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1990년대 초반, 쏘나타를 타는 게 엘란트라를 타는 것보다 확실히 격이 있어 보이던 시절에, 그 엘란트라는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하나는 미쓰비시 1.6 DOHC 일제 엔진을 얹은 것과 흔히 보이던 1.5 SOHC 국산 엔진 탑재 버전.
수출형의 내수 전환 사례였을 것으로 짐작되는 1.6 버전은 확실히 멋지고 아름답고 쏘나타를 타는 자도 부러워할 만한, 디자인적으로는 매우 단단하게 미려했던 모델이었다는 생각이다.
(▲ 노란색이 도드라진 윙커, 검은색 하부 몰딩, “아휴~ 궁뎅이가 너무 예뻐요~♥” 팬시했던 뒷모습을 포함하여… 시각적으로 노멀 1.5 엘란트라와 쏘나타를 완전히 압도했던 1.6버전. 출처 : https://www.hyundai.com/kr/ko/brand/heritage/lineage-of-hyundai-cars/1990-elantra)
시간이 더 흘러…
너무 조심스러웠던 셀프 격하, ‘조랑말 Pony’를 저 멀리 날려 보내고 사뭇 진지해진 느낌으로? 해외에서 Elantra는 2000cc 미만의 몇 가지 국내 판매 모델을 아우르는 대표 명사로 활용되었다. 이 엘란트라가 저 엘란트라, 저 아반테가 이 엘란트라…
(▲ 2001년형 아반테 = 수출형 엘란트라. 출처 : https://consumerguide.com/used/2001-06-hyundai-elantra/)
그런 수출형 엘란트라에 아니, 아반테에 현대전자가 만든 표제부 사진의 카 스테레오가 탑재되었는데,
(출처 : https://consumerguide.com/used/2001-06-hyundai-elantra/)
무엇이 적혀 있는가?
커다란 ‘HMA 중남미’ 스티커의 HMA는 Hyundai Motors America인 듯. 2001년 12월 20일에 QC 통과했고 당시 담당자는 이경자 씨. HMC는 Hyundai Motor Company의 약어이므로 “현대자동차 정품 인증입니다”라는 말씀이겠고, 4오움은 낮은 12V DC 전압으로 최대한 출력을 끌어내기 위한 기술적 조치 때문에 정해진 것, HEI는 자동차 전장품 및 오디오 등을 독점 생산하던 현대전자산업, Hyundai Electronics Industries Co., Ltd.
Dolby 등 나머지는 그렇고… “Under License of STAAR S.A. Bruxelles Belgium:”이라는 문구가 특이하다.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https://picclick.com/2001-2006-Hyundai-Elantra-Car-Stereo-AM-FM-Radio-Cassette-114774515995.html#&gid=1&pid=1)
(출처 : ww.ebay.co.uk)
(▲ EC 즉, 유럽 수출용 버전. 출처 : https://www.ebay.com/itm/264781877944 )
* 관련 글 : 자동차 오디오 세상 : 현대자동차 초기형 엘란트라의 카 스테레오
그것은 Tape 프론트로딩 메커니즘의 미국 특허를 가진 벨기에 회사 Staar으로부터 정식 라이센스를 받았다는 뜻.
“그 시절에 카세트테이프 음악을 저어한 운전자가 있었을까?”
1978년에 등록된 특허로, 수십 년간 챙긴 수입이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물론 그런 방식으로 더 많은 돈을 벌었을 돌비 연구소에 비할 바는 아님. 한편, 돌비는 여전히 돈을 벌고 있지만 Staar SA社는 MP3에 밀린 카세트테이프가 사라지면서 대략… 그런 게 다, 고정된 유형물 중심 기술과 진화에 유리한 무형 기술의 태생적 차이가 아닐까 한다.
세월에 유형물이 사라지는 자연스러운 현상을 염두에 두고 상상해보면,
1. 카 스테레오는 출력 45W@4오움 정도인 올인원 시스템으로서, DIY 하기가 가장 좋은 오디오 플랫폼이고
2. 카세트테이프 삽입구가 있는 적출 자동차 오디오를 장롱 안에 30년쯤 묵혀두면… 진한 향기 배어나는 장뇌삼 정도는 될 것이라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