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어떤 계기로 만들었던 DIY 회로가 60,000V를 생성한다. <방전 단자>를 반경 3cm(*1) 원 안에 가둬두었는데… 절연체로 쓴 5mm 두께 베이클라이트(*2) 판은 있으나 마나, 드라이버 등 수공구의 절연도 있으나 마나. 아무렇게나 내달림.
*1 : 1m 이격 거리에서 날카롭게 허공을 가르는 전기 방전을 만들려면, 어떤 어떤 조건에서 3백만 볼트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충 mm당 3,000V. 그러므로 한국전력 345KV 송전선의 반경 11.5cm 안에 들어가면…
*2 : 가만 보면 탁월한 절연 재료는 아님.
잠시 고민했고… 적색 방전 단자의 제 짝인 <접지 방전 단자>와 전원 보드의 GND를 직결 처리. 이후 6만 볼트가 접지 방전 단자 쪽으로 쭉~ 쭉~ 흐르면서 절연파괴 현상은 말끔히 사라졌다.
아무래도 직결 시의 경로 저항이 (보통은 무리가 없고 이미 멀티미터로 찍어보았던) 새시 그라운드를 통한 경로 저항보다 훨씬 낮았다는 뜻이다. 상상해보면, 미세 선로 저항이나 접속재 접촉 저항이, 빛의 속도로 초고압이 갈 길을 결정했던 것이고 그 갈림길 변수는 0.02오움, 0.03오움, 0.05오움, 잘해야 0.1오움… 그런 수준이었을 것.
이상을 앰프 세상에 투영하면,
1) 잘 만들었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그라운드 설계가 탁월해야 한다. 탁월하다? 예를 들어 그라운드 경로가 짧고 PCB 패턴은 넓고 여러 그러운드 포인트가 한 곳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기도 하고…
(▲ 태광산업 Hornor AR-70. 패턴이 모이는 곳의 큰 나사를 풀고 뭘 뿌리거나 발라서 적당히 조치를 취해주는 게 좋다는 생각)
2) 경로 저항의 중요성을 오디오의 <금속 대 금속의 만남>에 적용하면… 스위치, 셀렉터, 컨넥터, RCA 단자, 케이블 접속재 등 관련 사례가 너무 많음.
아무튼…
“오디오는 전류 흐름을 이용하는 장치이므로 전기가 잘 흘러야 좋은 소리가 나온다.”
(내용 추가) 참조용으로 몇 가지.
○ 재료의 절연성
(출처 및 정보 열람 : https://www.allaboutcircuits.com/textbook/direct-current/chpt-12/insulator-breakdown-voltage/)
빈티지 오디오에서 사용된, 출력 트랜지스터와 방열판을 격리하는 운모의 절연성이 가장 좋다. 사용한 베이클라이트 판은… 11.8KV@mm이므로 5mm 두께일 때는 59KV.
참고로 작은 트랜스포머, SMPS 어댑터 안에서 볼 수 있는 노오~란색 테이프는 폴리에스터 테이프로서 4000V 내외를 견딜 수 있다고 한다. 남방화학의 실리콘 절연 스프레이도 있다. 단, 일반 전자회로에서 회로 절연성을 약간 높여주는 정도일 것. 기본으로 KV가 넘어가는 곳에서는… 글쎄요?
○ 꽤 흔한 몇만 볼트?
– 오디오 전원선을 타고 들어오는 외부 써지는 말할 것 없고,
– 털옷을 벗을 때 가끔씩. 예전에는 자동차 안에 축적된 쓸모없는 전기, 정전기를 땅으로 흘려보내야 한다며 바닥에 질질 끌리는 방전 용품을 팔기도 했다. 요즘에도 있는지? 지금 생각하니까 좀…
– 산업용 레이저 시스템, CO2 용접기, X-레이 진단기, 아날로그 TV, 전자레인지, 특수 수술 장치, 휘발유 자동차 엔진, 오토바이 CDI 엔진, 심장 재세동기, O3를 무분별하게 발생하는 이오나이저(*3) 등에서 국부적이든 전면적이든 KV급 전압이 쓰인다.
*3 : 현재 국가가 직접 통제하지 않고 민간협회가 약간 두루뭉술한 기준을 마련하는 수준에서 관리됨. 이온 발생 모듈을 잘 만드는 회사도 있겠지만, 그 외의 것들이 좀…
○ (내용 추가) 고전압 방전을 이용한 스피커 유닛.
* 관련 글 : 영국 Fane Acoustics의 IONOFANE 601, 아크 방전 트위터 시스템
○ (내용 추가) 아주 작은 초기 방전과 대형 방전이 목격된다. 양자 모두에 있어서 공기 및 베이클라이트의 절연이 깨진 상태.
빈티지 오디오 레벨의 100V 이하 DC나 AC 회로에서는 목격할 수 없겠지만… 원론은 원론이고 가정집 100W 앰프가 유사한 일을 겪지 말라는 법은 없다. 1KW급 프로용 앰프라면 더 그럴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