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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TAXAN의 TV 튜너 그리고 두인전자의 PC 비전

글쓴이 : SOONDORI

기억은 가물가물… 아마 1990년대 김영삼 정권에서? KBS 수신료가 한국전력공사 전기요금 청구서에 은근슬쩍 표기되기 시작했다.

갖은 핑계에도 불구하고 설립 목적이 다른 A 공사의 수금을 B 공사가 대신해준다는 것은 사실,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일. 누군가의 잔머리이자 국민 기만형 행정 조치였다고 본다. 이제는 특별부담금이라는 모호한 정의를 쓴 행정법원의 판례에 기댄 유사 세금 징수 행위로, 지극히 관성적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보는데…

방송법 제64조 (텔레비전수상기의 등록과 수신료 납부) 텔레비전방송을 수신하기 위하여 텔레비전수상기(이하 ‘수상기’라 한다)를 소지한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공사에 그 수상기를 등록하고 텔레비전방송수신료를 납부하여야 한다.
방송법시행령 제43조(수신료의 납부통지) ①공사 또는 지정받은 자가 수신료를 징수하고자 하는 때에는… (중략) ②지정받은 자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업무와 관련된 고지행위와 결합하여 이를 행할 수 있다.

그런 과금의 대상이냐 아니냐를 가지고 잠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것이 PC로 TV를 보는 일.

그나마 ‘수신 장치를 내장한 TV’로 법의 정의를 협소하게 해석한 결과로, 1990년대 국내 시장에 많은 TV 수신 카드가 소개되었다. 처음 샀던 게 두인전자의 PC 비전. 반년쯤? 호기심이 유지되는 동안은 잘 썼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다음은…

(출처 : 매일경제, 1995년 11월 기사, 네이버 뉴스 라이브러리)

아무튼, TV 수신 프론트엔드를 그럴듯한 케이스 안에 넣어 놓은 게 일본 Kaga Electronics의 수출 브랜드명인 TAXAN의 ‘My Tuner 305’. 옥소리 ‘멀티비전’과 같은 외장형 장치. 단, 두인전자 PC 비전처럼 오버레이 기능은 없음.

모니터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Tuner>를 선택하면 TV가 나오고 <Computer>를 선택하면 작업 화면이 다시 나온다. 그외는 달리 설명이 필요 없다. 그리고 모니터 전문 회사 탁산이 기능성 주변 장치를 병행 제시하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움.

(출처 : https://picclick.com/Vintage-Taxan-Personal-TV-Tuner-My-Tuner-305-303867209178.html#&gid=1&pid=1)

국내는 2012년 12월 31일을 기점으로 아날로그 방송 송출이 종료되었으니 모든 게 그림의 떡이다.

한편으로, 여전히 PC 카드 제품을 판매한다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싶은데… 모바일에, PC에, 인터넷 재방송에, 유튜브 ‘5분순삭’에, 정히 필요하다면 손가락만한 소프트웨어 기반 USB 수신기를 쓸 수 있는 세상이니까.

대체로 PC 함체 뚜껑을 열지 않아도, 번잡하게 Taxan 제품 같은 것을 연결하지 않아도 지겹도록 차고 넘치는 영상물을 볼 수 있는 세상인지라 “볼 수 있다”보다는 “어떻게 선별할까”를 더 고민하게 되는 세상이기도…

* 관련 글 : Canopus, Storm Encoder

이제, 떠오른 기억 속에서 다시 만난 두인전자에 대하여.

1990년, LG 중앙연구소에서 산업체 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김광수 대표 외 2명의 엔지니어가 의기투합하여 설립한 두인전자는 PC 비전(1992년 출시), 윈도우 비전 등 그 시절의 최신 영상처리 IT 기술로 코스닥에 상장하고 승승장구하다가 1998년 9월부 부도 처리되었다.

원인은 IMF 환란기의 강제 대출금 회수였다고 하는데 한편으로 미국에서 호화 주택을 구입하였다고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으니… 그리고 몇 년 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A4 종이에 인터넷 사업한다고 몇 자 끄적거리고 “사모님, 절 믿으시죠? 하하~” 적당한 상승 그래프를 아무렇게나 그려주거나 IMF 탈출을 위해 DJ 정부가 우격다짐으로 독려했던 벤처 캐피탈의 문을 두드리면 수 억, 수십 억, 수백 억 묻지 마 투자금이 들어오는 벤처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두인전자가 조금만 더 견딜 수 있었다면? 참으로 희한했던 그 세상의 추세는 그렇다 치고 사업적 관점의 타이밍 부조화에 대해서는 누구를 탓할 것인가?

(출처 : https://www.koreascience.or.kr/article/JAKO199465771951210.page?&lang=ko)

 

2 thoughts on “일본 TAXAN의 TV 튜너 그리고 두인전자의 PC 비전

  1. 디지탈 카메라가 없던 90년대 초반, 현미경 사진을 찍기위해
    흑백ccd 카메란와 프레임그레버 pc인터페이스카드를 400여만원에 샀던 기억이 납니다.
    외부를 센서 정보를 pc에 넣기가 무척 힘들었던 시절

    1. 잘 지내시는지요?

      정말… 과거에는 모든 솔루션이 넘사벽으로 비쌌는데… 참 좋은 세상이 되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소중한 것을 잘 모르는 세상이기도 하고요?

      조금 늦었지만 복 많이 받으시고 또 가족과 지인분들, 모두 건강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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