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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kyo A-06 인티앰프, 그들의 마음이 흘러가는 대로

글쓴이 : SOONDORI

일본 제조, 일본 스타일 연상보다는 다짜고짜 유럽 시장, Rotel 또는 Siemens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는 슬림형 인티앰프. 갑자기 왜 그럴까?

Sanyo STK-463 파워팩 사용, Phono/Tuner/AUX/Tape, 45W@@4 오움, 15~30Khz±3dB, THD 0.08%, 스피커 A/B, 418mm × 75 × 280, 6.4Kg, 1980년대 초반.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https://archiwum.allegro.pl/oferta/wzmacniacz-onkyo-a-06-made-in-japan-1982rok-i7286515696.html)

일단은, 빛을 흡수하는 Black 버전이기 때문에.

은색 정장보다 검은색 정장이 선호되는 이유처럼, 맥킨토시와 Black이 등치되는 것처럼, 기본적으로 슬림형에 더 잘 어울리는 차분함의 유도라는 게 있다. 유럽 스타일인 양 Knob이 아주 조금 돌출되었다는 점과 보일 듯 말 듯 한 투명창의 존재도 일조한다.

그런데 그것이 빛을 반사하는 은색으로 바뀌면… 반사광과 부분마다 드러나는 윤곽의 괜한 도두라짐 때문에 의해 느낌은 확연히 달라지고 그저 스쳐 지나갈 수준의 보급형 인티앰프로 전락해버린다는 생각인데…

결국 디자이너들은 그들 마음대로, 소비자 역시 그들 마음대로. 잘 만나면 깡통조차 좋고 아니면 말고.

(▲ 같은 기기이되 스피커 단자가 하나뿐인 A-200. 출처 : https://www.hifido.co.jp/sold/08-40075-30343-00.html?LNG=E)

참고로, 검은 톤 발색을 위한 애노다이징 작업의 오류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또는 UV에 의한 급속 퇴색이 진행되면서 얼룩이 생기는 경우 혹은 톤은 그럭저럭 유지되지만, 애초 면 처리가 부실하여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 변색된 인켈/SAE T-102 튜너 예시. 오류 빈도가 높은 편이다. 출처 : http://www.bosoboso.co.kr/index.php?mid=audio&document_srl=79022)

차분한 느낌 유도를 위한 블랙 톤 착색은 분명 유효한 판단이었을 것인데 30년, 40년 후 그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고 안 되고에 따라 소비자 평가 아니 소비자 실망은 극명하게 갈린다. 간혹 검은색의 퇴색이 ‘고색창연’함으로 인식되어 오히려 그게 더 빈티지스럽다고 할 분도 계시겠으나…

생각해보면 반사광 때문에 미세 흠집이나 면 가공의 오류가 잘 안 보이는 은색은 다분히 세월을 쉽게 견딜 수 있고 속이 편한 실용적인 색상. 물론 시간을 이겨낸 블랙은 나름의 기쁜 맛이 있음.

* 관련 글 : 오디오와 부식 (2), 보호코팅


이하는 사족. 온쿄가 재미를 좀 보았음인지? A-06과 A-200의 만남을 전/후로 같은 컨셉을 반복 사용하고 있다.

○ A-100 : 제 짝 튜너는 T-100. 이쯤이면 T-**, A-** 슬림형 계열 모델의 시작점인데…

(출처 : https://en.todocoleccion.net/radios-amplifiers/amplificador-onkio-a-100-radio-onkio-t-100~x190399757)

○ A-200 : 잠시 어떤 지점에서 A-06/A-05/A-08과 만났고… 그러면서 A-100과 같은 등급이되 다른 디자인을 고수.

(출처 : https://i.ytimg.com/vi/tTK2HFbNhDI/maxresdefault.jpg)

○ A-300 : 은색 A-200을 기준으로 면을 키운 A-300. 은색 톤 인켈 AD-210 등과 비슷한 느낌도 있다.

(출처 : https://www.ebay.de/itm/254670723074)

○ A-400 : 전면 부 디자인을 완전히 수정하고 다시 슬림형으로 복귀.

(출처 : https://buyee.jp/mercari/item/m22879424007)

오락가락 아니 엿가락에… DNA는 식별이 되는데 계열 모델을 관통하는 맥락은 없음.

이런 식이면 느낌 좋은 블랙톤 A-05은 우연한 결과일 뿐이다. 그리고… 10m, 20m, 100m쯤 떨어져서 봐도, 모델명이 바뀐다 한들 언제나 그 맥킨토시가 그 맥킨토신인 것을 알 수 있는 그들의 디자인은 참 대단한 것이 되고.

차이는, (기업 여건 불문) 빠른 대량 생산과 중첩 리터치로, “응? 새로 나온 제품인가?” 1타 n피를 우선시하는 ‘전자 제품’ 생산 기업의 태도와 진득하게 ‘오디오’를 만드는 기업의 태도 차이에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제아무리 소리가 더 좋고 많이 만들며 심지어 전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고 해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

그래서 한방을 노린 일본의 카스테레오 전문 기업 클라리온(Clarion)이 미국 맥킨토시를 인수하고, 역시 한방을 노린 삼성전자는 일본 럭스만을 인수하고, 와중에 독야청청 고집스러운 미국 맥킨토시는 시장 여기저기를 떠돌고, 한쪽에서는 누군가에 의해 의도치 않은 좋은 디자인이 나오고 그게 또 곧바로 사라지고… 인생사처럼 엎치락 뒤치락에, 돌고 도는 빈티지 오디오 세상이었다.

* 관련 글 : Clarion MT-7800 튜너 등 그리고 U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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