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저 푸른 추원 우.에. ♪ 그림 같은 집을 짓고 ♪ 사항하는 우리 님과 한 백 년 살고 싶네~♬”
살 빼려고 쿵쿵! 걸어가던 길 AM 라디오에서, 자칫 “~위에”로 발음하면 촌스러운 남진의 노래가 흘러나오려나? 상상하는 그 순간, 생각은 정말 발빠른 타임머신이 된다.
1970대의 ‘임과 함께’를 얼마나 부르고 다녔던지?
보자~ 방과 후 국가가 주는 빵을 받아 들고 1시간 넘게 걸어서 집에 돌아오거나 아니면 칭구들과 들판을 헤맸던 궁민핵교 시절에… 그게 몇 살이었덩고? 그러면 남진 선생께서는 몇 살이신지?
팝을 하고 싶었지만 너무 안 돼서 뽕짝, 트로트로 전향하고 이후 팝의 제왕 엘비스프레슬리 모방을 겸하며 여심과 남심을 박박 긁어댔다는 분.
글로벌리 유명하다는 BTS는 잘 모르겠고 가사 흐릿하고 군무 일색인 요즘 노래는 뭘 들어도 어색하기만 한데 남진의 노래는 언제나처럼 착착 귀에 감기니, 그리고 그 시절의 <라지오>처럼인 작은 AM 라디오에서 정말 그럴 듯하게 들리니…
이제는 거부할 수 없이, 아닌 척 할 수 없이, 학.실.히. 꼰대 등급인가보다?
말해 무엇하리. 그래서 빈티지 오디오에 집착하는 게다. 아무려나 꼰대 등급이 되면 길을 걸어갈 때, 말을 걸 때 늘 조심해야 한다. 자칫 별종 취급을 받으니까. 낙하하는 낙엽에도 각별히 유념하는 말년 병장의 자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