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역사적, 문화적, 기술적 관점에서 인켈 TD-2010을 국산 표준형 디지털 튜너라고 생각하고 있다. 마찬가지 시각으로 바라 본 TK-600은 국산 표준형 아날로그 튜너.
우연한 만남에서, 자세한 기록이 의미 있다 생각하고 여러 편 글에서 최대한 많은 것을 담으려 했는데…
* 관련 글 : 인켈 TK-600 아날로그 튜너 (1), 내정된 문화유산?
이하, 개인적인 메모를 겸하는 참조 정보들을 순서 상관없이 기록해 놓는다.
■ PCB 조정 포인트
표준 튜너라고 정의한 그대로, 다른 튜너들에 그대로 응용할 수 있다.
■ 디엠퍼시스 스위치
튜너 음색이 영~ 마음에 안 든다며 아무렇게나 들이고 내치고 개조를 생각할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것으로서…
‘국내 디엠퍼시스 75uS’는 지극히 피상적이고 관념적인 정의일 뿐, 현실에서는 부품 오차(또는 설계자 의도에 따라)에 의해 조금씩 다르다. 시정수가 아주 조금만 안 맞아도 날리는 소리 혹은 답답한 소리를 듣게 된다. 그냥… 튜너 안에 아주 민감한 EQ가 하나 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될까?
한편, TK-600의 스위치 접점 상태도 절대적인 변수. 말 그대로 음이 확확 바뀜.
■ 에어 바리콘
○ 인켈 TK-600의 에어 바리콘 구조는 다음과 같다. 형상만 조금씩 다를 뿐 어느 튜너에서든 구조적 틀은 매 한 가지.
* 관련 글 : 에어 바리콘과 구동 메커니즘
○ 작업 중 갑자기, FM OSC Trimmer의 구조물이 파손되어 잠시 난감했었다. 적당한 본딩으로 해결. 그래서 살펴보게 된 트리머 내부 구조는 다음과 같다.
(▲ 사각 기둥들 다 부러진 1에 2를, 그다음 3을 놓고 4를 안착시키면…)
(▲ 위와 같은 모양이 된다. 참고로 2번 실리콘 패드는 접점을 가볍게 누르기 위해 배치되었다. 그리하여 위 반원형 금속 절편은 아래 사진 오른쪽 금속 절편과 직접 만나 회전하고… 논리 상 둘 사이 접점 저항은 0.00000오움이어야 한다)
(▲ 현실에서 그럴 수 있을까? NO! 공기 노출된 상태로 산화되면서 무조건 접점 저항이 커지고 Trimmer 정전 용량(=반 원형 절편과 위 사진 아래쪽 금속 편이 겹치는 정도)이 마음대로 변하게 되며 튜너 동작은 엉망이 된다. 아마 지금 이 순간에도 빈티지 튜너들에서 수시로 미세 OSC Drift가 발생하고 있을 듯?)
○ 다음은 바리콘 축에 연결된 Wheel에 대한 이야기.
항상 잡아당기는 힘이 작용하고 그 힘이 축 편심력을 그리고 그것에 의한 축 이탈 현상을 만들어 낸다. 대충은 모종의 절충점 안에서 쓰게 되는데… 예를 들어 88Mhz에서 108Mhz까지, 다이얼 Knob을 빠르고 급하게 조작하면 축이 이탈(=기계적 보호장치인 클러치(?) 작동) 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다이얼 Knob을 돌려도 바리콘이 1:1 회전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기계적 오류를 전자적 오류로 오인할 수도 있겠다.
가만 보면 장력조절 실패일 수도? 그런 일 벌어지면 다시 밀어 넣으면 됨.
(▲ 핀셋으로 중심점을 잡고 제거 가능한 본드를 틈새에 주입. 비록 대단한 개선 효과는 없다 해도…)
(▲ 대비 사례. Pioneer SX-680의 살짝 틀어진 에어 바리콘 배치. 편향력을 상쇄시키기 위한 아이디어로 이해함)
■ 커패시터와 용량
방습을 위해 왁스를 바른 세라믹 커패시터. 어떤 것은 ‘102’ 표기 즉, 1000pF가 1500pF@1Khz로 읽힌다. 계측기 고장인가? 칼리브레이션을 다시 하고 측정해도 같다. 장시간 습기 노출이 만들어 낸 모종의 변화를 의심하게 됨.
그외의 온갖 용량 변화에도 불구하고 튜너가 적당히 작동하는 것은 1) 설계 여유와 AFC 등 몇 가지 보정 요소들이 보완하고 있거나 2) 궁극에는 사용자가 전혀 모르고 있거나. 튜뷸러 커패시터는 검파코일, 필터 등 매우 민감한 곳에 사용되므로 오류 내성은 극도로 낮다.
■ RF와 Flux
수 Ghz는 아닐지라도… 10.7Mhz, 107Mhz도 꽤 높은 주파수. 그런 RF는 아주 쉽게 PCB 위를 마음대로 날라 다닌다. (그 관점에서 일반 만능기판에 RF 회로를 만드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음)
심히 어설프게 보여도 RF PCB 패턴은 대단한 기술적, 과학적 결과물이다. 아주 만만해 보이는 튜너의, 아주 아주 아~주 만만해 보이는 PCB 패턴조차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정해진 것. (보통은 칩 제조사가 가이드 라인을 제공한다) 그런 민감한 영역에 땜 잔류물, 플럭스 잔류물이 남으면 오류 요인이 될 수 있다.
(표제부 사진은 ‘짱구는 못 말려’의 번외편, 보보보보~본을 찾는 슈퍼 흰둥이) 아주 평범한 집에서 아주 아주 아주 평범한 힌둥이란 이름을 가진, 아주 아주 아주 평범한 애완견처럼 보이는 강아지 흰둥이…
잘 만든, 좋은 튜너는 항상 PCB 밑면이 깨끗하다는 사실을 기억해 두고…
■ 아날로그적 진동
많은 경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빈티지 아날로그 튜너는 종종 전기/전자적인 요인이 아니라 기계적인 요인에 따라 동작이 달라진다.
몇십 년 전 막 출고되었을 때에는 트리머, 코일 안에 들어 있는 코어 등 모든 게 적당히 잘 결박되고 또 적당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손 저 손 거치면서 또 이런 저런 사유로 느슨해진다. 가변저항 등의 접촉불량 문제까지 더해지면… 가벼운 외부 충격 즉, 물리적 진동이 기계적 특성을 내포한 몇 가지 부품들의 절대 위치에 영향을 주게 됨. 가장 대표적인 것이 페라이트 코어. 늙은 기기는 손으로 툭~! 쳐도 바늘이 움찔?
아무래도 헐겁다면 어찌 하면 될까?
DIY 세상 속 상상을 해보면… 1) 나사산 틈새를 양초로 살짝 메꾸고 재삽입한다, 2) 훗날 긁어 제거할 수 있는 여하한 성분의 비도전성 마감재로 고정한다. 살짝 바르는 조건의 매니큐어, 양초(WAX), 단단히 굳지 않고 뜯어 제거할 수 있는 Knoxx 본드 등 Whatever!
(생각나면 또 추가)
■ 돌돌말이 돼지꼬리 연결에 대한 이야기
(내용 추가) 감는 방식은 접촉면 확대라는 관점에서 아주 좋은 발상이라 생각했다. AM 영역의 틱틱 거리는 잡음에 심히 끙끙거리던 중, 돌돌말이 연결선 안쪽 접촉불량 때문은 아닐까라는 상상에… WD40을 아주 약간량 침투시켰고 전/후 차이가 있었다. (여건상 확증할 수는 없음) 아무래도 빈티지는 모든 것을 의심해야…
(내용 추가, 2020.09.13) 돌돌말이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유튜브 영상 중에서.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qLt6a6_Rm20)
(▲ 노란 색은 연결할 핀이 들어가는 중심부 공간. 외곽 홈에 전선을 끼우고 중심부를 핀에 결합한 후 돌리면 전선이 핀 주변을 돌게 된다. 인켈은 당연히 전동형을 썼을 것)
(이하에 있던 글을 1편 하단으로 이동시킴, 2020.09.13)
* 관련 글 : 인켈 TK-600 아날로그 튜너 (1), 내정된 문화유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