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SOONDORI
일본 AMADA社의 빈티지급 펀칭 절단 시스템 Pega.
규격별 펀칭 날을 준비하고 CAD 자료를 입력하면 거대 X-Y 플로터가 정밀하게 움직이면서 공차 0.3mm 이내에서 금속판 절단한다.
시스템 분류로는 수치제어(NCT, Numerical Control) 시스템.
요즘은 컴퓨터 기반 수치제어(CNC, Computer Numerical Control) 레이저 커팅이 대세일 것인데 종종 구형 NCT 펀칭 머신이 더 경제적일 수 있다고 한다. 고열로 대상물을 녹이는 게 아니므로 환경 오염도 없음.
(내용 추가, A는 위쪽에서 누르는 수놈 펀칭 날. B는 암놈. 동작 면적을 크게 확대하여 프레스 금형 한 벌로 처리할 수도 있겠다. 그러면 개 당 단가가 떨어지니까… 예를 들어 대량 제작 시에는 프레스 금형을 주로 사용했을 듯. 수백 만대 자동차 제작 시에는 프레스 금형으로 처리함)
펀칭 절단 작업이 끝나면 개별 절단품은 90도, 45도, 10도… 설계 각도에 맞게 금속 판을 굽혀주는 절곡(折曲) 단계에 전달되는데 그 직전 또는 직후에 나사나 너트 조임을 위한 돌기(Stud, StandOff) 압입 과정을 거친 다음, 누군가 분체 도장 등 페인팅이 끝난 완성품 함체를 가조립하고 검사한다.
그렇게… 뻔해보이는 국산 보급형 튜너의 함체가 뚝딱 만들어진 것은 아님. 세부 공정을 생각해보면 빈티지 오디오 함체 안에도 그 시절 대한민국 노동자의 손때와 땀이 잔뜩이겠다. 아주 가끔 보았던 흑색 검사 도장, 뭔지 모를 숫자조차 의미가 큰 것이었다는 생각.
(▲ 구형 인간-기계 인터페이스(HMI, Human-Machine Interface) 방식. 흔한 터치 시스템에 비해 20000배쯤 조작 안전에 유리하다고 생각함. 오랜만에 본 Amber Color 모니터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목격한 1980년대 펀칭 시스템을 곧바로 빈티지 오디오에 연결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 수도 있지만, 그러나 대체로 아마다 시스템과 같은 것으로 다양한 국산 오디오 함체가 만들어졌던 것은 분명하다. 1980년대에 초강력 산업용 레이저가 있었을까? 레이저 CNC는 NO.
○ 역사와 배경
Pega 시스템은 1979년에 처음 소개되었다. 1980년대 어느 시점에 제작되었을 시스템이 훗날의 중고품으로 일본에서 반입된 경우.
40년쯤 시간이 흐른 셈인데… 그동안 무수히 많은 작업을 처리했을 것임에도 여전히 잘 작동하고 있다. 그점은 그 시절 일본의 기술 수준을 가늠케 하는 한 단초가 아닐까 싶고, 머리가 단단하게 굳어버린 꼴통 일본 정치인이 생떼쓰거나 배짱부리는 배경일 수도 있을 것이며…
일본 아마다社가 1946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는데, 2차 세계대전 직후라면 전범 기업일 수도 있겠다? 사람 죽이던 기계의 제작 기술이 종전 다음 날, 오디오 등 민간 시장용 기술로 전환되었다는, 그런 재수 없는 가능성을 상상해보았다. 혹시라도 캔우드, 파이오니어 등 일제 오디오 함체를 만들다가 0.1mm, 0.2mm 공차 문제로 물 건너왔는지도 모를 일.
○ 돌고 도는 법칙
신품 장비를 돈 많은 기업이 수입해서 쓰다가 적당 시점에 중고품으로 다음 기업에, 다음 기업은 그 밑의 다음 기업에, 그리고 그 밑의 밑에 있는 다음 기업들에…
마치 어떤 시점의 초고가 의료 장비가 수십 년을 돌고 돌고 돌아서 어떤 곳에서 여전히 쓰이는 것과 같다. 사람 생명을 다루기에 극도로 위험한 초빈티지급 의료용 시스템에 비해서, 적어도 눈으로 동작 상태와 제작 품질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아마다 시스템은… 양반이다.