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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FM 방송을 포기한 노르웨이의 현재

글쓴이 : SOONDORI

2017년 부, 과감하게 아날로그 FM 방송을 버리고 디지털 DAB 체제를 선택한 북유럽 선진국 노르웨이.

전환 이후의 상황이 어떠한 지를 짐작할 수 있는, 2018년 라디오월드(*)가 올린 대담 기사가 있어서 등록해 둔다. 노르웨이어로 진행되었을 대담을 번역한 영어 원문에 오류가 있고 내용도 약간 엉망이라서 적당히 번역함.

결론만 요약하자면 여전히 엔트로피가 높다. (표제부 사진 출처 및 글 : https://indianexpress.com/article/explained/why-norway-is-discarding-fm-for-digital-radio-dab-4469936/)

원문 URL : https://www.radioworld.com/columns-and-views/norways-fm-shutdown-six-months-later

* 라디오월드(Radio World)는 글로벌 방송 산업계를 다루는 전문 저널. 1977년 발행을 시작하였다.

* 관련 글 : 순수 FM과 경쟁하는 FM 방송 규격들


지난해 12월, 노르웨이는 지역별로 진행되었던 FM 송출 중단 즉, 2017년 1월부터 추진했던 DAB 전환 작업을 모두 완료하였습니다. 그리고 6개월이 더 지났습니다.

과연 DAB 전환은 성공적이었을까요?

자, 이제 라디오월드가 DAB 전환에 대해 각기 반대의 입장을 가진 올레 요르겐 토르브마크(Ole Jørgen Torvmark) 씨와 스베인 라센(Svein Larsen) 씨의 고견을 들어보려고 합니다. 참고로 Ole Jørgen Torvmark 씨는 DAB 전환의 선봉에서 활동한 Digital Radio Norway社의 대표이사이고 DAB 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Larsen 씨는 Radio Metro社의 대표이사입니다.

대담의 균형 유지를 위해서 라디오월드가 질문을 하면 두 분이 각각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 라디오월드 : 12월 13일부로 모든 FM 방송의 송출이 중단된 후 노르웨이인들이 생각하는 이해득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Jørgen Torvmark : 전국적으로 더 많은 방송 채널들이 등장했습니다. 과거 아날로그 FM의 경우 전국 방송은 5개뿐이었지만 DAB 전환 후 31개의 방송국들이 향상된 커버리지로 방송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NRK는 전체 청취 인구의 99.7%를, 일반 방송국들은 93%를 커버합니다. (駐, NRK(Norsk rikskringkasting)는 노르웨이 국영 방송국)

Svein Larsen : DAB 전환을 지지한 것은 FM 방송 시절에 전국 단위 방송을 해왔던 대형 방송국들 뿐이었습니다. 사실 그들은 미리 충분하게 준비를 했었지요. DAB를 통해 더 많은 음악 채널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것을 마치 방송의 다양성이 확보된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DAB 자원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상용 방송국들이 두 곳 밖에 없었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기타 방송국들은 새로 열린 DAB 세상에 제대로 초대 받지 못한 셈이지요. 그것은 추문과도 같은 일입니다. 그리고 통계가 시사하는 바, 많은 청취자들이 DAB을 충분히 만족해 하는 것도 아닙니다.

○ 라디오월드 : FM의 DAB 전환이 노르웨이인들의 라디오 청취에 끼친 영향은 어떻습니까?

Jørgen Torvmark : 가장 큰 변화로 아주 많은 라디오 채널들이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있겠네요. 전체 청취 규모의 1/3은 새로 개설된 채널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그 사실을 달리 해석하면 과거 아날로그 FM 청취자들이 어떤 방송을 좋아했다기보다는 다양한 채널 선택권 없이, 어쩔 수 없으니까 들었던 것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최초 FM 송출 중단으로 상당한 청취율 저하가 빌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만 2017년 청취자 수와 2018년 청취자 수 통계를 살펴보니 뜻밖에도 과거 청취자들의 98%가 새로운 DAB 방송으로 옮겨갔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일일 청취자 수 감소는 약 10%에 불과했고 금년 4월 통계로는 7.7% 수준입니다.

Svein Larsen : 그렇지 않아요. 20% 정도 감소가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지역 방송국들이 새로운 청취자 층을 확보했다는 사실입니다. (駐, 여기서 언급된 지역 방송국들은 DAB를 수용하지 않은 소규모 지역 FM 방송국을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됨)

○ 라디오월드 : 청취자들이 새로운 DAB 수신기를 살 때 재정적 지원이 있었습니까?

Jørgen Torvmark :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없었습니다”. 국민을 대표하는 노르웨이 국회가 스스로 디지털화를 결정한 것이고 청취자들은 물론 모든 관련 산업 분야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입니다. 시점으로도 한참 전인 DAB 전환 전에, 매 년 약 70~80만 대 규모의 라디오 신규 구매가 있었는데요. 2011년 이후로는 그 대상이 DAB 라디오에 집중된 바 있습니다.

Svein Larsen : 네. 전혀, 전혀입니다. 노르웨이인들이 DAB 라디오를 구매하는데 쓴 총 비용은 약 23억 노르웨이-크로네(=2,864억 원)로 추정됩니다.

○ 라디오월드 : FM 송출 중단에 대한 청취자들, FM 방송사들의 저항이 있었지 않습니까? 12월 이후로 어떻게 대응을 했던 것이죠?

Jørgen Torvmark : 디지털 전환이 정말 심각하고 큰 규모의 사업이었으니 갑론을박, 저항이 없었다면 말이 안 되겠지요? 방송사들에게는 청취자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수용하고 새로운 채널을 사용하도록 만들고 평가까지 받아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습니다. 오랜 동안 지역 방송계는 이 전환 작업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만 대도시 방송국들 대부분이 동참하게 되었지요. 기타 지역 방송국들은 2022년까지 아날로그 FM 송출권을 연장받았습니다. 

저희는 아날로그 FM과 영원히 이별한다고 느끼는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된 부정적인 통계도 받아 보았고 또 모든 이들이 비용을 더 들여서라도 DAB와 FM을 동시 운용하기를 바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FM 송출 중단을 전제로 하지 않고 전국 단위 (DAB) 커버리지에 대한 투자나 새로운 채널에 대한 투자를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어쨌든 이제 사람들이 여전히 (DAB) 라디오를 듣고 있고 이제 새로운 방송국들을 좋아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駐, 원문에서… 노르웨이어 대담을 영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어색한 문장, 꼬인 말투 등. 적당히 의역함)

Svein Larsen : 그들, 어쩌면 저를 포함하여 ‘우리’로 표현해야 마땅한 사람들은 지역 FM 방송국들의 생존을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당장은 2022년까지 지역 FM 방송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수년 전에 비해 정치인들이 점점 더 현재의 상황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이 DAB 전환을 번복하고 싶어 하는 것도 사실이죠. 물론 이제 다시 FM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 라디오월드 : 노르웨이의 정책적 결단에서 배울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Jørgen Torvmark : ‘우선은 협조’입니다. 방송사들 간의 협조가 대단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DAB는 반드시 FM을 능가하는 커버리지(駐, 거리 개념)를 수용해야 하고 더 많은 콘텐츠를 송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투명하고 유연한 계획만이 DAB 전환을 가능케 하고 청취자들과 관련 산업 부문들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의 DAB+는 도전적인 주제입니다. 최대한 빠르게 자동차 산업부문과의 유기적인 협조 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 DAB+3(駐, DAB+3 표기는 없음. DAB Band III가 아니라면 아무래도 원문 오류인 듯))은 여건이 조금 다릅니다. 청취는 희망하되 최대한 오래 기다렸다가 라디오를 교체하려는 사람들에게 진행 상황을 잘 알려주어야 합니다. 긴밀한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의견이지요. DAB+로 전이되는 동안에 다른 것이 아날로그 FM에 머물게 되면 그것은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고 의사소통도 어렵게 만듭니다.

Svein Larsen : DAB 전환에 따른 혼란상이 말해주는 것은 함부로 FM 시스템을 없애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모든 것은 소비자가 결정하게 놔두어야 하죠. 정치인이나 관료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 라디오월드 : DAB 전환은 성공작입니까?

Jørgen Torvmark : 물론입니다. 당장은 노르웨이 라디오 방송업계가 더 많은 청취자 수를 확보하거나 더 많은 수입을 올리는 상황이 아닙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래 디지털 세상의 관점에서 노르웨이 라디오 세상은 과거 5개 아날로그 FM 방송국이 있던 시절에 비해서 더 잘 준비된 셈이고 청취자 대응력 또한 크게 높아졌습니다.

Svein Larsen : 조사 통계가 시사하는 바 그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DAB 전환이 성공적이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FM 폐국과 DAB 대체로 특별한 부가가치가 창출된 것도 아닙니다. 라디오는 청취자가 원하는 바 그대로 존재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듣고 보니 칭송받아 마땅할 수준의 모범적인 디지털 전환 사례가 아니다. 마치 브렉시트와 같은 불안정성도 강하게 느껴지는 대화라는 생각이고… Analog FM forever!

(내용 추가) FM 폐국을 통해 얻는 것은? 경비 절감. 정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DAB 전환에 의해 매년 20억 노르웨이-크로네(=249억 원)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배경에는 산과 계곡, 피요르드가 많은 지형적 조건이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즉, 커버리지 확보에 대해서는 DAB가 더 경제적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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