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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죠? MUZO가 뭐죠?

글쓴이 : SOONDORI

오래전, 캐나다 사운드 마스킹 솔루션을 독점 취급하는 국내 회사를 방문하여 잠시 제품들 살펴보고 내부회로까지 들여다본 적이 있다. 관련 구성품들 다양하지만, 기본은 마이크 → 지능적 통제 시스템(제어계) → 스피커 또는 진동자의 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

공간 내 상황을 파악하고 적당한 통제음파를 보내서 공간 속 사람들이 소음을 못 느끼게 하거나 무력화시키는 방법론이니까 너무 당연한 이야기. 조금 더 나아가 감지, 판단, 행위라는 일련의 처리흐름은 같되 역위상 음파를 이용하면 그것은 곧 사운드 캔설링이 된다.

* 관련 글 : 시끄러운 공간 그리고 사운드 마스킹과 사운드 캔슬링

윗글을 쓰는 도중에 우연히 알게 된 무조(Muzo)라는 이름의 포터블 사운드 캔설링 제품은… 수년 전, 해외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Indiegogo에서 무려 23억 원을 펀딩받았다고 한다.

(URL : https://www.indiegogo.com/projects/muzo-state-of-the-art-vibration-monitoring-sys#/updates/all)

그 돈 받고 다들 배불리 먹었겠다. 다 좋은데… 제품의 동작원리가 이해가지 않는다는 게 문제. 종종 트러블을 일으켰던 Indiegogo 사이트를 의심하고 그들이 주장하는 바를 찬찬히 뜯어보면…

○ 어떤 회로가 있고 그것에 연결된 Vibration Sensor와 Exciter가 있다. 진동을 감지한 센서회로가 모종의 제어신호를 만들면 진동자가 움직일 것이고 그 진동이 부착 면을 흔들면서 정상 위상 음파든 역위상 음파든 어떤 작용의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이 논리 하에 부착 면은 감지 면이자 통제 면. 그 복합작용은 사운드 캔설링이다. 물론, 그들의 말에 따르면…

○ 어떤 문장에서는 Masking이라 하고 공식 동영상에서는 명확히 Anti-Vibration, Sound Cancelling을 언급하고 또 그렇게 묘사하고 있고… 여러모로 두루뭉술, 중구난방이지만 종합하건데 분명히 Sound Cancelling을 주장하는 제품이 맞다.

○ ‘직접 개발’, ‘우수한 기술’을 연상하게 만드는 사진 몇 컷들. (사실, 진정한 개발실 분위기는 절대 이렇지 않음. 분명 연출 사진인데… 사정 충분히 이해되고 남들도 다 그렇게 하므로 PASS)

○ 핵심 문구들에 대해 이해를 시도함.

Muzo is the first acoustic device that applies Anti-Vibration Technology for the smooth surface. This Exclusive Technology prevents objects from vibrating to minimize any unwanted disturbances nearby. Besides, Muzo utilizes Billionsound Technology (Powered by BST) to generate dynamic realistic sounds. These vivid sounds set the scene and drown out intrusive noises. Whether you wish to enjoy a piece of serenity or to become engulfed in the tranquil sounds of nature, Muzo will be there for you.

여기서, Billionsound는 대만 스피커 제조사의 브랜드명. 특허 등록한 진동자 제작기술에 그 회사가 그냥… 그럴듯한 이름 붙인 것이 Billionsound Technology이다. 전혀 의미 없는 문구인데? 뭐라도 된 양 적은 이유는? 눈꼬리가 살짝 돌아갔다.

Muzo sets your entire window frame in motion. In other words, your window becomes a Crystal Clear Quality Sound Speaker. Muzo turns it into an acoustic environment with its own speed of sound. You can easily tell the difference between an Induction Speaker with multi-sound source and a normal speaker with a single source.

윗 문장은 압권! 특정할 수 없고, 통제되지도 않을 이 세상의 유리창들에 붙은 Muzo가 철저히 통제된 조건에서, 어찌 보면 이제야 간신히 원하는 만큼의 음파를 생성하게 된 LG 전자 CSO와 같은 반열에서 동작한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거기까지만. 더 이상의 기술적 단서는 없다. 그들의 말 만큼이나 참신한 기술에 특허 등록번호도 없고…

[  관련 글 ]
Yorozu Audio Sound Evolution KIT, 과거형 아이디어
LG CSO, 소리나는 평면 비디오

이쯤에서 의견 적기를…

유리창 바깥에서 전달되는 파동(진동)을 감지하고 진동자를 이용해서 즉시 상쇄한다는 논리 즉, 감지 →  즉시 반응 → 즉시 상쇄 → 그래서 즉시 유리창이 흔들리지 않는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든다는 논리는 일견 그럴듯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시나리오.

같은 유리 면 안에 감지기와 진동자를 함께 배치한 것과 사실상 유리 면과 함께 부유할 진동자가 그 면 안에서 건물 바깥에서 전달되는 음파의 위상을 Self 상쇄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 모순이다. 그러니까… 마치 엘리베이터 안에서 잠시 점프하면 총 중량이 잠시 줄어들 것 같은, 무한동력과 같은, 또는 붙이기만 하면 자동차 연비가 10% 증가한다는 식의 착시.

혹시 섬세한 마이크와 스피커, 고정도 알고리즘을 결합한 제품일까? 그런 구성요소 없음. 눈에 들어오지 않음. 그러므로 요지는… 사기? 그렇게 보인다. 회전이 아니라 ‘제동’에 기술적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 생각하고 유심히 살펴보았던 MAG-LEV 턴테이블을 훌쩍 뛰어넘을… 사.기.

* 관련 글 : MAG-LEV의 공중부양 턴테이블

글을 읽어보니 너무 이상해서 Indiegogo Web 페이지 여기저기를 더 뒤적거려보았는데… 아하! 아닌 게 아니라 심각하고 처절한 분노의 댓글들이 적혀 있다.

2016년에 펀딩 참여하고 아직도 물건을 못받은 David Phuong씨에게, 열 받은 Garcia 씨에게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물건 구매하는 곳입니다. 절대 익숙하지 않은 물건을 사시면 안돼요”, “물건만 보지 말고 회사나 제작자를 보고 사세요” 그렇게 말해주고 싶었다.

한편, 요즘 클라우드 펀딩이 유행하고 있는데…

1) 중국제 껍데기 살짝 바꾸고 직접 만든 것이라고 우기고 파는 경우, 2) 옆집 것 가져다가 시치미 뚝 떼고 파는 경우, 3) 유통상이 마치 제조사라도 된 양 너스레를 떨며 파는 경우가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그런 것들 잘 알면서, 모르는 척 방조하면서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가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 돈, 돈, 돈… 국내 해외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들은 점점 온라인 판매 사이트가 되어 가고 있다.

“매사 이런 식이면 클라우드 펀딩의 취지에 맞게 양심껏 물건 만드는 제조사나 개인 제작자는 뭐가 되나?”

정부 중소기업지원센터에서 홈쇼핑 채널을 운영하고 이런저런 지원책을 제공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넘사벽일 것이고 중소벤처기업부는 팔짱 낀 채 늘 좋은 말만 하고 명칭 불문 대형 펀딩 사이트들은 뒤로 돈을 뜯고 심지어 선량한 제조자 이외의 자들과 야합을 하고…

“저렴하고 효과적인 온라인 마케팅 루트를 절실하게 찾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는 대한민국 중소 제작사들은 늘 힘들고 외롭다”

실제로 관심을 두고 옆에서 지켜보면 그런 사례들 다 수. 시니컬한 이야기들 더 쓰고 싶지만 정숙해야 하는 오디오 블로그 사이트라서… 오늘은 여기까지만. (표제부 사진 출처 : https://www.cleanpng.com/png-money-payment-internet-clip-art-income-948265/download-png.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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