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아주 오래전의 경험으로… 아날로그 TV의 뒤뚜껑을 열어보면, 먼지가 극심하게 들러붙은 몇 개 부품이 눈에 들어오는데 그중에서 주먹만 한 뭉치와 그곳에서 나온 검은색 선이 역시 먼지가 잔뜩인 어떤 금속 질감의 커다란 장치(=CRT)에 연결된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뭉치를 플라이백 트랜스포머라고 하고 본질은 낮은 전류에, 수만 V 초고압(*)을 만들어내는 승압 코일이다. DC를 다루니까 그곳에 음의 전압이 있고 그것이 열심히 주변 먼지를 끌어모은다.
* 전동 열차 구동 전압 25,000V 초과에, 겨울철 옷에서 발생하는 마찰전기 40,000V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
(▲ 화살표 클립을 제거하면 사각형으로 표시한 GAP을 기준으로 두 개 코어가 분리된다. Gap은 커패시터 극판처럼 보관 에너지를 키우는 효과가 있고… 그런 구조를 Gap 트랜스포머라고 함. 표제부 사진 포함 출처 : https://www.alibaba.com/product-detail/JF0501-19272Rfbt-flyback-transformer-tv_1600201648139.html)
그래서… 플라이백은 무슨 뜻?
1) 트랜스포머 1차 측에 DC 전원을 인가하면, <코일의 전압-전류 지각 현상>에 의해 서서히 통전 전류가 증가하고 ‘자기장 ∝ 전류’인 조건에서 최대 에너지를 저장한다.
2) 1차 측 전원이 제거되는 순간, 1차 코일의 자력선 붕괴(=Collapsing)가 일어나면서 2차 측에 최대 Peak 전압이 유도된다. 여기서, 펄스 단속과 자력선의 순간적 붕괴를 이용한다는 것이 규칙적인 파형을 2차로 넘기는 AC 전원 트랜스포머의 동작과 현격히 다른 점이다. Dwell Time 및 자력선 붕괴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자동차용 점화코일도 매한가지.
아무튼 그런 물리 현상에 착안하고 아래와 같은 모습의 17Khz~50Khz 톱니파 펄스를 사용한다. 완만히 상승하다가 급전직하로 뚝! 떨어지는 파형을…
(▲ 좌측 CCM 모드 : 2차 측(Secondary) 자력선 붕괴가 충분히 완료되기 전에 1차(Primary) Saw Pulse를 반복 인가하면 기본 전위 높아짐. || 우측 DCM 모드 : T_idle만큼 충분히 쉬고 다음 펄스를 전달. 그래서 1차 측 톱니파는 원형 그대로인 형상, 2차 측도 그 전달 에너지의 역반응 그대로)
3) 그리하면 CRT 화면의 흰색 발광점은, a) 톱니파 전위 상승 구간에서 좌에서 우로, 날아가듯(=Fly) 움직이고, b) 전위 하강점에는 우에서 좌 즉, ‘뒤로(Back)’ 움직인다. 두 현상을 합하면 ‘플라이백 현상이 있는 어떤 트랜스포머’가 되고… 그것이 일종의 관성적 용어로 사용되고 있는 것. (이런 1:n 승압 코일의 1차 측 구동에 싸인파를 써도 되고 방형파 펄스를 써도 되고… CRT를 상대하는 게 아니라면 시각적인 플라이백은 의미가 없음)
(▲ ABL = Auto Bright Level, 출처 : https://datasheetspdf.com/pdf/1108783/ETC/FFA940/1)
(내용 추가) 다음은 탠드버그 TV 회로도의 일부. DC +125V를 2SD1398 트랜지스터(바디 다이오드 포함)로 플라이백 트랜스포머 1차 측을 단속하여 2차 측 24.5KV를 만든다.
아날로그 TV가 사라졌으니 플라이백 트랜스포머도 같이 사라졌어야 하지만, 전자회로에서 승압과 강압은 항상 필요하기에 1차 측의 어떤 펄스파로 2차 측 파형 즉, 에너지를 조물딱 만드는 영역에서 여전히 플라이백 트랜스포머 개념이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SMPS 전원 모듈 설계, DC를 다른 AC/DC로 바꾸어주는 스위칭 모듈의 설계에서 항상 ‘플라이백 트랜스포머’가 언급된다.
* 관련 글 : DIY 트랜스포머 코일의 기본적인 반응 속성
참고로 아래는 페라이트 코어 안에 플라이백 트랜스포머로 통칭하는 코일이 배치된 DC-DC Buck(*) Converter. (노이즈가 나오는 스위칭 제품이므로 고급 단독형 제품은 쉴드 캔으로 마감함)
* 숫사슴, 1달러… 기타 잡다한 의미 중에 “버틴다”라는 의미가 있고 그것을 강압(Step-Down)으로 해석. 반대로 DC-DC Boost Converter도 있음. 튜너 등 RF에서 사용하는 Anti-Birdie Filter처람, 역시 슬랭에 가까운 정의라고 생각한다. 1000마리 참새들의 소란스러운 소리, Birdie가 들려서 뭘?
“규칙적이고 순한 60hz 상용 전원 외 어떤 인위적인 펄스로 코일을 다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다음은 플라이백 코일 사용 벅 레귤레이터에 대한 참고 자료.
1차 측 에너지 → 2차 측 에너지 → 소멸 과정의 1차 측 에너지 → 소멸 과정의 2차 측 에너지… 그래서 오실로스코프로 관찰하면 분명히 우측 그림과 같은 현상을 목격할 수 있음.
에너지 전달 및 소멸의 과정에서 반드시 생기는 잔여 물리 현상, CEMF, Over Shoot, Under Shoot, Ringing 현상 등이 목격되면 그런 의도하지 않은 것을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방법론과 MOSFET 등 소자가 Peak성 역 에너지에 의해 파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Voltage Clamp, Snubber Circuit 등 대처 방법론이 따라간다.
가만 보면… 초고압 아날로그 회로 설계는 대단한 고수준의 영역이다. 에디슨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천재 테스라가 ‘테슬라 코일’로 뭔가를 보여주었던 것과는 조금 차원이 다름. 요즘은 전문인력을 만나기도 쉽지 않을 터. 초고압 측정 센서나 장비 확보도 큰 문제.
(▲ 통상 20KV, 순간 피크 40KV를 감지할 수 있는 텍트로닉스의 빈티지형 P6015 초고압 프로브. 중고품이 600불. 출처 : https://instock901.com/tektronix-p6015-1000x-high-voltage-probe-with-c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