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고맙습니다” 아래는 2022년 10월 10일, 김동오 님께서 제공해주신 도시바/오렉스 인티앰프 실물 사진들. 외모가 평범해 보이지만… 실체와 뒷 배경은 그렇지 않다.
Phono/Tuner/Tape/AUX, 25W@8오움, 10~60Khz@0.8% THD, THD 최소 0.08%@1W, 400mm × 126 × 132, 7.1Kg, 1970년대 중반.
‘장기 보증품’이 인쇄된 아래 스티커 한 장은, SB-220와 제 짝 내지 계열 모델에 대한 도시바/오렉스의 인식, 자신감 그리고 판매 전략을 말해준다.
(▲ 판매점이 붙인 스티커 = 도시바/오렉스 정책으로 간주. 특히, ’21일’이 미리 인쇄되어 있다는 점에 유의. (단 한 장을 기준으로) 매달 21에 출고되었거나 아나면 날짜가 다른 스티커가 31장이었거나? 인쇄된 실험 데이터와 함께 특정일에 출고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공히 3년 품질 보증!)
(▲CADIS는 Computer Aided Data Inspection System의 줄임말. 데이터라 함은 공장 출고 전 조합 시스템으로서의 동작 검사 결과를 말하고 측정 방법은 뚜껑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만큼 뭔가를 심하게 강조하고 싶었던…)
이하에서, 내부 레이아웃은 특별할 게 없음. 그런데 국부적인 장면에 집중하면, 1970년대의 시각으로 보면, 확실히 신경써서 만든 기기가 맞다.
(▲ 프리앰프 영역 Shield 처리 + 모자를 쓴 것과 같은 도시바 특유의 트랜지스터 + 기타 1970년대의 고급 부품 등)
(▲ 쉴드 처리를 한 고급스러운 트랜스포머. 뭔가… 지극 정성으로 만든 것 같은 느낌이?)
(▲ 아하! 이것도 너무 고급스러운가? 특별해 보이는 PCB 밑면이다. 전체적인 느낌이 고급형 빈티지 디지털 미터와 같다는…)
정갈한 트랜스포머와 PCB 밑면의 모습 두 가지만 조합해도… 빈티지 계측기의 성상이 아닐까 싶음. 그리하여 그들이 뽐내고 싶었던 CADIS 판촉 키워드에 대응 가능했던 것으로.
* 관련 글 : Toshiba ST-220 튜너 (1), 나름 단아하고 아름다운 디자인
(출처 : http://yahoo.aleado.com/lot?auctionID=x531632408)
CADIS에 대한 상상을 하나 더.
도시바의 근본을 중전기기, 원자력을 포함하는 전문적인 산업 솔루션을 만드는 회사로 보는 게 좋겠고… 그렇다 보니까 그들에게는 전자 장비, 프로그램 등을 조합한 시스템적 관찰이 익숙했을 것이다. 그 조건에서, SB-220은 오렉스라는 도시바의 고급형 브랜드로서가 아니라 도시바 고유의 접근 방식 때문에 어찌어찌 포장된 사례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보았고…
파이오니어, 온쿄 등 다른 일본의 오디오 제작사가 ‘시스템 관측’ 키워드를 앞장세우는 비슷한 시도를 한 적이 있었는지?
(내용 추가) CADIS와 TOSBAC에 대한 정리.
○ 뚜껑에 인쇄된 내용은 다음과 같고 개별 테스트 후 측정 용지를 같이 제공한 모양이다. 마치 고급 스피커 구입 시 각종 측정 그래프가 함께 제공되는 것처럼.
“CADIS(Computer-Aided Data Inspection System)는 HiFi 컴포넌트 앰프의 전기적 특성을 자동 측정하기 위해 개발되었고 TOSBAC-40C, 32kB 컨트롤러, TTY(SPA-33, TN-300 각 1대), PTR, CMT, 플로터, 측정부로 구성됩니다.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측정 결과는 제품과 함께 제공됩니다. 그 대상은 ‘Aurex’ 브랜드 제품입니다. (The CADIS(Computer-Aided Data Inspection System) has been developed for automatic measurement of the electric characteristics of HiFi component amplifiers. It consists of a TOSBAC-40C, 32kB as controller, TTY(one unit each of SPA-33 and TN-300), PTR, CMT, plotter and a measureing section. Factory data inspection programs have been developed as its software, and measured data are appended to products in their delivery. The objective products are ‘Aurex’ in their trade name)”
꽤 섬세한 서비스인데… 1970년대 중반의 3만 2천 엔은 그런 서비스를 받을 만큼의 큰 돈이었던 듯.
○ 아래 사진에서 DUT(Device Under Test)는 당연히 SB-220. 그렇다면 ‘CPU’가 언급된 TOSBAC-40C는?
바야흐로 뜨는 마켓, 컴퓨팅 시장용 시스템인 TOSBAC(*)-A 원형 모델이 소개된 시점은 1970년. 몇 단계 진화한 아래 C 타입 시스템을 출고 전 앰프 테스트에 적용했다는 말씀.
(출처 및 추가 정보 열람 : http://museum.ipsj.or.jp/en/computer/mini/0013.html)
* TOshiba Scientific and Business Automatic Computer. 16비트. 32K RAM이 달려 있다는… 1970년대 기준으로는 대단히 큰 용량.
“그런 고가의 시스템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게 아닌가?”
그러니까 논리의 귀결은, SB-220을 판매하면서 겸사겸사 TOSBAC에 대한 은밀한 홍보를 의도했음이다. 그리고… 원자력 등 산업용 솔루션, 중전기기, 컴퓨터 시스템 등에 특화된 도시바가 온쿄 등 전문 오디오 제작사와는 결이 많이 달랐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사실, 엔지니어링 수준만 놓고 보면 도시바 > 파이오니어, 온쿄 외 오디오 기업. 대체로 산업용 솔루션이 오디오 솔루션보다 앞선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오디오 솔루션은 산업용 솔루션의 절편.
물론, ‘사람의 귀, 사람의 감성 그리고 소리’라는 커다란 난제들이 있어서 고수준의 산업 엔지니어가 오디오를 잘 만드는 게 쉽지 않다.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