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정말입니까?”
생각하지도 못했던 상황에서 관찰용으로 건네받은 불용기기. 토글 스위치 없는 상면 제어패널의 모습 때문에 Acton인지 Acton II인지가 사뭇 헷갈린다. 뭔가 살짝 수정된 후기형 Acton 정도로 간주하였는데…
50~20Khz, 41W, 논리상 절반짜리 스테레오(30W급 우퍼 × 1, 10W급 트위터 × 2, 크로스오버 4.2Khz), BT 4.0, D-클래스 앰프 × 2 , 프리볼트 전원부 내장, 약 3Kg.
더 찾아보니 모델명은 Acton Multi-Room.
디자인은 정말 특별한 것 없음. 마샬앰프의 디자인 틀은이 이미 확고부동하게 정해져 있으므로 뭘 해도 ‘전설’의 단순한 재해석일 뿐이다.
* 관련 글 : 영국 브랜드 Marshall, 악기나 다름없는 기타앰프의 전설
(LED 애니메이션 기능을 포함하는 조절기들. 갸우뚱? 후면에 USB포트가 있고 전면패널의 모습은 오리지널 Acton의 것과 다르다. 그래서 짝퉁을 의심했었다는….물론 정품이다)
수 년 전 어느 날의 기억으로는 판매가 50만 원쯤이라고 들었다. 50, 40, 30, 20… 사실, 이런 부류 기기로서는 30만 원도 감정 묘해지는 가격이라 생각되는데… 과연 적절했던 것일까? 시각적으로 확인해보고 이후 소리까지 들어본 다음에 판단해보기로 한다.
큰 호흡 후 일사천리, 그러나 점잖게 볼트들 풀어 내고 구조물들 젖히고…
(뚜껑 덮으면 생길 수 있는 케이블 접촉진동을 미연에 방지하려고 아예 스펀치 튜브로 마감해버렸다. 문제는… 10년쯤 지나면 스펀지 조각들이 안에서 풀풀 날리게 될 것. 사정 이해는 되지만 좋은 방법은 아닌 듯하다)
(너무 뻔한 SMPS 전원부. 중국 DYS社 제품으로 www.dys-ch.com이라고 적혀 있다)
(‘Acton WiFi’ 스티커까지는 다 좋은데 왜 방열판을 붙여 놓았을까? 멋내기는 아니겠고… 밑에 배치되었을 MCU 발열, 그 이상의 사유는 따로 있다)
다음은 이 기기의 핵심인 TI社 D-클래스 솔루션의 관찰.
앰프 IC 하나가 ‘스테레오 BTL(Bridge Tied Load)’ 모드에서 트위터 2개를 구동, 분리된 L과 R을 표현하고 또 다른 앰프 IC는 우퍼유닛을 구동한다. 우퍼 구동은 ‘병렬 BTL(Parallel BTL )’ 방식으로서 표기된 기기 최대출력은 곧 우퍼 드라이버의 최대출력. 그리고…
(좌하단 TAS5711 D-클래스 앰프. 우상단은 TI社 PCM1861 ADC. Line-In 처리용일 것)
L+R 합산을 위해 TAS5711 내장 MUX 등 제어변수 조절하고 EQ/DRC로 4.2Khz에서 Cut-Off했을 듯. 반대로 트위터들은 그쪽 레지스터 변수들을 조정하면 된다. 모든 것은 마이크로컨트롤러 프로그래밍으로 간단히.
(예를 들어… 20W@8오움/18V/THD 10%가 표준이고 최대 42.8W@4오움 PBTL 동작 가능하다. 그 외 2.1모드 지원, 음장조절 21종, 볼륨기능 등)
(최대출력조건 TAS5711의 발열에 대비한 조치. PCB 밑면에 길다란 Thermal Pad를 붙여 놓았다. 열은 패드를 거쳐 후면 마감용 알루미늄 패널로 흐른다)
(마구잡이로 찍은 사진에 걸린 중국 Awinic社의 AW9523B I2C LED 컨트롤러. 본래 용도를 생각하면… 이게 왜 쓰였을까? 제어패널 ‘Source’의 처리? 모종의 음장제어? 16채널 Constant Current 절체 기능이 꼭 필요한 곳은?)
(상면 제어패널의 밑면. LED 애니메이션과 사용자 조작의 처리를 담당하는 컨트롤 보드가 배치되어 있다. 예를 들어 Volume/Bass/Treble 조절은 로터리엔코더들 이용, 디지털적으로 처리된다. 그러므로 접점불량 등 트러블 발생할 소지가 없다)
(트위터 그리고 BT 안테나)
마지막에 눈 돌리다가 발견한 내용. 아하! 전작 모델 스텐모어(Stanmore)와 함께 쓰는 보드라고 적힌 곳 주변의 紅과 白이라니…
기판 식별자 외 기기 후면패널의 아주 작은 문구들 읽어보면 본 건 사업주체는 마샬이 아니라 스위스 Zound Industries International AB(대표자 Pernilla Ekman)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상상에 양념 더 치자면, 영국 마샬은 사실상 무 개입에, 그저 그들의 요청에 의해 라이센스만 빌려주고 돈을 받았다? 맞다면 Zound의 글로벌 기획으로 뻔한 중국제 앰프에 마샬 로고가 붙어버린 케이스가 되고. 그래서 Made in England 아니라 했고, Made in Sweden 아니라 했으며 조립지 기준으로만 Made in China로 표기했던 것.
“마샬 무선 스피커? Zound 무선 스피커?” 그러면 또, 또, 또… 뭐가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Zound의 브랜드 차용사업이라는 의견에 한 표.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어쨋든 ‘마샬 액톤 멀티룸’의 속내에 국한된 시각적 평가는 ‘깡통 기기’ 소리 들을 수준은 아니다.
참고로 최근 관찰했던 로스앤마이어스 ‘오리지널 보스크’ 기준으로는 더 좋은 스피커 유닛들, 더 나은 부품들, 고심한 공정설계 흔적들, 기타 아이디어들 고려할 때 종합적인 설계/제작 수준은 더 낫다고 판단된다. 그렇다고 무릎 탁! 칠 만큼 탁월하게 잘 만든 것은 아니고 국내 보스크 설계팀이 능력 없어서가 아니며 또 양자 판매가격이 두 세 배쯤 차이난다는 점 고려하면…
일단, 소리를 좀 들어봐야겠다. 다음 글에서…
* 관련 글 : Marshall Acton 무선 스피커 (2), 소리 들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