940년대, 333U 진공관 라디오. 출처 : https://www.tube-radio.com/post/113099022994/orion-333u-advertisement-hungary-1943)
(1960년대, Orionette 1004-1 트랜지스터 라디오. 출처 : https://i.pinimg.com/originals/3b/74/47/3b744710f1a0ed5f5c9095c28839024d.jpg)
(1970년대 생산라인. 출처 및 글 : https://www.bertibenis.it/Orion%20E.htm)
(1980년대,. Hifi Torony 시스템. 출처 : http://longkft.hu/audioblog/orion-torony/)
“8초마다 TV 한대씩 생산”…삼성전자 유럽 TV시장 공략 전초기지를 가다. (2016.09.09., 조선비즈 기사,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9/09/2016090901566.html)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동쪽으로 약 70km 떨어진 야스페니사루(Jaszfenyszaru)에 위치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SEH). 이곳은 유럽지역에서 삼성전자 TV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유럽 공략의 전초기지로 불린다. 지난 5일(현지시간) 방문한 이 곳 메인 제조라인에서는 삼성전자의 유럽향 루브르 TV 신제품 조립이 한창이었다.
작업장 내에는 총 10개 라인이 가동중이었다. 한 라인당 근무인력은 약 35명이다. 전 라인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TV대수는 약 3만~4만대로 8초마다 TV 1대가 생산되는 셈이다.
1989년 오리온이라는 현지 업체와 50대 50 합작법인으로 출발한 이곳은 현재 하루 4만대, 연간 700만대의 TV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헝가리 생산법인과 슬로바키아 생산법인을 합쳐 지금까지 누적 1억4000만대를 유럽 전역에 공급했고, 올해 말까지 1억5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안윤순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장(상무)은 “헝가리 국민들 중 10명 중 9명은 전자업체 하면 삼성을 꼽을 것”이라며 “헝가리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헝가리 평판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4.2%를 차지했고, 특히 6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65.3%로 절반을 크게 넘어섰다.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은 2005년 매출 11억3000만달러(약 1조2439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5년에는 매출 22억5000만달러(약 2조4768억원)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해 매출 기준으로 헝가리 내 전체 기업 중 5~6위권에 올라섰다. 지난해 조사된 전체 기업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도 삼성이 51.1%로 2위사(19.0%)와 큰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 헝가리 법인이 이 같은 위치에 오르기까지는 생산라인 자동화의 자체 노력 뿐만 아니라 헝가리 정부의 친기업적인 정책도 큰 영향을 줬다.
안 상무는 “헝가리는 수도에서 멀리 떨어진 기업일수록 혜택을 주는데 야스페니사루시는 수도에서 약 70Km 떨어진 곳으로 공장 설비나, 금형투자 등에서 법인세 환급 혜택을 받고 있다”며 “투자 규모에 따라 법인세 환급률이 정해지는데 상당 부분을 돌려받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안 상무는 “받는 혜택만큼 삼성 헝가리 법인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바도 크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헝가리 현지인들에게 TV와 태블릿, 전자 칠판 등 첨단 제품을 사용해 IT(정보기술)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스마트 스쿨’과 현지 청소년들을 위한 기술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또 헝가리 생산법인을 중심으로 야스페니사루 시의 고용 창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 지역에서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는 약 5600명에 불과한데 성수기에는 이 중 절반에 가까운 2400명이 삼성전자 헝가리 생산법인에서 일하고 있다.
헝가리 법인이 설립된지 30년 가까이 됐기 때문에 한 공장에서 부자가 함께 일하는 경우도 있었다. TV 제조 라인에서 근무중인 벨로츠 졸탄씨는 “마을 가구당 한 명 이상이 이곳에 근무하고 있어 마치 가족과 같다”며 “우리 가족 중에서도 아버지와 동생이 함께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